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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있음)스탈린그라드에 대한 이야기 -完-
게시물ID : military2_2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깐만요잠시
추천 : 18
조회수 : 160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13 22: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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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스탈린그라드에서 무수히 많은 소련군은 죽고 죽었습니다.
 
 그러나 전선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체 적에게 점차 잠식당하는 상황에서 게오르기 주코프는 이러한 병력의 축차투입은 스탈린그라드를 방어할진 모르나 몰아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지휘관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이에 스탈린은 좋은 계책이 있는가?를 질문하니, 소련군은 독일군을 쓸어버릴 계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천왕성'작전으로 일컫어지는 소련군의 대반격계획이었습니다. 천왕성 작전의 모토는 간단했습니다. 그동안의 소극적 방어에 집중하던 소련군은 대규모 공세를 통해 B집단군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계책을 짜게 됩니다.
아니, 칠 방법은 있다.jpg
두들겨 팰 방법은 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이때, 독일군은 앞의 글에서 언급했다 싶이 한가지 실수를 범하고 있었는데, 전선을 지나치게 확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독일군만으로는 모든 전선을 커버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같이 참가한 동맹국들이 이 전선을 담당하게 됩니다. 루마니아군과 헝가리군이 그 중심이었죠. 그리고 이 약점을 소련군은 정확히 간파합니다.
천왕성작전 개요.jpg
천왕성 작전 개요 B집단군의 약점인 루마니아 3군을 찌르고 들어와 독일 6군을 포위섬멸할 계책을 구상한다.
 
 즉, 이 독일의 동맹국들이 만든 얇은 전선을 비밀리에 모은 병력으로 돌파, 빠르게 독일 6군의 후방으로 침투하여 스탈린그라드 안에서 소탕전을 벌이는 독일 6군을 포위섬멸시킨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 작전을 위해 소련군은 천왕성 작전 관련 계획을 모두 구두로만 전달하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스탈린그라드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던 동지들조차도 이 작전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탈린그라드 전선엔 볼가강 교두보를 지킬 최소한의 병력만을 투입하면서 어려운 싸움과 더불어 독일 6군을 스탈린그라드에 발이 묶이게 만들고 있었죠.
 
 한편 독일군은 이러한 작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루마니아군은 정찰을 통해 소련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음을 끊임 없이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했으나, 독일군 총사령부가 있는 OKH이른바 늑대굴은 자신들이 얻은 정보에 의하면 소련군은 찌질하게 방어에만 올인하고 있었기에 개소리 ㄴㄴ! 하고 무시하게 됩니다. 늑대굴에서 이러한 오판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련군 사령부 스타브카에서 끊임 없이 교란을 위해 무전으로 '방어에 집중하라!'라고 거짓정보를 뿌리고 있었거든요. 이 미끼를 독일군은 물어버리고 맙니다.
미끼.jpg
독일군은 소련군이 계획한 대로 철저하게 속아넘어가고 있었다. 물론 독일군 사령부 내에서도 소련군의 공세를 주의해야한다고 촉구하는 이도 있었으나, 히틀러가 바로 목아지를 날렸기 때문에 독일군은 속아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독일군은 소련군이 꽁꽁 숨기고 있던 전략 예비대의 규모에 대해서는 제법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았습니다. 루마니아군이 하도 찡찡대는 통에 독일군은 48기갑군단을 보내긴 했으나, 48기갑만으로 소련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한방은 막을 수도 없었을 뿐더러 여전히 허접한 동계물자 준비는 48기갑의 상당 수 차량이 기능고장을 일으켜 있으나마나한 형편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을 놓치지 않는 소련군은 이미 약 90만의 가까운 병력이 집결한 상황, 더러운 파시스트 놈들을 어머니의 영토에서 모조리 죽여버릴 계획을 가동시킵니다.
레즈노프짜응.jpg
콜오브듀티5 월드앳워에서는 간지폭팔하는 쏘오련의 군인 그 자체인 레즈노프 형님이 계시다. 레즈노프는 게임 내에서 분노에 가득 찬 대사를 던진다.
 
