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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군생활_ssul(일병편_01).txt
게시물ID : military_261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미품절남
추천 : 22
조회수 : 151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7/04 16:43:32
어쩌다 보니 이지경까지 왔네요 ㅋㅋㅋ
 
베오베 가는 썰을 풀고싶다는 생각은 없었고
 
그냥 최전방에서 생활하던 그때 추억하다보니 한번 써볼까 하면서 시작한게
 
어느세 다섯개를 넘게 써놨네요 -_-;
 
먼저 애석한 말씀을 드리자면 제 상병/병장 생활은 많이 간소화 시켜서 쓸겁니다.
 
1년 GOP생활을 하고 내려올 FEBA에서는 파견훈련을 많이 나갔습니다.
 
덕분에 비취증(비문 취급 인가증)도 3일만에 받았죠 -ㅅ-...
 
중요한건 그 훈련들이 좀 큼지막한 훈련들이라 써놓고나면 국방부에서 잡아갈것 같은 내용이
 
정말 많아서 그부분들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니 많이 안나올것 같네요 ㅎㅎ;
 
 
 
 
 
<SYSTEM : 작대기가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SYSTEM : '물일병이자 아직도 막내'타이틀을 획득하였습니다.>
 
<SYSTEM : '갈굼'의 난이도가 상향되었습니다.>
 
이등병때는 들어보지 못했던 오묘하기 그지없는 갈굼들이 추가되더라구요.
 
물론 저희 소대는 참 가 족같은 분위기라 폭력은 없었지만 애정어린 손길은 있었죠.
 
보일러실 바닥 시멘트의 무늬를 외워갈 즈음 제 일병 진급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진급 전날 밤.
 
강원도 화천에 제 진급을 축하해주는 폭설이 옵니다....
 
겪은분들은 아시지만 물이 한명 있으면 꼭 나오는 소리...
 
분대장 - "야 니놈이 물일병 되니까 물이 얼어서 쓰레기로 쏟아지잖아 임마. 니가 혼자 다쓸어."
 
나 - "죄송함다!"
 
이렇게 진심어린 축하를 받으며 오늘도 빗자루를 듭니다. -ㅅ-
 
후반야근무중에 폭설이 내리고 있었으니...
 
근무중에도 쓸어야죠 당연히.
 
섹터를 이동하면서도 쓸고 근무를 서고 있으면서도 씁니다.
 
GP로 들어가는 철책상에 문이 있는데 이게 저희 소대 섹터안에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차가 와야하니 잠시 대기할 공간까지 꽤 넓은 공터가 있었습니다.
 
근무를 서면서... 내가 부사수니 내가 쓸어야지 어쩌겠습니까...-ㅅ-
 
열심히 쓸기 시작했습니다.
 
강원도의 폭설은 가시거리를 상당히 좁힙니다.
 
5M앞도 안보일정도로 많이왔습죠 -_-
 
그렇게 초소부터 쓸어서 보일만큼인 5m를 전진해서 뒤를 돌아봤는데...
 
...?
 
????????
 

 
눈이 그대로 있네요.
 
ㅅㅂ...
 

 
분대장 - "작성자야 그만쓸고 올라온나.
 
         눈 너무많이 온다고 지금 쓸지 말고 눈 그치고 쓸라고 지시 내려왔다."
 
좀만 일찔 말했으면 안쓸었잖아 ㅅㅂ-_-
 
눈발이 잦아든 시간은 새벽 5시.
 
중대막사에서는 근취고 나발이고 다들 일어났겠네요.
 
이레서 강원도는 하얀 지옥인것 같네요.-_-
 
 
 
 
 
눈쓰는데 오전을 다 허비하고 오후는 근취를 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다음날. 일과도 없는 황금같은 주말.
 

 
소초장 - "연병장에 눈 많이 쌓였네. 오늘 작업분대 두분대지?"
 
상황병 - "네 그렇습니다."
 
소초장 - "애들 막사앞으로 10분 후까지 집합시켜."
 
상황병 - "오늘 작업일정 없지 않습니까?"
 
소초장 - "오늘은 전투체육이다."
 

