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히는 라이트 노벨계에서 기념비적인 존재입니다. 하루히를 기점으로 라이트 노벨이 주목받고 활성화되기 시작하죠.
복선과 적절한 스토리와 캐릭터성 모두 다 갖춘 놀라운 퀼리티. 하루히의 소실에서 정점을 찍은 존 스미스 스토리. 완성된 세계관과 치밀하게 계산된 스토리.
단순한 캐릭터 장사가 아니라 스토리 그 자체로부터 기존의 그럭저럭한 라이트 노벨을 뛰어넘는 작품이었죠. 지금도 저는 하루히 이상의 충격과 역량을 가진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에반게리온을 원작만 따지고 보면 하루히 쪽을 훨씬 재미있게 봤습니다. 라이트노벨은 물론이고 그 범위를 넘어서도 충분히 가치를 지닌 작품이예요. 모에 뿐이었다면 그 정도의 센세이션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모에물이라고 하기에는 좀 미적지근해요. 지금의 캐릭터만 나와서 티타임이나 하고 그런 게 아니죠. 그렇게 캐릭터성이나 서비스신으로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캐릭터들을 끌고 나가죠. 지금 모에물이 판 치는 것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죠. 지금은 모에가 우선이라면 그 때의 모에는 일종의 소스같은 것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