"언젠가 전황이 변할 거야. 적들의 땅과... 가족과... 그 피를 대가로 받아낼 날이 온다."
"One day things will change; We will take the fight to their land... to their people... to their blood."
 
 이런 레즈노프의 생각은 당시 소련군 지휘부의 생각과 일치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실천에 옮긴다.
 
 천왕성 작전의 시작은 루마니아 3군 방면으로부터 시작됬습니다. 약 24개 사단, 11여단이라는 대 병력이 하늘을 울릴만큼 격렬한 포격을 내세우며 루마니아 3군을 덮쳐버립니다. 순식간에 박살나는 루마니아 3군을 돕기 위해 48기갑군단은 소련군에게 덤벼보았지만,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동장군의 기운으로 48기갑은 상당히 무력화 된 상황에서 그들은 말 그대로 갈려나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돈방면군의 소련군 역시 진격을 시작합니다. 이 곳도 마찬가지로 루마니아 4군은 완전히 초토화 당해버리고, 독일 4기갑군은 양단되어 버린체, 단 3일만에 스탈린그라드의 독일 6군은 적에게 포위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독일 6군과 더불어 4기갑군, 루마니아군 일부는 스탈린그라드 안에 고립되어버리는데, 이 숫자가 자그만치 33만명이었습니다.
독일군.jpg
이제 쥐새끼처럼 건물에 처박혀야할 위치는 완전히 바뀌었다. .
 
 그러나 아직 찬스가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파울루스는 6군을 이끌고 스탈린그라드를 빠져나올 찬스가 있었고 33만의 대군과 더불어 나머지 B집단군이 외부에서 그들을 도와 협공하며 포위망을 뚫는다면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파울루스는 히틀러에게 타전하나, 히틀러는 단호하게 거절하는데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히틀러 게르만민족.jpg
'우리 게르만 민족이 슬라브족따위에게 질리가 없잖아?'
 
 물론 이런 개소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군요. 마치 '천황의 군대가 질리가 없잖아?'하는 기분이지만 넘어갑시다. 여튼 히틀러의 이런 개소리가 한번도 아니고 이미 모스크바에서도 이런 개소릴 하다가 독일군 지휘관들이 참다못해 뛰쳐나오면서 어느정도 피해를 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걸 상기했다면 파울루스는 히틀러가 짓던 말던 빠져나왔어야 했습니다만, 탈출을 포기하고 결국 스탈린그라드를 사수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또라이 같은 발상은 이미 모스크바 공방전 당시, 스탈린이 공세종말점이 다가오는 소련군에게 무리한 공격지시를 주문하다가 말아먹은 데미얀스크 포위전이 당시 히틀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도 있었습니다. 당시 포위된 독일군은 공중보급을 통해 보급을 유지하며 포위공세를 끝까지 버텨내었고, 이후 독일군이 다시 공세에 나서자 소련군은 결국 포위망을 풀고 도망치듯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이러한 데미얀스크의 전적을 생각한 히틀러는 당장 공군을 쪼아 얼만큼 보급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음? 300톤? 이것도 아주 단기간이고 상황이 좋을 때만이염.'
'300톤? 완벽하네요.'
'?? 단기간에 이것도 금방 한계라구요.'
'어쩌라구요. 하세요.'
'?? 넹.'
 
