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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봤자 인간
게시물ID : readers_260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13 02: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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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눈앞에 어지러이 튀는 firework
이쪽 불꽃은 고막과 철근을 찢고 쉴 틈도 용접돼버린 치열한 스파크
저쪽 불꽃은 말 그대로 꽃이어라 밤을 수놓는 피서지서 만끽한 여유

코끝에 스친 바람들
이쪽 풍경은 땀과 기름에 미끄러져 피를 보고 만 악취를 풍겨
저쪽 풍경은 세상의 모든 꽃처럼 병 안에 담긴 향기로 가득해

살아 있단 걸 제각기 부르짖는 별빛들
이쪽 별빛은 2교대 검수 중 방호복 너머로 본 LED 모니터의 불량 픽셀, 빨간 점.
저쪽 별빛은 성공한 1%의 위상, 꿈만 같은데 진짜 거기서 사는 존재들의 SNS.

창밖에 존재가 허락되는 것들
이쪽 고도는 소주 한 병 따고 헛발질할 심정으로 선 시멘트 난간,
저쪽 고도는 하얀 달과 눈 맞추며 칵테일 잔 젓는 초고층 테라스, 

이분법적 사고 같다고? nonono
누가 얼마나 부자고, 꿈을 성취했고, 운이 좋든, 진실한 사랑을 하든
누군 집도 차도 말할 꿈도 없고, 태생부터 생긴 것도 다 싫어 사랑 따위 못 믿어도
그래 봤자 인간, 그래 봤자 역시 인간이야.

25살 때 재산이 13조인 영국 귀족과
최저 시급 받는 노동자가 왜 다르다고 할 수 있겠어?

13살 때 처음 만나 결혼까지 한 젊은 부부랑
40살 연애 경험 無인 노총각이 왜 다르다고 할 수 있겠어?

유복한 가정에서 꿈을 키워준 은사와 만나 어느새 천사같이 어엿해진 소녀와
무연고로 고아원 나와 조직 밑바닥에서 손 씻다 칼빵 맞는 소년이 왜 다르다고 할 수 있겠어?
그래 봤자 인간, 그래 봤자 다 인간이야.

그러니 "저쪽"에 날 열등하게 한 것이 얼마나 잘났는지는 이제 상관 안 해.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래 봤자 인간이면 그저 나다운 게 가장 특별한 거야.

내 인생은, 밤하늘 어지러이 튀는 firework 깊이 든 잠이 깨 코끝에 스친 바람을 따라 창밖으로 다가서 별빛을 보는 것.
이런 미숙한 어린아이의 낙서가 나의 글이라네. 그래도 가장 나다운 게 제일 아름다워. 뭐 어때 그래 봤자 인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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