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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죽음
게시물ID : readers_260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17 22: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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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월태 훤히 찬 마천루 옥상, 웬 족적이 새겨졌다.

어디든지 있으나 어디도 속하지 않을 바람발 숙명, 묘.

차가운 분위기의 안개 낀 호수 같은 풍모.

몸집보다 백배 큰 그림자를 두른 채 네온 속 군상을 관람한다

중천으로 후광 지은 거기서 심미안을 번뜩인다네.

아슬히 높은 자릘 날개도 안 달린 게 어떻게 지키려고

목숨은 총 아홉 개, 가히 걸어야 하외.


그 첫 번째 명줄은 염라께 바치는 공물, 자연한 생사며

쓰레기 뒤지다 생선 뼈로 목 긋는 건 두째 명실 달아매 가시를 토할 것이요.

낡은 가판 헛디뎌 뇌진탕 불피할 건 싯째 밧줄로 뒷덜미 낚아챌 게고

올가미가 붉게 물들자 다리 한쪽 자른 건 닛째 명줄이 실톱인 게라

새끼 잃은 모정에 식음 전폐한 것은 아사를 위한 다서째 명이고

센 팔매 당한 여서째 명은 한 맺힌 저주의 매개로니, 원수 꿈자리 뒤숭숭할 테다.

수염 성성한 묘 씨여, 일생을 외로울 수 있으오?

경외마저 들게 한 행려 신세는 병을 얻어 일고째 명 사그라뜨릴 터

야달째는 싸늘히 식어 간 동족의 넋을 따라 저승길 벗이 될 몫이라네.


카프리카의 불변수, 아홉을 안 괭이는 깊은 잠에 드오, 꼬리를 말아 스스로 둥지와 알이 된다.

"중천으로 후광 지은 거기서 심미안 번뜩일 거면 목숨은 총 아홉 개, 가히 걸어야 하외"

동트기 전, 알이 깬 자리엔 빈 껍데기 뿐, 희미한 별빛 하나가 반짝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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