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욕심이 과한걸까요?(스압주의)
게시물ID : gomin_2621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lfiop
추천 : 0
조회수 : 3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1/06 17:57:01
저는 휴가나온 군인입니다.
올해들어 23살 됫구요..

너무나도 그리운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고2때..2007년 겨울, 저에게 수줍게 초콜릿과 쪽지를 건내주며 다가왔던 나보다 한살 어렸었던 그 아이.
'혹시 방해가 안되신다면 010-xxxx-xxxx로 연락 주세요'
정말 엄친딸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이쁘고 공부도 잘했었던 아이.
그 아이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저 또한 관심을 갖고있었지만 여자에관해서는 너무나도 쑥맥이라
그저 '예쁘구나' 라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저에게 관심을 표했었습니다.

수줍게 어색한 대화만 나눠도 좋았었고
서로 마주보고있기만해도 좋았었었습니다.
하루는 이불에 누워 뒹굴거리는데 그 아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오빠, 오늘 밤새 공부해요 먼저 잠든사람이 소원들어주기' 
시험이 얼마 안남은터라 같이 열심히 공부하자는 의미였습니다.
정말 유치함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화이지만 학생다운 발상 아닙니까?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울수있을까?
ok싸인을 보내고 한시간간격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로 잠들었는지 공부하고있는지 확인해가며
그렇게 두세시간 흘렀을까.
그냥 저는 잠들었습니다. 차라리 제가 소원을 들어줘야 맘놓고 데이트약속을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 아이의 소원은 데이트.
그렇게 전 크리스마스때 영화나 보여주겠다며 명동으로 갔고
그때 마침 청계천 완공될시기라 인파도 가득하고 루미나리에 불빛이 화려할 때 였습니다.
우리가 함께 본 첫 영화는 '용의주도 미스신'
영화를 보고 완공된 청계천을 구경하러갔는데 역시 첫날이라그런지 사람이 좀비떼마냥 많았었습니다.
사람들속에 파묻혀 자꾸만 뒤로 밀려가는 그 아이의 손을 멋대로 꽉 잡고 빠져나오며
그 손을 놓지않그 그 아이 집에 데려다주었습니다.

문자를 보냈습니다. 함부로 손잡아서 미안하다고.
괜찮답니다. 와 시발 진짜 그때생각하면 아직도 미소만 나옵니다. 아빠미소.
그렇게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하루에 짧게짧게 만나며 지내면서 자연스레 말을 놓게되고
조금은 애교와 장난도 섞어가며 가까워질때쯤 그 아이가 물었습니다.
'오빠, 오빠는 내가 좋아??', 그 질문에 전 무의식적으로 '당연하지 내 여자친군데'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베시시 웃으면서 '나도 좋아 내 남자칭구니깤'
라고 했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여느 다른 커플들처럼 '우리 오늘부터 1일!' 이라고 정하고 사귄게 아녔습니다.
자연스레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감정을 말하지않아도 알게되었고
서로가 서로의 삶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구나를 느끼게되면서 오랫동안 교제를 했습니다.
우리의 첫데이트, 첫키스..그 아이가 내게 해주었던 이벤트.
그 아이에게 잘보이고싶어서 어설프지만 친구들과 함께 준비했던 그 아이의 생일날.

그렇게 약 3년가량을 만나왔습니다.
많은 다툼도 있었고 서로의 몰랐던점을 많이 알아가기엔 충분한 시간이였습니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않은 저는 부모님과 정말 다정하게 지내는 그 아이의 모습이 좋았었고.
정말이지 너무나도 순수해서 TV에 나오는 여주인공이나, 책속의 인물에 빠져들면
몰아일체가 되어 그 주인공의 삶을 마치 자신이 살고있는것처럼 빠져들때가 있어도
물론 심각한수준은 아니지만 그 모습조차도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정말 여타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달랐습니다. 저보다 어리지만 나보다 훨씬 멘탈도 甲이였고
그래도 어린아이는 어린아이인지라 사소한 투정은 많았지만 그정도는 여자라면 다 가지고있는
충분히 이해할만한 투정들이였습니다.

반면에 저는 너무나 철이 없었습니다.
입만살고 자존심만 강했던 저는 약한모습 보이는걸 누구보다 싫어했고
그 아이가 사랑한다는 말 해달라고 할때도 그런말 자주하면 무뎌진다고 둘러대며
살가워서 싫다면서 제대로 해주지도 못했습니다.
얕은 잡지식만 가득했던 저는 그 아이가 투정부릴때마다 오빠답게 받아주지 못하고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었고
여자친구보단 친구들을 더 중요시하며 그 아이의 데이트도 무산시켰던적이 많습니다.
지하철 두정거장밖에 차이 안나는 거리면서도 늦은시간 그 아이가 보고싶다고 데리러와주면 안되냐고 
물을때도 바쁘다면서..사실은 귀찮았었던게 더 컷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그 아이에게 실망만 안겨주었습니다.
그 아이와는 달리 공부도 못했고 성질만 사나웠던 저는 몇번이고 그 아이에게
나같은놈 오래 만나면 너만 고생이라며 헤어지자고 상처만줬고
그럴때마다 그 아이는 울며 절 붙잡고 왜 그렇게 삐뚤어진 생각만 하냐며 절 야단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그 아이에게 상처와 실망만 줬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리 철이 없었는지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고3 수험생 현역때, 전 이미 대학을 낙방했습니다.
수능공부에는 턱없이 재능이 없었는지 생각처럼 그리 좋은성적을 걷진 못했습니다.
수능을 두번째 치던 해에 그 아이도 같이 수능을 쳤습니다.
항상 전교 3등안에는 꼮 들었었던 아이였습니다.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게 '혹시 날 만나면서 그렇게됫나' 싶었습니다..
이제 한참 대학을 어디로갈지 신경이 날카로운 2010년 1월.
서로가 예민햇던 시기에 서로를 위해주진 못할망정
저는 그 아이에게 약한모습만 보였었고, 그 아이도 제가 자신을 감싸않아주며 위로가 되어줬으면 했지만
전혀 그런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제가 기대려했으니
지금껏 축적된 실망감이 터졌나봅니다. 헤어지자고합니다.

