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몸살로 인해 오늘 컨디션은 영~~
도저히 남편의 저녁을 챙겨줄 수 없을 것 같았다.
남편에게 오늘만 알아서 챙겨 먹으라하고는 방에 들어와 쉬고 있는데,
부엌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나가봤더니.....
남편은 냄비에 라면을 넣기는커녕 되려 끓인 물을 라면 봉지 속에 붓고
있는 것 아닌가.;;; 뭐하자는 시츄에이션!!!!!!!!!
나 - 지금 뭐하는 거야!!!???
남편 - 이거 뽀글이, 군대에선 다들 이렇게 먹어~~
오랜만에 생각나서 먹어보려구~~ 이렇게 먹으면 설거지 할 걱정도 없어!
맛도 더 좋구!! ^^ 완성되면 먹어봐 뿅 갈지도 모른다우...ㅋ
난 남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봉지틈새로 솔솔~
새어나오는 라면의 향기가 나의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하더니만
어느새 나의 몸뚱이를 식탁 앞에 앉혀 놓았다.;;;
뽀글이를 오붓하게 나눠먹는데 남편은 어느덧 군대시절 추억 속에 잠겨
군대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며 라면과 함께 추억도 먹고 있었다.
평소에는 달갑지 않던 얘기들이었지만 뽀글이 맛에 반해서 인지 오늘만큼은
그 추억 속 이야기에 나도 흠뻑 빠져들었다.
군인들이 냄비가 없어 봉지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기 시작하며
탄생된 군대 간식이자 군인들의 영원한 동반자라는 뽀.글.이
도구가 없으면 없는 대로, 만들어 먹는다는게 대단한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나 현재 군 복무 중인 장병들,
앞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할 이들까지 모두 진정한 남자!!
또 먹고 싶은 분이 계실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