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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오유 공포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2640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티타노마키아
추천 : 40
조회수 : 3251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2/28 01:01: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2/27 17:56:09
1
살인사건.
 

어느 날, 
A씨는 귀가하는 길이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곧 다음 층에서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척 보기에도 수상해 보이는 남자가 올라탔다. 


A씨는 왠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말 기분 나쁜 타입이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던 차에, 
이윽고 내릴층에 도착해서 나가던 도중 그 남자와 어깨가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A씨는 사과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얼굴만 숨길 뿐이었다. 
집에 돌아온 A씨는 옷을 벗다가, 
문득 아까 부딪힌 어깨를 보자,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A씨는 불쾌한 느낌이 들었지만, 
일 때문에 지치기도 해서 일단 잊어버리고 잠을 자기로 했다.


며칠 후. 
주말이 되어 A씨는 집에서 쉬고 있던 차에 '딩동'하는 차임이 울렸다. 
문 너머로 살펴보자 경찰관이 서 있었다. 
경찰이 말했다. 

"실례합니다. 
실은 엊그저께 이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탐문 중인데 혹시 누군가 수상한 사람을 본 적 없으십니까?" 

그러고보니 그 날의 일이 떠올랐다. 
A씨는 그 엘리베이터에서의 일을 떠올렸지만, 
요새 한참 피곤한 차에 이런 귀찮은 일까지 휘말리면 좋을 게 없겠다 싶어서 

"아니, 죄송합니다만 딱히 마음에 짚히는 건 없습니다."

하고 넘겨버렸다. 
그러자 경찰은 고개를 끄덕이고 떠났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A씨가 TV를 켜자,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의 살인사건이 보도 중이었다. 
그 범인이 체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 범인의 얼굴이 공개되자 A씨는 섬뜩한 느낌을 숨길 수 없었다. 


범인의 얼굴은 어젯밤 찾아온 그 경찰의 얼굴이었다. 


출처
오유 후루룩쩝쩝님의 글입니다. 



2
죽음으로부터의 초대.


내 아내는 정신 병원에 있다. 
아내는 지금 정신 질환과 알콜 중독치료를 받고있는데 모두들 내게 아내를 포기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아내가 얼른 치료를 마치고 내게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결혼할 무렵만 해도 아내는 지극히 정상적인 여자였다. 
아내의 부모님이 살해된 후 아내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으나 
나는 이기기 어려운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그러는 줄 알고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증세는 심해져 갔고 나중에는 부모님 뒤에 있는 하얀 손을 보았느니 하며 헛소리를 시작했다. 
그 하얀 손 타령은 끝내 아내를 내 곁에서 빼앗아 가고 말았다. 


아내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는 말을 듣자 마자 나는 퇴원 준비를 했다. 
그리고 아내의 부모님이 남겨주신 돈으로 조금이라도 아내가 편히 지낼 만한 좋은 집을 샀다. 
또 아내를 돌봐줄 아주머니도 구했다. 
퇴원한 아내는 조금 여위고 파리했으나 정상처럼 보였다. 
그리고 현실에도 적응하는 듯 보였다. 
나는 만족스러웠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내는 나 몰래 아주머니에게 돈을 주고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상태는 악화되었다. 
나는 매우 화를 내며 아주머니를 내쫓고 내가 몸소 아내를 돌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중대한 일로 출장을 떠나야했다. 
나는 난처했다. 
아내를 데려 갈 수도 그렇다고 아내 혼자 두고 갈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좋은 생각이 났다. 
아내에겐 친척이라고는 단 한 분 숙모님이 계시는 데 미망인으로 어린 외동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아내를 귀여워하시기에 부탁하면 잠시 맡아 주실 것 같았다. 
숙모 님은 예상대로 흔쾌히 승낙하셨고 나는 아내의 짐을 꾸려 숙모님 댁으로 향했다. 


숙모 님께 아내를 부탁하고 뒤돌아 나오는 데 갑자기 아내가 쫓아 나왔다. 
숙모님과 딸이 아내를 말리려고 달려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아내는 내게 매달 리더니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여보. 
여보. 
나 봤다. 
숙모 님 등뒤에 하얀 손이 보였어. 
정말이야." 

또 하얀 손 타령이야? 
나는 짜증이 났으나 숙모 님이 계셔 아무 말 없이 인사를 하고 길을 떠났다.


