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병역기피 연예인을 보면서, 내가 군대간 이유..
게시물ID : star_2616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F_AGW
추천 : 15
조회수 : 583회
댓글수 : 53개
등록시간 : 2014/11/03 16:00:11
우선 새끼발까락이 기형이라 짧으니까.. 짦게 음슴체로 가겠습니다.
 
나는 왼쪽 새끼 발까락이 기형임.
선천적인것은 아니고.. 태어나면서 발에 문제가 있어서..자세한 설명은 귀찮귀찮..
그 수술을 하면서 너무 어린나이에 발 수술을 해서 그런지 새끼발가락 뼈가 굽으면서 기형적으로 짧게 된 경우임.
 
애기가 태어나면 발가락 갯수, 손가락 갯수부터 세어 본다는말,,,
이게 얼마나 공감가는 말인지..ㅋㅋㅋ
 
우리 할머니는 평생 자기가 죄를 지어서 손주가 아프다고 여기시고 평생 내발을 못보고 돌아가셨음..
 
난 머,,딱히 불편한건,,
어릴때는 남들과 다른게 남들에게 부끄러웠고...
머리가 크면서는 이걸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서 왠만하면 맨발을 내보이지 않았음..
아직 살면서,,, 여름에 샌들을 신어 본적도 없고..
사는데 아무 지장 없다고 해도.. 엄마는 평생 짐을 가지고 사셨나 봄..
 
신검을 받으러 가는데,,
아버지가 그러더이다...
"엄마가 니 발때문에 어릴쩍 운동회때는 뛰다가 넘어질까 안절부절이고..
크면 군대가는데,, 평소에는 못느껴도 행군이나 구보처럼 일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를 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고..."
 
그때 아버지가 어떤 의도로 말씀을 하셨는지는 당시에는 이해 못했음..
 
그말을 듣고 내가 제일 먼저 느낀건,,,
'이게 엄마의 평생 짐이라면,, 벗겨드리는것도 내가 스스로 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신검을 받으러 갔는데..ㅋㅋ
왜 신검 받으면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동네단위로 불러서..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많았음..
X-RAY 사진이다,, 복용하는 약이다.. 이것 저것 많이도 챙겨들 오더이다..
그때 엄마 얼굴이 뇌리를 스쳤음.. 아버지의 말도..
'2년을 어머니가 조마조마 하시게 만드는게 맞을까? 이 친구들 앞에서 잠깐 쪽팔리면,, 좀 편하게 2년 보낼수도 있는데?'
 
"혹시 지병이나 문제되는게 있나??" 라는 군의관의 물음에..
차마 끝까지 말 못했음..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2년만 제대로 버티고 나오면,, 우리엄마의 20년 체증을 한번에 날릴 수 있다.."라는 생각 때문에..
 
1급도 받고 군대도 전방에 포병으로 갔음..
첫 훈련에 포에 발이 깔렸는데.. 발톱두개가 빠지고 난리가 났었음..
그때 우리 분대장이 보자고,,약발라준다고..하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강제로 잡혀서 봤는데..내무실 20명 남짓?ㅋㅋ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발을 본건 살면서 처음이었음..ㅋㅋㅋㅋ
 
미쳤냐고,, 왜 군대 왔냐고..ㅋㅋ 이정도면 면제는 아니더라도 3-4급 정도 안되드냐고..
당장 의무대랑 중대장님께 보고 한다고..ㅋㅋ
결국 대대장님 귀에까지 들어가고..이등병이 중령 앞에서 발까놓고 20분동안 면담했음..
'정 못 버티겠으면 말 하는걸로...'
 
우리집에 가면,, 엄마가 매일 닦는게 있는데..
사단신교대에서 최우수훈련생으로 사단장 표창 받은거랑 전역증..
엄마가 그러더이다..
"나는 우리 아들이 운동 잘해서 상받아 오는게 제일 큰 꿈이었는데.. 이걸로 다 됐다"고...
나중에 자기 세상 버리면,, 같이 묻어 달라고...가서 할머니 보여드려야 된다고..
 
쓰다보니..머 엄청 대단한 일처럼 쓴거 같아서 쪽팔리지만..
군대가보니 난 아무것도 아니더이다..
 
애기 얼굴도 못본 애기아빠,,
누나가 곧 시집을 가게될 앞을 못보는 어머니를 둔 후임.. 
어린나이에 큰돈벌어서 돈맛을 좀 봤다는 고참..그거 포기하기가 그렇게 아까웠는데..나중에 전전긍긍하기 싫어서 빨리 오기로 했다나..
 
모두가 군대를 갈때의 마음가짐은 다르지만...
국가에 대한 헌신, 충성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하나라도 군대를 가야 할 이유 하나쯤은 있을테고
군대를 안감으로써 유지하게 되는 많은 것들을 뒤로 하고 입대를 하는데..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2년을 사회의 것을 포기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도 많더라는 점...
분명 저렇게 떳떳한척, 아무렇지 않은척 해도...부끄러울꺼고 나중에라도 후회되는 순간은 올꺼라고 생각함..
 
어릴때 별난 놈들은 나보고 그러더이다..
"발병신", "발가락병신"
 
근데.. 살아보니까..난 병신이 아니더란 말이지..ㅋㅋㅋ
자기보다 한참 어린동생들도 악다구니 물고 버티고 있는데..
그게 무서워서 없는 병만들고, "평범하고 건장한 남성"이라는 기준에 못미치고 싶어 안달난 놈들이 병신이지..ㅋㅋ
 
제대하고 아버지가 술 한잔 하시면서 그러더이다..
 
"내가 니한테 신검때 그 말한건,, 내새끼가 좀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그걸 남들한테 다 대놓고 말해서..결국 내새끼가 진짜 사회적으로 기준미달이 되는게 너무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엄마를 위해서라도 보통놈들 처럼 해서 떳떳하게 하고 오라는 말이었는데..
그게 또 이런 놈이 군대가는게 걱정되서 차마 갔다오라는 말도 못하겠더라..고맙다..큰일했다"
 
 
 
-------
허접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있을 지 모르겠지만..ㅋㅋㅋ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