 
전투체육.
 
군대에서는 항상 모든일을 전투와 같이 합니다.
 
군인의 필수 덕목중 하나인 체력을 기르기 위한 체육도 예외 없죠.
 
주말에는 일과가 없는 대신에 전투체육을 한다고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10분 후 소대원 전체가 모였습니다. (물론 근무하는 분대는 빼고)
 
소초장 - "오늘의 전투실전훈련을 실시한다. 복무신조에 나온 실전과 같은 훈련을 위하여
 
         팀을 구성하며 각 팀의 팀장은 각 분대장으로 한다.
 
         분대장은 각자 자신의 분대원을 팀원으로 구성하고 분대원의 직책별로 임무수행을 위한
 
         지시를 하달한다. "
 
여기까지는 무슨말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두 팀으로 나누라는 말인것 같네.-ㅅ-
 
소초장 - "그리고 각 팀은 연병장에 눈으로 진지를 구축한다. 진지의 크기와 형태는 자유롭게 하며
 
         몇개를 만들지는 알아서 해라. 단, 상대팀을 최대한 멀리하도록 한다.
 
         진지 HQ를 지정해서 내게 보고하도록. 이상."
 
뭐지-ㅅ-?
 
어쨌든 우리는 각 분대장의 지시하에 눈으로 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_-
 
이 중간에 통신병은 어디론가 향했죠.
 
우리팀의 진지는 총 3개. 뭐 다들 군생활해서 아시겠지만 3개면 3명씩 들어가겠죠 뭐.
 
저는 좌측에 있었고 당시 직책인 8번 K-3부사수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은 개뿔 그냥 ㅈ나 눈쌓음-_-
 
상대팀은 5개의 진지를 구축했고 규모는 저희 진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2개 진지는 앞으로 3개의 진지는 뒤쪽에 있는 W자 형태를 만들었지요.
 
저희는 그냥 V자 형태의 구축을 합니다.
 
제갈공명의 학익진을 양 귀싸데기 삼중으로 후려갈길 멋진 진형이었어요.
 
높이가 1.5미터...넓이가 3미터...-ㅅ-
 
손이 얼어서 움직이지가 않네요 아유 신기해라 Xiang
 
각 팀의 HQ를 정하고 보고를 하는데 사라졌던 통신병이 보이더라구요.
 
손에 깃발을 두개 들고서 -_-
 
뭐에 쓸지 말 안해도 너무 잘 알겠어요 소초장님 이 놋같은좀아.
 
 
 
소초장 - "자 각자 HQ에 깃발 꼿아놓고 시작한다. 상대 깃발을 뺏는게 목표.
 
         서로 상대팀을 어떻게든 뚫고서 깃발 뺏고 빼앗은 깃발을 아군HQ로 탈환하는 팀이 이긴다.
 
         이긴 팀에게는 라면한박스와 근무비번권 3개를 부상으로 주겠다.
 
         상대를 다치게 하지 말고 허용되는 무기는 눈으로만 한다. 이상!"
 
어이구 장황하게도 일을 벌리셔서 시키는게 눈싸움이세요 이양반아-_-
 

 
저희 분대장의 작전은 이렇습니다.
 
우현측을 맡은 3명의 팀원이 타격조로 우측으로 기동하고 좌측의 3명이 기만조로 좌측으로 기동하여
 
제일 우측의 진지를 점령하여 HQ를 바로 타격해 깃발을 회수하여 본진으로 귀환.
 
기만조가 선봉이 되어 돌격하여 화력을 좌측으로 분산시킨 후 타격조가 기동한다.
 
HQ에서 1명과 팀장은 HQ를 수비하며 2명은 타격조와 기만조의 무기인 눈을 제작한다.
 
이정도로 설명 되는데 무슨놈의 눈싸움을 작전을 짜가면서 해 -_-
 

 
소초장 - "전투 개시!!!!"
 

 
작전회의 후 각 진지에서는 눈을 미친듯이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투가 시작되었을때는 이미 각 진지에 50여개의 눈덩이가 있었죠.
 
