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습관처럼 흥얼대던 그 노랜 어디서 써 먹힐 만큼 불후의 명곡이 아닌데
그저 같은 멜로디가 반복될 뿐인 유행 다 지난 cm송이라고, 게다가 인디인데
유튜브에도 안 나와 그래서 그녀가 아니면 잊을 뻔했는데, 이런, 잠결에 환청이 아니었어.
세 정거장 남았나? 왜 나와 아무 인연도 없는 지하철 옆 사람 이어폰에서 그 노래가 들렸을까?
추억이군. 남들 다 손에 하는 거, 내 형편에 비로소 좀 비싼 거 하자 했을 때
네가 정 약혼 가락지 말곤 허락 않을 거라며 귀여운 고집을 부릴 때
(맙소사, 설마 지갑 사정 봐준 거였나?)
아무튼 그런 고집을 부릴 때
대신 두 짝의 돌고래가 만나면 하트가 될 귀걸이는 패션이라며 봐줬지.
귀밑에 남아 있던 그 작은 흔적을 잊을 뻔한 노랫소리가 와서 두드리자
막 졸음에서 깨 하품의 탓인지 왠지 젖은 눈을 비볐어.
아니, 너무 기막히잖아? 어렵사리 운명이라 생각 안 한 너인데
그 날 영문도 알기 싫은 채 낯선 아주머니가 건넨 티슈의 의미를,
나는 아직도 미련이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