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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먹을 각오하고 쓴, 이구리님에 관한 글.
게시물ID : nagasu_9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스케
추천 : 21
조회수 : 346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2/29 12:06:21

저는 시중에 판매되는 CD에 대한 평론 및 잡지 칼럼 등을 맡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나 평론가 시장은 다른 직종에 비해 사람들이 원채 적어(시장규모가 협소)
어디어디에서 일한다고 제가 밝히면 몇 번 호구조사만 거쳐도 
제가 누군지 나오기 때문에, 저에 대한 이외 정보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제 직종이 이렇더라도, 제가 만능이 아닌지라 저의 생각이 어느 누구에게나
통용되고 이해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개인적으로 즐겨 찾던 
나가수게시판 내에 돌아가는 세태에 대해 뭐라고 표현하고는 싶어 글을 남깁니다.



저 개인적으론 이구리님에 팬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소수이긴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도 이구리님 영상 보며 
기대를 표하기도 했었구요.

저희 전문가들은(저는 부업으로 뛰는 거고 
아직 배울 바가 많아 전문가라 하기 그렇습니다만
일단 이렇게 표현하자면)
그 보컬의 실력을 판단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점에
"희귀성"을 둡니다.

가성 센가성 등은 거의 신경도 안 씁니다. 
무엇 하나만 잘해도 유명해질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죠.
그 무엇이 무엇인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대중의 마음은 갈대라, 어디로 휘어질지 모릅니다.
대부분 엔터테이너가 외모에 집착하는 이유를, 일단 안전빵이 되니까 라고
이해하자는 견해 또한, 그러다보니 존재합니다.
잘해도 대중도 이를 좋아해줄지(잘한다고 생각하는 건 필요없이) 모르니까요.

Stryper 내한부터 그랬는지 김경호의 노래가 노래방에서 울려퍼질 때부터였는지는 모르나
왜 유독 우리나라만 창법에 집착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른 평론가들에 비해 음악적 전문성은 떨어지나
그나마 영어는 되는지라, 많은 외국 전문가들과 대화해봤는데
그들은 두성공명? 이런 거에 대한 어떤 용어 자체가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용어에 대한 출처가 거의 불분명하구요.
여느 무협지나 만화 영화에서 끌어가져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그 무협지나 만화 영화도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여왔으며,
창법의 기초는 대부분 서양에서 왔으니
그럼 우리의 것은 어디에도 있지 않다는 점이죠.
판소리를 제하더라도, 우리나라 가요는 그 특유의 색깔이 분명히 있는데도 말입니다.
다시 말해, 그런 요상한 용어들을 구사하는 사람들은 제 무덤 파는 격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다 같은 한국 사람이니까요.

글이 삼천포로 빠졌었는데, 
다시 말씀드리자면 보컬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희귀성이란 것입니다.
그 점에서 이구리님을 높이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구리님 정도의 고음역대와 성량, 호흡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구리님이 겸손을 하시는 것처럼 
많은 분들이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하실 수 있지만,
영상 자체만으로 봐서는 이구리님의 장점에 비교될 사람이 국내에는 없습니다.
물론 라이브를 야외 세트장에서 10곡이상 시켜보는 등의 검증 작업이
필요할 지는 모르나,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구리님의 특기의 희귀성은 분명 가치가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iced earth 시절의 tim ripper owens나 lost horizon의 daniel heiman 정도는
되어야 이구리님보다 더 파워가 있겠는데? 가 되어 버립니다.
수천 밴드 이상을 들어왔지만, 이구리님 정도 파워를 가진 보컬은
외국에서도 극소수입니다.
이 자체로 이구리님의 희귀성을 알 수 있죠.


근데 이 글을 쓴 이유이자, 안타까운 점은
이구리님의 태생적 한계입니다.

위에 제가 예로 남긴 두 보컬, 아시는 분 계신가요?
고음이나 헤비메탈 쪽에 관심이 있으신 분 빼곤
아마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이름일 겁니다.
그만큼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그로 인해 명예와 막대한 수익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보컬들은 대부분, 대중을 사로잡는 음색과 부담없는 음역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아실 Freddie Mercury나 Robert Plant, Michael Jackson 등은 모두
들었을 때 부담이 별로 없습니다.
이들도 고음이라고 하실 수 있지만 부담없는 고음입니다.
락 보컬 부문으로 그래미까지 탄 Michael Jackson의 Beat it을 들어보면
분명 락인데도 그리고 고음인데도 듣는 데에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보컬들은
그외에 저음 중음에 대해 엄청난 대중성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강력한 파워와 찢어질 듯한 고음, 
특유의 성량과 호흡을 자랑하는 보컬들은 대부분 모두
소수의 매니아층만 형성하게 한 뒤에
시대의 뒤편으로 사라집니다. 