 독일 6군을 먹여살릴려면 최소 매일 500톤의 물자가 필요했단 것을 감안하면 300톤도 터무니없이 적은 편이었지만, 이러한 300톤마저도 아주 허무맹랑했던 것이 정말 활주로를 쉬지 않고 24시간 미친듯이 날라야 300톤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히틀러는 프로핏!!해버렸고 추가적으로 2차대전 최고의 허세킹이던 헤르만 괴링까지 와서 '캬! 우리 루프트바페 무시합니까! 보급 까짓거 노프라블럼!'하면서 부추기기도 했고요.
ju290.jpg
독일은 스탈린그라드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있는 수송기 없는 수송기 죄다 쥐여짜서 보내야했고 독일의 유일한 4발 폭격기 Ju290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중수송마저도 병크가 계속해서 이어졌는데, 괴링은 보급물자를 공군이 관리해야한다고 빡빡 우기면서 육군과의 협조를 거부했고, 식량부족과 탄약부족에 만성적으로 시달리던 스탈린그라드의 독일군에게 온 것은 철모나 치약, 비행기 연료 그리고 콘돔...따위도 섞여들어왔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물자가 제대로 전달된다면 모를까 공중수송의 최대 약점은 낙하산 투하일 경우 적에게 노획당하는 경우도 허다하기도 했고요. 이러한 문제는 이후 연합군도 똑같이 경험하게 되는데, 마켓가든 작전에서 영국군도 저격수에게 죽어가며 가져온 보급품이 베레모...였습니다. 즉 완벽한 탁상행정 그 자체가 만들어낸 비극이었고, 탁상행정의 결과 약 2주동안 800톤 가까운 물자가 전달됬는데, 그 중 식량의 비중은 고작 30톤뿐이었고 하루에 예상한 300톤 즉 2중동안이면 4200톤이 전달되었어야할 양의 20프로도 안되는 물량이었습니다.
 
 또 소련군이 바보도 아니고 공중수송을 그냥 가만히 지켜봐줄 일도 없었습니다. 대공포를 도배질하고, 아예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전투기 편대를 배치하니 하루가 다르게 독일군 수송기는 죄다 터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소련군은 아예 스탈린그라드 인근 비행장까지 진격해서 밀어버리니, 스탈린그라드는 점점 완벽한 고립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다 죽을 판이 되니, 파울루스는 끊임없이 스탈린그라드 사수를 위한 보급을 요청했으나, 뭐 불가능한걸 어찌해줄 방법은 없었습니다. 파울루스는 다시금 히틀러에게 빠져나오게 해달라고 탄원하지만 히틀러 귓구녕에 후퇴 항복이란 단어는 나치즘필터에서 제거되는 단어인지라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소련군의 포위망을 뚫어낼 방안을 구상했는데, 만슈타인에게 돈집단군을 쥐여주고 6군과 전선을 연결시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것이 바로 작전명도 간지나는 '겨울 폭풍'작전이었습니다.
만슈타인.jpg
독일군의 명장 에리히 폰 만슈타인, 그는 프랑스 침공 당시 하인츠 구데리안과 활약하며 프랑스를 파멸시켰고, 독소전에서 불세출의 명장으로 활약하나 독일의 한계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소련 그리고 히틀러라는 암덩어리로 고통받았다.
 
 그렇게해서 만슈타인은 소련군을 돌파하며 독일 6군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애초에 히틀러가 그에게 쥐여준 돈집단군은 그냥 소련군의 천왕성 작전으로 털리고 남은 찌꺼기들을 모으고 모아 쥐여준 수준에 불과했고, 그 역시 겨우 이딴 걸로 소련군의 포위망을 분쇄시킨다는 망상을 실천시킬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돈 집단군은 꽤나 잘싸워주면서 스탈린그라드까지 꾸역꾸역 접근을 하는데 성공하는데, 스탈린그라드에서 약 50km지점까지 진격한 그는 파울루스에게 당장 6군을 데리고 탈출하라고 종용했으나, 파울루스는 이를 거절합니다.
프리드리히 파울루스.jpg
프리드리히 파울루스, 자꾸 프리드리히 폰 파울루스라 하여 그가 귀족인줄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귀족도 뭣도 아니었다. 잘나가던 그는 스탈린그라드에서 모든걸 잃는다.
 
 여기서 만슈타인은 훗날 회고록에서 파울루스를 씹어대며 그새끼가 쫄보라서 못나온거임! 히틀러가 나오지 말라고 진짜 안나오는 븅신ㅉㅉ.하면서 파울루스를 대차게 깟지만, 사실 파울루스에게도 나름 절실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당시 독일6군은 포위가 길어지자 더이상 먹을게 없는 지경이 됩니다.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크리스마스 당일 날 말을 도축하도록 했는데, 독일군에게서 말은 아직 기계화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물자이동을 위한 필수적 존재였습니다. 파울루스가 그러한 말을 도축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이미 식량의 한계에 봉착했고 이거라도 병사들에게 먹여야할만큼 절실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스탈린그라드-독일군-말고기.jpg
최후의 만찬이 되어버린 독일의 군마들.
 
