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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남극여행. 이렇게도 생각합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2605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혼자뜨는달
추천 : 47
조회수 : 6463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1/31 16:03:26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1/31 13:55:38
1박2일 패턴이 정형화돼 있다는 것. 인정합니다. 요즘은 만들어낼 게임도 없는지 옛날에 했던 거 반복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갔던 데 또 가고 그런 거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런 뻔한 내용을 가지고 특별한 컨텐츠도 없이 남극까지 가는 거, 세종기지 연구원분들께 폐가 될 수도 있고 돈지랄일 수도 있어요.

어차피 실제로 방송이 타야 결과론적인 얘기라도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도 생각해봅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죠. 휴가, 외박 너무 나가고 싶었습니다. 고립감 같은 거 때문이죠. 너무 힘들거든요. 보고 싶은 사람도 보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라는 데 그렇다고 군생활이 마냥 즐겁지도 않죠.

군대도 TV나옵니다. 물론 제가 군생활 할땐 그것도 짬밥순이었긴 하지만, 나름 관대한 고참이 재밌는 프로그램 나올때 하악거리면서 하던거 멈추고 tv보라고 해주면 tv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잠시나마 낄낄댈 수 있었습니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전화와 편지, 면회, 그리고 TV만이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세종기지 연구원분이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이런 추측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도 들지만,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레 밝혀봅니다.

세종기지. 남극. 군대와 많이 다를 거라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군대보다 더 단절되고, 더 외롭고, 더 힘들겠지요. 

외부인의 방문이, 더구나 정치인이나 고위급 관료도 아닌 바에야 마냥 '바쁘고 힘들고 짜증나는데 쟤네 도대체 왜 오는 거야'라고만 받아 들여질까요?

비록 방송이긴 해도, 프로그램상 다소 귀찮을 수도 있어도, 고립된 남극생활에 세종기지 연구원분들에겐 뭔가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비약입니까?

1박2일 피디와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도, 연구원분들의 생활과 영상편지 같은 건 담겨질 거라고 보고요, 그걸 보는 가족들은 다소나마 반갑고 위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 정도의 의미로는 1박2일이 남극까지 가야할 이유가 전혀 되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여전히 비판받아야 하고 여전히 쓸데없는 짓이라고 까임을 당해야 하는 것입니까?

앞서 전제했듯이, 실제로 방송이 나와봐야 알겠죠. 1박2일 얘기를 하면서 무한도전 얘기를 하는 게 몹시 부담스럽습니다만, 뉴욕편에서 정준하 무지 욕먹었잖아요. 그런 일이 1박2일도 반복될 수 있겠죠. 그러나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비난하는 것도 옳다고 보여지진 않습니다.

저는 어떤 댓글에서도 밝혔듯이, 1박2일 연예인 스탭 할 것없이 어울리고 노는 거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이번 남극여행 기획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이런 생각도 있다는 것 알려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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