그런말을 듣고나서..잘 지낼리가 있겠습니까.
뭐 여타 드라마나 영화, 슬픈노래처럼 맨날술이야 너땜에 잠도못자.
이런건 꼴값이고 그냥 그 못지않게 마음 한구석이 적적했습니다. 
허나 아무리 심하게 싸웠어도 길어야 1~2주면 다시 연락해서 서로 미안하다고
그렇게 다시 원상복귀하던게 저희였습니다.
이번에도 그럴줄알았습니다.
1주..2주...3주....
한달이 흘렀습니다.
정말로 이대로 끝인가 싶었습니다.
지금생각하면 이때 제가 먼저 연락을 해서, 사과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되었을까..싶습니다.

한달정도 더 시간이 흐르고

저는 충남 공주에있는 모 대학에 입학하게 됫습니다.
웃긴건 이곳보다 낮은학교도 떨어졌는데 이곳만 붙었다는거
무엇보다 그 아이가 붙은 학교 바로 옆학교라는것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있지만 그 아이는 모릅니다. 저도 어디서 그 아이의 소식을 줏어들었으니..
그러던중 2010년 3월.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장난전화겠거니 하고 퉁명스럽게 전활 받은 저는 그대로 얼음.
그 아이의 목소리입니다.
어디냐고 묻습니다. 대화가 오갑니다. 그 아이는 놀랍니다, 제가 옆학교에 다니는게.
서울에 살고있던 저는 이떄당시 자취방을 구하고 혼자 살고있엇습니다.
만나자고합니다.
만났습니다...그날도 전 친목다진답시고 회식자리에서 간단히 한잔했었습니다.
취기가 살짝 올라서인지, 멀리서 기다리고 있는 그 아이의 모습을보니
다짜고짜 와락 안았습니다. 너무 보고싶었다고.
허나 그 아이의 표정이 예전같지가 않습니다.
일단 어디든 들어가서 대화를 해야할것같기에 늦은시간이라 제 자취방에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공백이었던 두달간 어떻게 지냇었는지..
그 두달사이에 그 아이는 예전 남자친구도 만났었고
그 예전남자친구로인해 저에게 받았던 상처를 그나마 무뎌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예전남자친구란새끼가 더욱 상처를 벌려놓은꼴이 됫다고..

기분이 참 야리꾸리했습니다. 난 두달간 그래도 못잊겠다고 친구들한테 하소연하며
술자리때마다 항상 그 아이 얘기뿐, 어떻게 되돌릴수없을까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지금 바로 그아이 앞에있는건 나니까
예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다시 희망을 가졌습니다.

허나 헛된 망상이엿나봅니다.

그 아이의 자취방에 데려다주면서 그 아이 방에 걸려있던 사진들을 보게됫습니다.
저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은
단 한장도 없었습니다.
그 예전남자친구란 녀석과 찍은 사진만 걸려있을뿐....
용기내서 그 아이에게 고백했습니다. 예전처럼 돌아갈 순 없겠냐고.
돌아온 대답은 더 이상 오빠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없다고.


자취방에 돌아온 후.
그 예전남자친구란녀석에게 분노를 터트렸습니다.
그녀석은 익히 제 이름을 들어서 저의 존재는 알고있었나봅니다.
제 이름을 말하자마자 당황합니다.
침착하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 아이랑 계속 만나라. 어차피 난 이제 그 아이 남자친구도 아니고
곧 군대를 갈 생각이니까 꾸준히 만나줘라.
만날거면 계속 책임지고 아니라면 두번다시 연락하지말라고 시발!
근데 이놈새끼가 죄송하다며 안만나겠다고합디다.
야마솟구치는 대답을 들은 저는 !@#$@%!^아오씨발
무튼 이렇게 그 전 남자친구라는녀석은 떨어져나가고..
물론 이 사실을 그 아이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결국 저에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동안에 내가 알던 그 아이가 맞나 싶을정도로
완벽하게 떠나갔습니다.
혼자 이불에 누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어쩌다 이렇게 되엇을까..고민하며
그렇게 전 군대로 떠났습니다.



지금 그녀의 곁에는
그녀의 학교 선배가 있습니다.
예전부터 우리결혼했어요에 나온 이석훈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매일같이 오빠는 이석훈처럼 나한테 잘해주면 안되?! 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더니
결국은 이석훈과 닮은, 정말 그 아이한테 따듯한 남자에게 갔습니다.
노래가사처럼 나보다 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하길바래?
개소리하지말라고, 정말 나보다 잘난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는걸 보니
너무나도 속상해 미칠것같습니다.
그 아이 머릿속에서 더이상 나는 예전남자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텐데
왜 저만 멈춰서서 지지리 궁상인지 미칠것같습니다.


다시 되찾아오고싶습니다.
아직은 그 아이 곁에있는 그 선배가 저보다 더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잃어버린것들 모두다 찾아오고싶습니다.
만났던 시간 3년, 저 혼자 그리워한시간 1년반 ..
제 욕심이 과한걸까요?
단순히 제가 아직까지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이런걸까요;
그 아이 생각 안하려고 바쁘게 지내고 다른여자를 만나봐도
그러면 그럴수록 그 아이의 향수가 더욱 짙게 느껴집니다.
아 진짜 이러다 스토커될까봐 제 자신도 제가 무섭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