 한마디로 나갈 힘이 없었다는게 정답이었습니다. 히틀러의 명령이고 나발이고 건물마다 병력이 숨은 체 독일군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소련군이 가득했고, 이미 굶주릴 대로 굶주린 병력을 이끌고 다같이 탈출이라도 하려 했다간 바로 소련군의 역습을 맞고 정말 싹다 죽어나갈 위기였습니다. 결국 만슈타인의 돈 집단군은 주코프가 '이새끼들이?!!'하면서 바로 반격에 나서면서 독일 6군이랑 같이 요단강 건널 판이 되자, 서둘러 철수하게 됩니다. 그리고 같이 진출해있던 A집단군까지 골로갈 뻔 했으나, 그러한 참사까지는 벌어지지않고 무사히 빠져나오게 됬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해진 것은 독일 6군을 비록한 스탈린그라드에 갇히 독일군은 빠져나올 확률은 이제 0퍼센트가 됩니다. 만슈타인은 구출작전이 실패하자 히틀러에게 6군이 항복할 수 있게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히틀러는 후퇴도 뻐큐먹이는 인간인데, 항복을 받아줄리가 없죠.
 
 그리고 이듬해, 1943년 1월. 소련군은 스탈린그라드의 독일군에게 항복을 권고하고 삐라를 살포했으나 독일군은 이를 거절합니다. 그러자 대공세를 펼친 소련군은 독일군을 더욱 쥐구멍 속으로 몰아넣어버렸죠. 독일군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나, 이미 기운이 빠질대로 빠진 그들은 점점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소련군에게 죽어갔습니다. 파울루스는 히틀러에게 '식량과 탄약이 바닥났으니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을 보냈으나, 돌아온 대답은.
 
'파울루스의 원수진급'이었습니다. 예, 히틀러식 비극이었습니다. 이제껏 항복한 독일의 원수들은 없었고 간단하게 말해서 '자살하라.'라는 것과 다를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파울루스는 히틀러의 연극에 참가할 의사가 없었죠. 그는 그 다음날 소련군에게 항복합니다.
독일군 지휘부.jpg
'보헤미아의 상병을 위해 죽을 순 없지.'
 
 이로서 지옥과도 같았던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싸움은 소련군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이때 잡힌 독일군 포로들은 그들이 소련군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가혹한 대우를 받다가 대부분은 처참하게 죽습니다. 인과응보라는 말만큼 정확한 말이 없었죠. 물론 당시 소련군 본인들 보급도 힘든 판에 독일군 포로들 보급따윌 신경써줄 여유가 없던 부분도 있기도 했고요.
 
 스탈린그라드는 이제 더 이상 독일의 역량이 소련을 따라갈 수 없음을 입증한 전투이기도 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소련군은 독일군보다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오지만, (약 117만명vs약 85만명) 소련군은 이를 회복할 능력이 있었고, 독일은 이러한 피해를 회복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독일 6군은 동부전선의 정예부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뼈아픈 패배였습니다.
 
 그리고 반면 소련군은 매우 큰 자신감을 얻게 되고 더 이상 소극적 방어가 아닌 적극적 공세로 전환하여 독일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독일군은 하르코프에서 선전하는 등 제법 잘막아내는 듯 싶었습니다만... 지상 최대의 전차전인 쿠르스크 전차전에서 소련군에게 패배하고, 이후 독일군의 숨통을 끊어버린 바크라티온 작전을 통해 이미 죽어가는 독일군의 숨통을 끊어버립니다.
 
 그리고 이후 소련군은 자신들이 당했던 고통을 그대로 독일 국민들에게 돌려줍니다. 우리 레즈노프의 분노의 가득 찬 말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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