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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과 특전사와 해군이 만났을때(스압주의, 욕설주의)
게시물ID : military_261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34
조회수 : 3073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7/05 20:55:12
님들 하이요?
불금 잘 보내고 계신가요?ㅎㅎㅎ
ㅅㅅ이 훈련가서 연락이 두절 됐어요 ㅠㅠㅠㅠㅠ
요즘도 핸드폰 안터지는 지역이 있나요?
대체 어디로 간건지...몇일째 폰이 꺼져 있네요.
심심도 하고...그냥 오유에서 징어징어 놀이나 해야죠^ㅡ^
 
 
대충 오유에서 제 글을 자주 보시는 분들 이라면 아시겠지만...
난 대한민국 공군이다. 6년차.(여군이다.)
ㅅㅅ이는 대한민국 특전사 이다. 6년차 <- 그러나 나보단 군번이 한달 느림 ㅋㅋㅋ
어차피 어린 나이부터 부모님 없이 서로만 의지하며, 가족처럼, 친구처럼, 애인처럼
그렇게 고등학교때 부터 쭈욱 함께 해온 사이이다.
그러다 보니...
우린 친구가 별로 없다.
왜?
서로만 있으면 되기도 하지만....
음...
친구 사이에도 돈이 필요한걸 아는가?
예를 들면...친구들 끼리 만나서 놀땐 어디로 가겠는가?
피시방? 당구장? 노래방?
그 어떤 곳을 가도, 돈이 필요 할텐데...
매번 얻어먹거나, 묻혀 지낼수도 없고....
그것도 한두번 이지.
어쩌겠는가? 우린 고딩때 부터 생활비가 없어서 쩔쩔매며 살아왔는데...
그래서 ㅅㅅ이나 나나, 서로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여 그럭저럭 외로움 없이 잘 지내며 살아가고 있다.
(아,ㅅㅅ이는 그래도 운동 다니면서 친구가 꽤 있다. 나야 뭐.....;;;)
그런데 우리에게도 친한 친구가 있다.
이름은 음......뭐라고 불러야 하나? 그냥 해군 이라고 하겠다.
고등학교 2학년때 ㅅㅅ이랑 나랑 한반이 되면서 묘하게 죽이 잘 맞는 친구였다.
ㅅㅅ이나 나나, 둘다 다혈질 이라 서로 삿대질 하면서 쌍욕하고, 머리 끄뎅이 잡고, 죽네사네 싸우면
차분하고, 얌전하고, 서글서글 한 웃음을 보이며 말리고, 다독거리고, 화해 시키는건 항상 그 친구 몫 이었다.
그리고...이 친구는 우리땜에 어찌보면 인생 조진(?) 케이스 이기도 하다.
때는 우리가 20살때. 내 입대일, 약 2주일 전.
ㅅㅅ이와 나와 해군이는 술을 필름이 나갈때 까지 먹었었다.
난 대성통곡 하며  '해군아, 해군아, 누나 공군가 엉엉어어어어엉'
하면서 울어 제꼈고, 
ㅅㅅ이는 애써 쎈척 하며 ' 해군아, 두고봐라. 형아가 간첩들 다 잡아오마' 하며 자긴 특전사 간다고 자랑 했었고.
해군이는...묵묵히 술을 홀짝홀짝 마시며...
'어쨌든 야옹이( 내 별명이다. 눈이 쫙 찢어져서 야옹이 란다.)는 공군가고, ㅅㅅ이는 육군 특전사 가고... 난 해군가면 되겠네? 에헤헤헤'
하며 본인은 21살때 휴학하고 해군 간다고 굳게 다짐 했었다. (그 당시 해군이는 대학생 이었다.)
어차피 술김 이려니~ 하고 결국 내가 먼저 입대를 했고, ㅅㅅ이는 그 다음에, 해군이는 정말 1년 뒤 해군 "병" 으로 입대를 하게 되었다.
그 후론 가끔 여유가 생길때 ㅅㅅ이와 손 잡고, 해군이 면회를 갔었고.
이병(땐 면회 안갔음.) 일병, 상병...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서 우린 한가지 잘못 된 걸 느끼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나 그냥 부사관 시험 볼래.'
'왜??????????????'
란 상병때 이놈이 쌩뚱 맞는 소리를 한 것 이다.
'제대하면 할 것도 없고...공부도 적성엔 안맞고...생각보단 군인 체질 인가봐...'
.....................깜빡했군......................
누누히 말 하지만, ㅅㅅ이는 특전사 부사관, 난 공군 부사관, 해군이는 "병사" 이다.