성대 결절 등으로 그 무기를 몇 년 사용하지도 못할 뿐더러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기교(?)를 부담스러워 합니다.
다시 말해, 대중성이 없는 거죠.



저는 직업도 직업이고 팬이기도 했던지라
유튜브에서 이구리님 관련된 노래들을 모두 들어보았습니다.

모두 원곡을 훌륭하게 소화하셨으며 특유의 장기를 
입이 딱 벌어지게 발휘해 내셨지만,
대중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곡을 하더라도, 어떻게 노래를 맞추어 넣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하구요.


하지만 제가 이구리님의 데뷔를 
이전에 댓글을 남기면서까지 바랬던 이유는,
계속 언급하지만 그 "희귀성" 때문입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대표 락 보컬이던
김경호나 박완규, 김종서 등은
안타깝지만 옛날 자신의 창법을 구사하는 데에 한계에 봉착했고
결국 새로운 패턴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빈자리에는 아무도 없고,
아이돌만이 가득 차 있죠.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이구리님의 노래에 대중성이 얼마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저도 회의적이긴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락 발라드 계통으로 수요가 계속 있는 이상
그리고 그 수요를 맞추어 줄 보컬의 공급은 중단되어 있는 결과로

이구리님이 데뷔하더라도 희망은 분명히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보컬 트레이너라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스킬을 어떠한 방법으로 가르치기도 하시고
어떻게 배우시기도 하는 지는 모르나

TV에 나오는 사람들 있죠? 제가 아는 분들은 대부분
위탄에 멘토로 하고 계시는데... 
그런 분들한테 따로 또 배움을 받으시면 확실히 다릅니다.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만큼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이구리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대중 앞에 서실 거면 빨리 나오시는 게 좋다는 거죠.
배워도 확실하고 올바르게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때 댓글에 남겼다시피
이구리님 성대는 절대 영원하지 않으며,
100% 완전한 상태로 데뷔하실 필요 없습니다.
데뷔한 사람들 모두, 사람들의 지적과 환호를 동시에 수렴해가며
발전하고 또 발전해가는 것인데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 이상 이구리님 데뷔에 대해선 제가 뭐라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그래도 아직 30대이긴 합니다만
한 분야에서 높은 자리에 올랐고 취미로 음악계까지 부업으로 하고
나름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는 저보다도 훨씬 대단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때마다 저도 그 분들에게 많이 배웁니다.

저 또한 아직 노력해야 되는 점이 많지만
그래도 제가 살아오며 느꼈던 대로 
꼭 이구리님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우물쭈물하다보면 이미 세상은 끝나 있다는 것입니다.

축구 보시면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축구 보면
골대 앞에서 좀더 완벽하게 슛을 쏘려고 갸우뚱갸우뚱하다가
바로 뺏겨서 좌절하는 공격수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이구리님은 지금이 기회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좀 있으면 다 죽을 거라고 담당하는 PD들 조차 동의합니다.
락 발라드? 많이 식긴 하였지만 그 수요가 죽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돌? 역대 어느 장르건 계속 지속된 것은 없습니다. 조만간 사그라 들 겁니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르나, 가창력 갖춘 보컬은 나이 들어도
콘서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뭐 어떻게 데뷔를 하시던, 락 발라드 말고 다른 장르를 하시던
상관은 없습니다.
일단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습니다.

술 자리도 아니고
제 앞가림을 위주로 살아왔던 저에게
그냥 자면 되었을 이 20분 정도의 시간을
접하지도 대화하지도 못해 본 분에 관해 글을 쓰는 게
저도 참 우습지만
그래도 뭐 예측 없고 계획 없이 일단 내뱉고 보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하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만약에 저라면(그냥 참고하십시오)
가장 공신력 있을 만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골라서
사전조사를 해서 준비를 한 뒤에(몇몇 장르를 준비하는 등의 노력)
나가서 얼굴을 알리고 인맥을 쌓아서
좋은 노래를 받아 이름을 널리 알린 뒤에
라이브 무대 등을 간간이 뛰면서 여러 악평들을 수렴해
나중에 더 발전하도록 했을 거 같습니다.

그러면 괜히 댓글달고 답글달고 하는 등의 구차한 노력 안 해도 되고
음모론에 휩싸일 일도 없었을 겁니다.
단지 노력하고 좋은 노래만 나에게 오라고 바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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