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 따왔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작가의 책 몇 권을 더 읽었는데... 다들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처녀작인 이 작품이 역시 최고더군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다는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만큼의 격정에 자기 자신을 마음 놓고 내맡길 수 있다는 의미지요. 하지만 정말로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랑을 얘기하면서 현실의 무기력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절망의 시대에 태어난 절망적인 인간 군상에 대한 뛰어난 묘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