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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1일 1문구] 롤리타
게시물ID : readers_26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프대위
추천 : 2
조회수 : 4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16 23:47:15
지금 나는 들소와 천사를,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물감의 비밀을, 그리고 예술이라는 피난처를 떠올린다.
너와 내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이것뿐이구나, 나의 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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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에서 발췌한 문구입니다.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이렇게 시작하는 소설의 첫 단락 만큼이나 유명한
소설의 마지막 단락을 가져왔습니다.

나보코프는 본래 러시아 태생인데, 러시아 혁명 이후 스탈린 정권에 염증을 느끼고
미국에 망명하여 영어로 글을 썼다는군요. 이 책 <롤리타> 역시 원문이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외국어로 글을 쓰면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능이란 게 있는 걸까요?
쿤데라도 본래 체코인이면서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고 하고.. 베케트도 그렇고...
외국어로 글을 쓰면서 서투르면 모를까,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들이라뇨.

글은 쉽지 않고 두서가 없지만, 나보코프는 글의 마지막에서 소설의 목적을 이처럼 분명하게 밝혀놓습니다.
어쩌면 모든 소설들이 추구하는 목적일지도 모르겠군요.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물감이 되는 것,
주인공 H. H가 롤리타의 이야기를 남겨놓은 것 - 그리고 나보코프가 그의 입을 빌려 이 미친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
그 목적은 결국 동굴의 벽에 들소 한 마리를 그려놓는 것, 그렇게 영원히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요.

여담이지만 롤리타라는 소설이 유명해지면서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용어가 나오기까지 했지만
소설 속 롤리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아마 13-14세 가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기다 서양인의 성장속도가 동양인보다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앳된 티가 남아있긴 해도
어느 정도 성인의 모습을 갖춘, 사춘기 무렵의 소녀의 모습일 거라고 하더군요.
물론 소설 속 미국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듯 떳떳하다고 할 사랑은 아니겠지만,
오늘날 '로리'라는 단어에서 읽히는 어린 여자아이의 이미지와는 크게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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