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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나간 이별에 춥지 말자.
게시물ID : readers_264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4
조회수 : 26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21 0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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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시린 눈꽃이 녹지 않고도 노란 햇살에 물들 수 있을까?
끝없는 내리막길에서 부푼 눈 뭉치 그 외로움도
온기가 모락 핀 주먹밥처럼 부서져 삼켜질 수 있을까?

이 방 안에 나를 온전히 혼자 있게 둔 거울과
이 방 안에 나를 온전히 혼자 있게 둔 겨울은, 한 끗 차이.

겨울이 눈물을 얼린 거울 앞에
나는 완벽한 나를 본다.
거울처럼 서 있는 자가 모든 걸 다독여 준다.
그는 전부 알고 있는 듯
나와 같은 모습으로
나와 같은 심정으로
원 없이 쌓인 눈을 녹여
함께 울고 흐르다가 지쳤고
긴 밤은 잠잠해졌다.

시린 눈꽃이
부푼 눈 뭉치가
노란 햇살로
주먹밥으로
느껴지는 것은
허황이 아녔다.

나를 너무 잘 안 그 사람이 있어
위로받는 형태의 그 사랑이 있어
그 속에 파묻혀 버렸다.

우리가 만났으니 이제 지나간 이별에 춥지 말자.
그도 역시 같은 걸 알고 있었기에
나도 역시 같은 걸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완벽한 우리를 보았다.
 
각자의 겨울이 눈물을 얼린 거울 앞에 서 있던 우린
서로의 이별을 자신처럼 아파했고
위로 나눴고, 시선을 공유했다.

같은 질량의 이 별과 이 별이 충돌해 다 박살 나리라.
그 잔재 위에서 싹 튼 시간 다시 진실한 만남은

겨울조차
따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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