일을 마치고 아내를 데려오기 위해 숙모 님 댁으로 간 나는 깜짝 놀랐다. 
숙모님이 강도에게 끔찍하게 살해되어 경찰들로 와글와글했던 것이다. 
한 경찰관에게 물으니 아내와 아내의 사촌 동생은 경찰서에서 보호중이라고 했다. 
나는 아내가 걱정되어 한달음에 경찰서로 향했다. 

"여보 괜찮아?" 

아내는 반가운 듯 안기며 말했다. 

"응. 
그 봐 내가 하얀 손을 봤다고 했지?" 

나는 그만 아내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내가 그 얘기좀 그만 하라고 했잖아." 

그러자 한 경찰이 웃으며 말했다. 

"그만 하세요. 
여기 와서도 계속 그 타령인데. 
우린 진짜로 뭐라도 본 줄 알고 열심히 물었었는데 부인이 정신 질환을 앓은 기록이 있더라구요." 

아내의 사촌 동생도 잠이 들어 아무 것도 보지 못했고, 
아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만 계속한다며, 
아무래도 금품을 노린 강도의 우발적인 범행 같다고 말했다. 
나는 아내는 환자이고 사촌 동생은 어리니 집으로 데려가도 좋은 지를 물었다. 
경찰은 그러라고 하며 뭐라도 사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하라고 했다. 


새로운 아주머니를 구하고 그럭저럭 평화로운 생활이 이어졌다. 
갈 때가 없어진 아내의 사촌동생도 내가 부양하기로 하고 아내도 얌전해져서 만족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 동생은 내게 경찰서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왜, 무슨 일이니?" 

"별건 아닌데요. 
엄마가 죽던 날 일 중에 뭔가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그래? 
그치만 오늘은 곤란하구나. 
오늘 내가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좀 멀리 갔다와야 하거든. 
내일 데려다 주마." 

그때 갑자기 아내가 달려와 말했다. 

"여보, 
여보. 
나 유나(사촌동생의 이름) 등 뒤에서 하얀 손을 보았어. 
정말이야." 

"당신 또 왜 이래? 
다시 병원으로 가고 싶어?" 

"형부 화내지 마세요. 
언니야 나랑 방으로 가자." 

아내의 병이 재발한 걸까? 
어쩌면 다시 병원으로 아내가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슬펐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이었다. 
벨을 누르자, 
아주머니가 사색이 된 얼굴로 뛰쳐나왔다. 

"이를 어쩌면 좋아요. 
유나 아가씨가 많이 아파서 지금 병원에 계셔요. 
아저씨에게 연락이 안돼서 제가 오시면 알려드리려고 남아있었어요. 
세상에 독극물을 먹었대요." 

나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왜 자꾸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의아해하면서. 
내가 도착한 후에는 이미 유나는 죽어있었다. 
간호사에게 그 사실을 확인받는 순간 나는 맥이 빠져 잠시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때 아내는 웃으면 다가와 또 그 얘기를 했다. 

"여보, 
여보. 
나 유나 등 뒤에서 하얀손을 보았어. 
정말이야." 

나는 너무나 화가 나서 아내를 후려쳤다. 

"한 번만 더 그 소리하면 병원에 쳐 넣고 다시는 못나오게 할 테다." 

유나의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숙모 님이 많은 돈을 남겨 주셔서 어린아이의 장례지만 섭섭지 않게 치를 수 있었다. 
아내는 나에게 맞은 이후 많이 얌전해져서 오히려 풀죽은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아주머니에게 수고비를 주고 돌려 보낸 후 
나는 잠을 좀 자 볼 요량으로 침대에 누워 잡지를 뒤적이며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나는 아내의 방으로 갔다. 


아내는 화장대에 앉아 긴 머리를 빗어 내리고 있었다. 
나는 아내의 어깨를 부드럽게 안았다. 
아내는 갑자기 창백한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여보, 
여보 내 등뒤에서 하얀 손을 보았어. 
정말이야." 

정말이다. 
내 하얀 손에 쥔 칼은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었다. 


출처
오유 추파춥스님의 글입니다.



3
훗.


