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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홈리스 될 뻔......
게시물ID : gomin_2623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뿌잉뿌잉Ω
추천 : 1
조회수 : 44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1/06 23:08:19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26살 처자입니다.
반오십을 살면서 별의 별 일을 다 겪었지만 하.. 정말..

세상 각박하고 무섭고 돈이면 다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었던 일을 방금 전에 겪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부터 월세 자취를 하다가

대학원에 재학하고 어머니께서 큰맘먹고 전세를 얻어주셨습니다.
(저 그렇다고 등골브레이커는 아니에요... 아르바이트도 계속 했고
장학금도 5종이지만 계속 받았..그래도 등골브레이커긴 하네요....어머니 사랑해요)

아무튼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 할아버지께 1년 살고 연장을 더 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는데 .. 중간에.. 주인 아저씨가 바뀐겁니다. 어떤 부부 내외분으로...
그래도 이전 계약대로 이행한다는 편지를 받았고 그렇게 1년을 한달 앞 둔 1월 4일.

계약 만료일이 2월 5일까진데 정확히 한달 하루 전.

"전세 기간이 끝나면 월세로 전환할테니 참고하세요."

읭? 참고?? 참고??? 
저는 주인아주머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주머니, 201호 전세 사는 학생인데요.. 월세로 바꾸신다는 문자 받고 연락드려요
죄송하지만 제가 이 집 들어올땐 1년 후 연장한다는 조건에 계약한건데.. 전 주인아저씨한테
못들으셨죠? 저도 아주머니께 미리 얘기를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그런데 제가 아직 한 학기가 남아서 1년까지는 아니고 6개월 만이라더 더 연장하면 안될까요?"
대충 이런 내용을.. 정말 공손하고 불쌍한 말투로 말했어요.
전 세입자나부랭이고 집주인님이시니까요...

그런데 아주머니는 제 말을 듣고 한숨을 쉬시더니..
"그렇게는 안되죠.. 그건 학생 사정이고.. 저희 2층 공사도 해야하고
.. 전세기간 끝나면 월세 바꿀거에요. 6개월 월세사세요 그럼"
하며 딱부러지게 말씀하시더라구여.. 아놔
그래서 "제가 학생이라 돈벌이가 없어서. 월세를 못해요.. 그래서 전세 사는건데..
6개월만 안될까요? "하면서 불쌍드립을 쳤더니 아저씨랑 얘기하고 전화해준다며 
말하는 도중에 툭 끊더라구여.. 하.....ㅅㅂ집없는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아이고,, 저는 그 전화 받고 너무 서러워서 하루종일 울면서 주인부부내외분의 욕을 했어요
염병할 임대차 보호법을 말씀드려도 말귀를 못알아쳐들으셨어요.

그러다가 오늘 친구가 저희집 놀러와있었는데 그 때 집주인한테 전화가 왔어요.
주인아저씨랑 얘기를했는데 안되겠대요.
저번보다 더 매몰차게 학생사정 왜 봐줘야하녜요.
그래도 끝까지 겸손하게 "이런 말씀드려서 죄송한데.. 제가 법무사에서 일해본 적이
있어서 알아봤는데 (레알 일했었음) 임대차 보호법이란게 있어서
1년을 계약했다 하더라도 2년까지는 거주를 주장할 수 있어요. "
하며 다시 법 얘기를 했더니 
"아니 2년이고 1년이고 계약서대로 하겠다는데 왜그래? 이해가 안가네? 거참. 내가 당장 나가라는 것도
아니고 한달 전에 말하는 건데."

여전히 귀가 어두우세요.

"아니 계약서대로 하신다면, 저도 법대로 하면 아주머니가 나가라신다고 해서
무조건 나가야할 이유가 없어요. " 했더니 아저씨가 바톤을 이어받으셨어요.

너무 서러워서 또 눈물이 나서 저는 친구에게 터치를 했어요.
친구는 예전에 세탁소에서 비싼 옷을 걸레로 만들어놓고 보상해달라하자 도둑년 취급받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마음 속 깊은 빡침이 있었더랬어요.
친구는 조금 격앙됐지만 논리적으로 대응 했어요.
아저씨가 월세 안할거면 전세금 3000천올려달래요.
그러면서 요새 뉴스도 안보녜요.

야 ㅅㅂ 여기가 서울이냐. 지방 촌구석에서 원룸하나에 4800이냐.

이 전세금도 겨울에 어머니가 힘들게 장사하셔서 번 돈으로 마련한건데
3000만원 얘기하니까 너무 어의가 없고 화가나서 계속 눈물이 났어요.
아아 진짜.. 정말 주인 내외분이 돈에 굶주린 좀비들 같이 더럽게 느껴졌어요.
생각해보면 공사해야하니까 전세기간 끝나면 월세로 바꾸라는 말이 앞뒤가 전혀 안맞았어요.
전세할땐 못하는 공사가 월세살땐 어떻게 가능한지 물어봤더니
말씀을 못하세요..

통화가 길어져도 얘기가안통하자 제 마지막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끊었어요.

그리고 부동산에 전화해서 억울억울 얘기했어요.
부동산 아줌마도.. 그 집에 전세 2명을 소개시켜주고
오늘 걔들이 이사했는데 다시 전화가 와서 주인들이 월세로 바꾸라 했다며
골치가 아팠대요. 엄연히 임대차보호법이 있는데 왜그러냐고.
아줌마가 전화해서 얘기해보겠다하셔서 일단 기다렸어요.
잠시후 주인 아주머니께 전화가 와서 
학생 사정 봐주겠다며 생색을 내기 시작해요. 세상에서 제일 인자한 목소리로
6개월 더 살래요. 그래서 부동산 아주머니랑 통화하셨냐고 하니까 아니래요. 
그러면서 개생색내는거에요. 어머 ㅅㅂ 마 돈나 감사하네요.

아무튼 잘 해결이 되어서 부동산 아주머니께 감사하다고 연락드렸어요.
주인아주머니랑 통화하셨냐고 여쭤봤더니 했대요.
하.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고 굽신굽신하며 끊었어요.
학생이라니까 무시하면서 제 말 듣는 척도 안하다가 
거래하는 부동산 아줌마한테서 뭐라뭐라 얘기 들으니까 바로 꼬리내리시는 걸 보니
정말 정말 더러워서 닭살이 돋았어요.

솔직히 주인 내외분도 이해가 되요.
원룸건물은 샀고 본전 뽑고 싶은데 전세살면서 월 3만원 관리비내는 년이 얼마나
얼마나 꼴보기 싫었겠어요.
세상에서 돈이 최고인걸요.


그런데 돈보다는 법이 최고인거같아요.
그니까 우리 투표 잘해서 법 잘만드는 사람 뽑아요.
그리고 집없는 서러움 ㅈㄴ 큰거에요. 진짜. 
하.. 이겼는데도 너무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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