K-100탄 부럽지 않은 위용을 뽐내면서요 -ㅅ-
 
저희 좌현이 먼저 한아름씩 눈덩이를 들고 기동을 시작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좌현 3명은 괴성을 지르며 돌격했죠.
 
"키야아아아아아아아아앍!!!!!!!!!!!!!!"
 
작전대로 저희쪽에 화력이 집중됩니다. 우현은 아직 눈을 만들고 있는척을 하고 있었죠.
 
10명이 던지는 눈은 당해보면 알지만 상당히 빗발치듯 느껴집니다. 겁나 많이 빠르게 잘 던져요.
 
20대 초반의 건장한 남성들이 던지는 구질은 몬스터 류현진의 투구보다 무섭더군요.
 
저희도 좌측 선두에 진형을 공격했습니다.
 
달리면서 던지니까 가속도가 쩌네요. -_-d
 
사이드 암으로 던진 초구는 빗나가고 막 던진 2구가 선두진형의 한명에 얼굴에 맞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8발의 눈을 맞았죠 -ㅅ-
 
저희가 공격하고있는 좌측을 3개의 진지 6명이 집중 포화하고 있는데 겁나 아프더라구요.
 
저희 3명중 다른 팀원은 무지 잘 뛰면서 피하고 있었어요. 달리기도 무지 빠름ㅋㅋㅋㅋ
 
어느세 선두진지까지 가서 눈 세레를 퍼붓기 시작해서 저희 2명도 얼른 따라붙었습니다.
 
그리고...
 
신나게 던졌죠. 눈앞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아름 죄다 퍼부어주마 ㅋㅋㅋㅋㅋㅋ
 
이때는 내가 막내여도 고참이고 나발이고가 어딧나요. 그냥 적이지 ㅋㅋㅋㅋ
 

 
한편 조용하던 우현측도 기동을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달라붙은 진지에 지원을 하려고 우측선두 진지에서 2명이 이동하고 있었는데 그 틈을 노려서
 
눈을 한아름 안고 3명이 최 우측 진지로 겁나 달리기 시작합니다.
 
웃긴건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최 우측진지의 2명도 공격하려고 나왔네요.
 
3대2로 신나게 눈 던지고 쏟아 부으면서 발라버렸습니다.
 
진지로 달라붙었던 저희 셋은 신나게 발리고 있었죠 -_-
 
이대로 내가 눈사람이 되는구나 싶더라구요.
 
우측의 상황은 좋았습니다. 2명은 도주하고 타격조가 신나게 쫒아가며 눈을 던지고 있었어요.
 
저희는 무기가 바닥난탓에 바닥에 눈을 무기삼아서 대항했지만 저는 전투력이 약했나봐요.
 
4명한테 공격받다가 눈에 묻히고 있었어요 ㅠㅠ
 
타격조가 최 우측 진지 눈앞까지 진격하고 방향을 틀어서 HQ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상대팀장 - "야 ㅅㅂ 쟤들 앞까지 왔어 조져!!"
 
타격조가 HQ진지를 탈환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집중되었던 화력이 타격조로 타겟이 바뀌어 사격이 시작되는겁니다.
 
반쯤 묻혔던 저와 눈으로 헬멧이 완성될 뻔했던 제 고참을 포함한 저희 기만조가 가만히 있으면 안돼죠.
 
이때 HQ에서 2명이 무기를 들고 지원을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시 공격!!!!!!!!!!!!
 

 
상대의 화력은 급격하게 분산되었죠. 선두에 있던 2개 진지의 4명은 이미 무기가 바닥났고 우리는 친절히
 
안면냉기마사지를 신나게 시전했지요.
 
그리고 다시 타겟을 우리에게 분산한 틈에 타격조 1명이 진행하던 방향에서 살짝 우회해서 우리쪽으로 오는듯 했습니다.
 
무기가 떨어져서 방향을 바꾼줄 알았는데 그것이 훼이크!
 
상대의 HQ진지 바로 앞에서 반대방향으로 돌아서 상대 진지에 터치다운을 했습니다!
 
그리고 냉큼 깃발을 뽑아들고 뛰는겁니다.
 
상대팀장 - "야 저셋뀌 잡아!!!!!"
 