셋 중 누가 더 힘드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ㅅㅅ이나 나나, 부사관 가오가 있지. 어찌 해군이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할까?
그래서 해군이가 '니넨 군생활 어때?' 하면 둘다 약속이나 한듯.
'응. 괜찮아. 요즘엔 구타나 가혹행위 같은것도 없고, 부사관 월급 생각보다 쎄.(내 첫 월급이 88만원 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
고참들도 무지 잘해줘, 병사들도 말 잘 들어.' 란 구라만 줄줄 늘어 놓았고.
'진짜......?'
그 얘기를 약 이병-일병-상병에 거쳐 약 1년여가 지날때 까지 밥 먹듯이 '부사관 괜찮다' 를 세뇌 지경에 놓았던 것 이었다.
원래 순진하고, 얌전하고, 차분하고, 착실한 해군이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나도 부사관 할래!!!!!'
를 외치며 (우리가 아무리 말려도 듣는 척도 안하고!) 쿨 하게 훈련소를 2번 갔다 온 것 이다.
그러부터 약 1년 반 뒤........
해군이 임관 후, 오랜만에 ㅅㅅ이와 나와 해군이가 어느 한 호프집 에서 만났을때...
우린 '셋다 미쳐가는 구나....'를 온몸으로 실감 할 수 있었다.
나- 활주로서 맨날 살다시피 해서 얼굴이 시커멓게 탔음. 주,야간 할것없이 맨날 비행지원 하다보니 어떨땐 자는 시간도 모자름.
ㅅㅅ- 특전사 훈련 자주 가는건 다들 알테고...그 당시 해척조? 무슨 훈련을 갔었는데 잠도 안재우고, 밥도 잘 안줬다고 함. 같이 시커멓게 탐.
해군- 난 항공기 정비 할때, 해군이는 배 정비 하고 있었다 함.(해군이 특기 자세히는 기억이 안남) 근데 무슨 배를 탔는지 애가 미쳐서 돌아옴.
역시 시커멓게 탔음.
대충 이 정도이다. 그러니...군인 셋 이서 만나면 뭘 하고 있었겠나? 역시...
"우리 군이 제일 빡세!!!!!!!" 를 외치며 꽐라가 될때 까지 술을 퍼먹기 시작 한 것 이다.
(맨손으로 치킨 다리를 야수처럼 뜯으며) 야, 우리 공군은 말야. 허구헌날 주,야간 할 것 없이 항공기를 계속 내보네요. 그럼
그 소음이 얼마나 시끄러운 줄 알아?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야. 어느날은 제발 잠 좀 자고 싶어 죽겠다고. 겨울엔 항공기 주위는 진짜 영하 30도는
내려가는 것 같고. 여름엔 그냥 딱 바닷가에서 오징어 말리는 그 기분. 그것도 건 오징어가 된 것 같은 그 기분 알아? 아냐고!!!!"
라며 내가 먼저 쎈 척을 시작했고.
(가습기 에서 물 나오는 것 마냥, 담배연기를 훅- 뿜으며) 지랄하네. 영하 30도? 넌 거기서 정비라도 하면서 왔다갔다 하고, 움직이기라도 하지?
우리 특전사는 말야~ 그 영하 30도 된 곳 에서 땅 파고 그냥 자버려. 어떨땐 물도 얼어버려서 먹을게 없으면 눈도 먹는다니까?
거기다 한 여름에 낙하산 복 입어봤어? 건 오징어? 야, 넌 서서히 말려가지? 난 그냥 쪄진다. 쪄져' 하며 ㅅㅅ이의 지지않는 응수가 시작 되었고.
(이미 눈이 풀려서, 마치 한마리의 가재미 같은 눈매를 보여주며) 웃기지마. 이것들아!!! 니네가 배 타봤어? 니네가 배 멀미를 알어?
태풍 몰아쳐서 내 몸이, 내것이 아니고 마치 바닷가의 신 님 한테 토끼 간 이라도 갖다 바쳐야 할것 같은 그 살벌함 속에서 갑판 위에
대롱대롱 메달려 아...이렇게 죽는구나....하는 걸 느껴 봤냐고!!!!! 하며...그 여리고, 여리던 해군이의 폭주가 시작 된 것 이다......
(근데 진짜 해군이는 무슨 특기예요? 아시는 분??)
생전 욕 하는걸 본적도, 왠만해선 화도 잘 안내던 해군이는....변.했.다.
대체 무슨 일 을 겪은건지.....
대화의 1/3 은 씨발, 씨발 거렸고.
