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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가 환생을 믿게 될 수밖에 없도록 한다.
맺지 못한 인연은 한이 된들
너는 하늘의 자유로운 새가 되고
심해의 나는 초라하게 굽은 등을 가져
상극에서 서로를 알지 못한 채 시간이 변해도
어쩌면 새우란 바닷가까지 거슬러 부리의 밥 될지는 모를 일 아닌가?
그렇게 움직이는 낙원에 닿기를 평생 꿈꾸다 다시 윤회란 게 올 것이다.
비로소 향기만이라도 스칠 수 있다면
겨자씨만큼의 무게와
깃털 중 한 오라기 실의 감촉도
나는 널 감지하여, 놓치지 않을 준비가 항상 됐소.
좋아합니다, 그 한마디 말을 늦지 않게 할 용기,
내 심장은 그 자체로 태어났단 걸 깨닫는 순간일 테다.
# . 경황없이 잘 모르고 주신 거라면, 어떠한 위험 물질도 달콤했으리라.
만약 우리가 피부, 종교, 신념이 다른 인간으로 태어나
두 번은 안 오게 될 낯선 곳에서 조우한다면
설령, 전쟁터에서 각자 총구를 겨누는 역할이어도
필시 방아쇠가 고장 나거나, 불가사의한 힘이 작용해
나는 널 운명적으로 구하지 싶고,
기관총 반격이 온몸에 내리꽂힌들 윤회란 게 또 올 테니
그 몸의 죽음은 시름이 가벼울 거라 장담하오.
# . 아프지 마라, 너의 감기도 나에겐 죽을병이 된다.
후에, 나무나 바위나 미생물 혹 이름없는 것으로 존재를 새롭게 명받아도
할 수 있는 모든 이로움으로,
탄생의 이유가 널 위하는 일에 귀결될 걸 의심치 않는다.
네가 병원체로 앓게 될 때 나는 긍정적인 미생물이 돼 치료를 도울 것이며
어디서든지, 무엇으로도, 언제까지나, 단 하나만을 위할 수 있다고,
이기적인 소원으로, 그녀를 행복하게 해달라 빌 것이다.
# . 시간을 초월하여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널 기다리는 일이 그렇다.
비록 이 글 쓰는 이번 생은
백만 번이고 절대 익숙해지지 못할 것인,
바로, 너와 이어질 수 없던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숙명처럼 무게를 안 절망 속에서 윤회를 믿게 된 까닭은
길고 긴 시간이 돌고 돈 한 차례 수명쯤은
함께 하고픈 이야기가 마침 꿈으로 끝이지만도 아니리란
그런 기대가 있기 때문이오.
# . 운명의 칼을 쥔 조각가처럼 뼈를 깎고 거듭 태어나리라, 네 곁에 숨 쉴 때까지.
매일 밤, 윤회를 바란 기도가 실제 자살이었다면
나는 천 번 가까이 주마등을 체험하고도
뭐 하나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한낱 속인의 그릇 지녔지만,
덧없는 걸 쫓지 않았다고...
굴레에서 초연한 자가 이 사랑의 번민을 혀 찬다면
내 심정은 열반에 든 부처의 목도 조를 수 있소.
유, you, 독존. 이 세상에 그녀보다 존귀한 사람은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