그렇게 진지 뒤에서만 있던 최 좌측 2명과 HQ진지 2명이 뜁니다.
 
물론 그 타격조에서 특수임무 수행을 하는 1명은 달리기가 빨랐죠.
 
하지만 잽싸게 HQ에서 잡아서 멀리는 못왔습니다.
 
우리 기만조는 엄호를 하려고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의 특임수행자는 안면마사지가 시작되었죠.
 
타격조에서 바통을 이어받기 위해 한명이 달려와서 다시 깃발을 잡고 뛰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상대팀 두명이 미친듯이 달려서 그 후발주자를 잡았죠.
 
우리와 후발주자의 거리는 불과 10미터!
 
기만조가 가만히 있을수 없지!!
 
엄호!!
 
신나게 달려가서 후발주자가 잡힌 위치에서 제가 깃발을 이어받고
 
아까 처음 진지를 공격했던 선임에게 깃발을 던졌습니다.
 
그 선임은 나보다 훨씬 빨랐거든요.
 
그리고 저는 제 선임을 잡으러 오는 악에 무리앞에 무참이 밟혔습죠...-ㅅ-
 
기만조의 선봉에 섰던 그가 뜁니다.
 
그리고 그를 잡으러 상대 팀장이 뜁니다.
 
저도 상대팀장을 향해 달려서 태클!!을 시도했지만 이양반이 힘이 왜이리 좋아...;;
 
대롱대롱 메달리는 꼴이 되었죠.
 
상대팀장 - "이 ㅁㅊㅅ끼가 안놓나? 고참 몸에 손대게 되있나? 니 오늘 한번 밥숟가락 놓고싶나? 으이?!"
 
나 - "죄송함다. 그래도 보내드..쿠우우웨엑!!"
 
다른 상대팀에서 눈 덩어리를 먹여주네요 -_-
 
깃발을 탈취한 타격조도 이 진흙탕 아니 눈들판 몸싸움에 참전하면서 6명이 뒹굴고 난리가 났죠.
 
이 사이에 깃발주자는 저희 본진을 향해서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1명이 급속도로 따라붙었습니다.
 
역시 병장은 필요할때 빛을 발하는것 같습니다.
 
맨날 장난만 치던 그 박병장이 그렇게 빠른줄은 몰랐습니다.
 
저희 기만조의 깃발주자가 달리는 속도도 빠른데 그걸 따라잡는 박병장이 존경스럽더군요.
 
거리가 좁혀집니다. 3미터...2미터...1미터!!
 
손만 뻗으면 잡힐것 같은 그 찰나..
 
빡!
 
박병장의 안면에 정통으로 눈덩이가 날아들었습니다.
 
우리 HQ를 지키던 김병장이 박병장을 저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어서 분대장의 저격도 성공했습니다.
 
박병장은 2연타의 데미지에 순간적으로 실명상태에 빠지며 앞으로 고꾸라집니다.
 
그리고 깃발은 무사히 본진에 꼽혔습니다.
 
두개의 깃발이 꼿힌 그 순간에 우리는 모두 함성을 내질렀습니다.
 
 
 
 
 
전투는 마무리 되었고 뒷정리 삼아서 연병장의 눈을 대충 치웠습니다.
 
족구장 정도의 넓이에 눈은 치워졌고 멀리서 보던 보급관님이 포반을 데리고 오셔서 네트를 설치했습니다.
 
우리의 전투가 끝나고 다른 전투를 시작하시려나 봅니다.
 
뭐 우리 할것 아니니 신경 안쓰는게 속편하죠 ~_~
 
 
 

 
라면은 맛있었습니다 ㅋ
 
상대팀장인 다른분대 분대장님은 저를 보며 칭찬을 해주시더군요.
 
타분대장 - "너 잘 메달리더라? 우리 분대 오면 천장에 거꾸로 메달아 놓고 팬다. 10세뀌야"
 
 
 
 
 
그렇게 강원도의 겨울은 어느세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한편밖에 못쓰겠네요.
 
오늘따라 업무가 너무 밀려서 이것도 겨우 씁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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