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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올라오렴…어떤 모습이어도 엄마 아빠 눈엔 예쁜 꽃이란다”
게시물ID : sewol_261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닥호
추천 : 10
조회수 : 64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5/08 15:33:27
http://hani.co.kr/arti/society/area/636028.html?_fr=mt1r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어버이날’
딸 잃고 애끊는 유경근씨
실종 학생 그리는 부모 심경 전해 

“카네이션 대신 자식 영정에 국화”
분향소의 유족들 비통에 말 잃어

“너무나 처참한 모습이 부끄러워 그런 거니…. 너희가 어떤 모습으로 올라와도 엄마 아빠 눈에는 너무도 예쁜 꽃이란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서 올라오렴. 모두 손잡고 어서 올라오렴….”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유예은(17)양의 아버지 유경근(44·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씨는 어버이날을 맞아서도 부모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실종 학생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부모들의 심경을 이렇게 전했다.

유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딸을 그리는 심경을 절절히 담은 글을 <한겨레>에 보내왔다. 그는 이 글에서 “이제 집에 가자…. 엄마한테 가자…. 수학여행 간다고 집을 나선 지 꼭 열흘 만에 (예은이는) 그렇게 타보고 싶다던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왔다”고 적었다.

이젠 사랑스러운 딸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영영 받을 수 없게 된 유씨는 “예은이 생각할 시간을 줄이려고. 집에는 늦게 늦게 들어갑니다. 빈자리를 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적응해 보려고요. 예은이 없는 나를…”이라며, 예쁜 딸이 떠난 뒤 채 한달도 안 돼 맞이하는 ‘슬픈 어버이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봤을 때 “예은이가 ‘아빠! 왜 나를 몰라봐? 나 예은이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내가 얼마나 힘들게 나왔는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썼다.

유씨처럼 ‘잔인한 어버이날’을 맞게 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유족대기실도 하루 종일 애통한 분위기였다. 한 유족은 “카네이션 받아야 할 부모가 자식 영정에 국화꽃을 올려놔야 하는 고통을 누가 알겠느냐”며 울먹였고, 또다른 유족은 “내겐 이젠 어버이날이 없어졌다”고 힘없이 말하기도 했다.

유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유족들의 심경과 실종자 수색 상황 등을 꾸준히 전해왔다. 유씨는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 올린 글에서 “어린이날이었네요. 차 막히고 사람 많은 데를 싫어하는 아빠 때문에 분명 멀리는 못 갔을 거고. 맛난 거 좋아하는 예은이 데리고 외식하러 나갔을 텐데. 음식이 나올 때마다 와~ 감탄하며 연신 사진 찍고 친구들에게 자랑했을 텐데. 이런 작은 행복조차 지켜내지 못한 못난 아빠는 죄인이지요. 아주 큰 죄인이지요”라고 썼다. “다른 모든 상처는 하루이틀 지나면 아물기 시작하는데, 왜 이 상처는 갈수록 더 아픈 건가요”라고도 했다.

딸의 장례를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에는 “예은이의 영정 아래 누웠습니다. … 잠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하지만 예은이가 공포와 절망에 빠졌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바로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씨는 지난 2일에 올린 글에서는 “이제 가만히 기다릴 수 없습니다. 가만히 기다리라는 말 듣고 얌전히 있다가 죽었습니다. 앞으로는 언제 어디서든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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