대화의 1/3 은 고참 죽여버릴테야!!!!! 이거였고.
나머지....1/3은 그냥 꼬장 이었다.
"이 씨바랄. 그래서 그 고참 새끼가 나한테 막 그랬거든? 그래서 막 그런거 였고? 아 완전 어이없지 않냐?"
그렇다...신임하사때 이미 구타 및 가혹행위를 많이 겪어본 나와 ㅅㅅ이는 시큰둥 했었고.
지 혼자 격분하여 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욕 하고, 온갖 진상을 다 떨기 시작했고...
슬슬 챙피해져서 데리고 나갈려는 찰나.
왠 아저씨가 우리 앞 으로 와서는...
' 많이 시끄러운데 조용히 좀 해줄래요?' 라고 타이르셨다.
당연히 너무 창피해서 고개도 못 들고, '네.네.네 죄송 합니다. 금방 나가겠습니다.' 라고 ㅅㅅ이와 난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사과를 했다.
그리고.......대체 부대에서 무슨 일 을 겪은건지....
'아 진짜. 아자씨~ 있잖아요~ 군인은 왜 이리 힘든거 예요? 죽고 싶어요~ 어제도요, 막 제 위에 고참이요~'
하면서 알수없는 말로 횡성수설 하며 처음보는 아저씨 에게 하소연을 시작했고...
그 아저씨는...인자한 미소와 함께 묵묵히 ㅅㅅ이 옆자리에 앉아 얘기를 다 들어 주셨다.
"야, 얘가 왜 이래!!! 죄송 합니다. 죄송 합니다."
하며 사과를 해도, 그 아저씨는 "괜찮아요. 친구가 많이 힘든가 보네요?"
"예.....임관한지 얼마 안되었거든요...... 아직은 많이 힘든가봐요......"
"그래요. 옛날이 다 그렇지만, 저도 저 친구 나이땐 엄청 맞고, 욕 먹고, 사소한 걸로 고참한테 빳다 많이 맞았거든요?
그래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부대네에서 구타나 가혹행위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니까 점점 더 좋아지겠죠?
젊은 친구. 힘내요!" 하며 웃어 주셨다.
그리고....내 친구 해군이는......
웨엑~~~
...............저 좋은 얘기를 듣고도, 호프집 매장 안에서 오바이트를 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예인이 되어버렸고.
당황한 인상 좋은 아저씨도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 가려는 찰나...
"근데...아저씨는 누구세요? 군인 이세요?"
라는 ㅅㅅ이의 질문에 못 볼것을 본 것 마냥, 해군이를 혐오하는 눈빛으로...
"나 UDT 원사 인데.... 저 친구 이름 좀 알려 줄래요?" 라고 되물어 보셨다.
.....................자살 할려나.........?
해군이는 오바이트 하고 알바생 한테 질질질 화장실로 끌려 가버렸고, ㅅㅅ이와 난 멘붕에 와서 벙찐 그 상황....
이름 알려주면 자살할것 같은 느낌에... (아까 진상 떨면서 자기가 해군인걸 말 했었다.)
어찌하리..하고 있는데....
"지훈이요. 이지훈." 이라고 ㅅㅅ이가 해군이의 이름이 아닌, 흔하디 흔한 남자 이름을 알려 주는 것 이었다.
"그래요. 저 친구 정신 차리면 다음부턴 조심 하라고 전해주고, 조심히 들어가요"
정말 그 이름을 믿은건지, 속아 준 건지... 별 다른 말씀 없이 그 UDT 원사님은 본인 테이블로 가셨고...
"나 살면서 UDT 처음봤어..."
"이 근처가 해군이네 부대잖아........."
란 우리의 멘붕 현장만이 남아 있었던 것 이었다....
다음날, 역시나 필름이 끊긴 해군이 한테 이 서글픈 현실을 전해주니....
"나 자살할까...........?" 란 고민을 진지하게 했었고.
다행이도 아무일 없이 조용히 넘어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만... 해군이는 제대하는 그 날 까지 술버릇이 개 같아져서 ㅅㅅ이와 날 참 힘들게 하였고.
ㅅㅅ이와 난 장기 가 되어 계속 군생활을 하고 있지만, 해군이는 군복무 4년만 채우고, 얼마전 제대를 하게 되었다.
군대......아.아.아.
그 곳은 어떤 신비로운 곳 이기에...
얌전한 사람은 흉폭해 져서 제대하고, 성질 더러운 사람은 얌전하게 만들어 제대하는지...
그것은 아직도 미스테리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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