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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부터 기다려왔소.
게시물ID : readers_263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7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17 0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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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꽃구름 속에서,

두 동강 난 옥가락지 조각 같은 달 하염없이 보며

언젠가 보름이 훤히 찰 때 다시 만나

꼭 맞게 끼워 드리겠다고

사실 난 갯가 바위에서 천 년 뒤의 흐름을 기다린 도령이오.
서늘하나 더우나 하루도 누락 없이 문지방을 나섰고
동틀 무렵의 희끄무레한 햇과 바람과 비가 다 생생하오. 
꼬리 긴 별빛마다 천운에 드릴 사연과 앙망을 놓치지 않았소.

이보시오, 여인이여.

그렇게 나는 이미 천 년 전부터 당신을 기다려 왔소.

옥황도 이 사랑이 갸륵하였는지

어렴풋이 잇닿은 전생의 기억날처럼

참으로 오래 그리워하였소.

상투와 부채와 저고리를 내려 두고

버선도 벗고 뒷짐 풀어 반기겠다.

믿을 수 있겠소?

나도 내 모습이 새삼 현대스러운 게 믿기지 않는 다오.

그러나 하늘은 반드시 변하지 않는다고

내 그 불변에 맹세했으니

결실이 틀어질 일 없다 믿었음이

천 년 후에 그대로 하여금 지켜졌소.

애만지는 손끝이 하나로 닿았소.

이보시오, 여인이여.
꼭 맞는 가락지 맞추러 보름 찬 바다로 갑시다.
허락 준다면 긴 밤을 메울 옛이야기를 들려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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