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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1일 1문구] 성
게시물ID : readers_262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프대위
추천 : 2
조회수 : 1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02 00:30:31
우리는 결과만 보았지만 그 애는 원인을 보았고, 우리가 모종의 수단에 희망을 걸고 있을 때 그 애는 모든 게 결정돼 버렸음을 알고 있었어요.
우리는 속닥거려야 했던 반면, 그 애는 침묵하기만 하면 되었어요.
그 애는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살았고 그런 생활을 그때도 지금처럼 견뎌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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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유작 <성>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오늘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판도라가 상자를 열자 모든 악이 세상에 퍼져나가고 가장 마지막에 희망만이 남아있었다는 이야기는,
결국 희망이 그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는 그런 말씀이셨죠.
 
카프카만큼 그런 인식을 명확히 보여주는 작가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기다리죠. 이 책 <성>의 주인공도, <심판>의 주인공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기다리면서 희망을 품지만, 그 희망이 확실한 것이 아니기에 동시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어쩌면 그들을 고통스럽게 한 것은 기다림이라는 희망일지도 모르지요.
 
이 책 <성>에는 이런 문구도 나옵니다.
 
여주인의 위협이 K는 두렵지 않았고, 그녀가 그를 붙잡아놓으려는 수단인 희망이라는 것에도 싫증이 났다.
 
그렇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있는 이유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희망이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일까요? 혹은, 희망이란 정말 부질없기만 한 걸까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모두가 나름의 답을 생각해 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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