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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신파] 나는 이럴 때 사표를 쓰고싶다
게시물ID : humorstory_260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컬트신파
추천 : 17
조회수 : 36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3/08/30 12:28:40

이글은 내가 어떤 사이트에도 

한 줄의 글도 올리지 않던 시절에 

회사 사보에 실렸던 글로서, 

글이 발표되자마자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인천 서구 일대를 삐삐 주전자 처럼 들끓게했고 

결국은 사장님한테 표창장과 함께 3호봉 특진을 받고 

그 이후 나의 직장생활은 장미꽃이 뿌려진 탄탄대로였으며 

년년이 초고속 승진을 거듭 

이른나이에 최연소 이사가 되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기록 







은 무슨..........;; 




정리해고 시킨다고 팔팔뛰는 사장님을 

이종 8촌 벌 되는 이사님이 극구 만류.. 

정중하게 사직을 권고받았다가;; 

3일간 징징대며 애걸한 탓에 사직은 면했지만 

그 여파는 면면히 지속되어 


결국 


일곱 번 진급누락이라는 

산업혁명이후 최고 신기록을 경신하고, 

급기야는 인천 서부공단을 통틀어 

대리 중에 왕대리 

최고령 신파대리를 존재하게한 모태가 된 글이다....ㅡ.ㅜ 



(이그...서론하구는..ㅡ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나는 이럴때 사표를 쓰고싶다. 




월급 명세서를 받아보는 아내의 눈에 

맥이 풀리는 걸 본 다음 날은 

총무과 여직원에게 다가가 

"사직서 한장 줘봐" 라고 외치고 싶다. 



흙탕물을 튀기고 달아나는 고급승용차의 

차창안으로 숏 커트한 젊은 여성의 

실루엣이 비칠땐......... 

받아온 사직서에 힘주어 도장을 누르고 싶다. 



올해 물가는 10%선에서 안정될거란 뉴스 뒤에 

올 임금은 5% 선을 철저히 고수할 것 임을 다짐하는 

정부의 발표가 이어질 때와 



어느 명절 날 조카녀석들이 

"작은 아빠는 째째해" 라는 말로 

결론이 모아지는 밀담을 엿 들었을 때.. 



자기 마누라에게나 알릴 승진 소식을 

굳이 알리는 친구녀석의 전화가 걸려올 때와 


오늘은 약소하게 점 오천으로 돌리자. 

만원은 좀 크더라는 동창 녀석의 

가래 끓는 소리를 들을 때... 



담배를 끊으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단지 내 건강을 걱정해서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는 

안주머니 깊숙히 짱박아논 사직서를 

항문분해 전문 검객 칼 뽑듯 뽑아보고 싶다. 




친구가 차를 샀을 때와 

친구가 차를 바꿨을 때, 


친구가 땅을 샀을 때와 

친구가 산 땅이 두배로 올랐을 때 


그 땅을 팔았을 때와 

다시 더 많은 땅을 샀을 때와 

그 땅이 또..또 올랐을 때와..... 



포구의 비린내가 바람결에 묻어오는 촌 구석에 

달팽이집 같은 연립주택하나 얻어놓고 

땅 값오르길 기대하고 있는 

어리석은 자신을 발견할 때..... 



정리해고당한 노선배의 작업복에 묻어있는 볼펜자국과 

포켓위쪽에 그의 명찰이 달렸던 옷핀 흔적을 바라볼 때 

그리고 이젠 누구도 

그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걸 깨달을 때는 

만류하는 동료를 과감히 떨치며 

당당하게 부장 앞으로 걸어가고 싶다. 





그리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혼탁한 도심의 하늘에 무지개가 걸리고 

포구에 정박한 배에서 

임박한 출발을 알리는 힘찬 기관음이 들릴 땐 

부장의 벗겨진 앞머리를 쓰다듬으며 

"강형 그동안 수고했어" 

'내 퇴직금은 알아서 찾아서 애들이랑 회식이나하쇼" 

라고 멋지게 담배한대를 피워 물고는 

그리스인 죠르바의 노래를 부르며 





포경선이 출항하는 항구를 찾아 떠나고 싶다. 







◈글쓴이: 신파 



한 7 년전 쯤에 쓴건데요

지금보단 좀 감상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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