친구가 학교를 마치고, 
물론 야자까지 모두 마치고 집에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이상하게 버스를 타기 전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버스를 타고서 부터는 멍한 기분이 들었다 하더군요. 
마치 머리가 백지장처럼 아무것도 없는 듯한 느낌.
반사적으로 내려야 할 곳에서 내렸답니다.
근데 그곳이 외지인지라 사람도 없고 주위가 온통 논밭이었다네요. 
건너편으로 건너야 하는 상황이어서 한걸음 내딛은 뒤.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뒤로 발을 확 뺐다더군요.
순간 코앞을 스쳐지나가는 승용차 한대.
친구는 너무 놀라 뒤로 넘어졌다고 해요.


그런데.
아무도 없는 길에서 갑자기 바로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


"어쭈? 
제법이네?"


출처 
오유 카시르님의 글입니다.



4
11년전 실화.


저희집은 15층 짜리 아파트중 12층 입니다.
당시 제가 중학생이었는데 늦게까지 학원에서 자습을 한지라 집에오면 항상 12시가 넘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대충 이것저것 챙겨먹고 자리에 누우면 1시 쯤 되는데,
항상 1시만 되면 인터폰이 울리는겁니다. 
그 인터폰은 1층 자동문 앞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폰을 받으면 입김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끊깁니다.
그리고는 저희 집 12층으로 엘레베이터가 올라옵니다.
12층에서 엘레베이터가 땡 하고 멈춘 뒤로는, 
발자국 소리도 문여는 소리도 없는걸 봐서는 분명 안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습니다. 
혹시 또 모릅니다. 
사람이 아닌 존재가 타고 올라왔을수도.


이러한 일이 매일 되풀이 되다보니 저는 정말 미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1시만 다가오면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불안해져 갔습니다.
그 인터폰은 누가 하는것이며, 
엘레베이터는 어떤 이유로 12층에 항상 올라오는 것일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중에도 몇번이나 소름이 끼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실을 학원에 같이 다니는 친구에게 말했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친구의 말에 저는 그자리에서 눈이 뒤집히고 괴성을 지르며 굉장히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 친구의 말은 이렇습니다.


내가 했어.


출처
오유 방학맞은초딩님의 글입니다.



5
지방 사투리.


4년전 대학교 1학년때 겪은 이야기이다.
대학교 오티를 갔는데, 
흔히를 오티라고 하면 어디를 가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영덕쪽에 폐초등학교에 갔다.
흔히를 그런곳으로 가지 않습니까?


여튼 오티라고해서 별꺼 없이 밤새도록 술만 마셨습니다. 
술을 마시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건물 밖에 조그맣게 만들어진 옛화장실.
혼자가기 심심해서 친구놈 붙잡고, 
가서 내가 볼일 볼때까지만 좀 기달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에 있는동안. 
계속 친구한테 말을 걸었는데, 
첨엔 몇마디 하던 놈이 나중에는 소리가 안들려서, 
밖에 있냐고 물어보니깐, 
계속. 

"우에.
우에." 

이 소리만 하는겁니다.
그래서 무슨소리하냐고 헛소리 좀 하지말라고 이러니깐.
자꾸 

"우에.  
우에."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볼일을 다마치고 밖에나오니깐 친구가 없는겁니다.
술자리로 돌아간 전. 
친구한테 아까 어디갔었는지 물어보니, 
몇마디 대답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들어왔다고 그러는 겁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고, 
몇 일 뒤 다른 친구 집에 놀러갈일이 생겨서 그때 있었던 일을 친구한테 신기하다고 말해주니깐.
그 이야기 듣고 계시던 친구 어머니,

"우에? 
그거 위에라는 뜻이잖아. 
위에. 
위에."


출처 
오유 시에나밀러님의 글입니다.
제가 포항사람이고 부모님이 경주 안강분이시며, 
조부모님, 외조부모님 다 경주 안강분이신데 어래가 위에라는 말은 처음들어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약간 수정했습니다.



6
가위바위보.


거울과 가위바위보를 했을때 비기거나 이기면 상관없지만.
만약 거울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게 되면.
자신이 거울속에 들어가고 거울속에 있던 나는 나오게됩니다.
한마디로 바뀌는거지요.
다시 이길때까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조심하시길.


출처
오유 다고담님의 글입니다.



7
가글귀신.


아무튼 이제부터 공포의 47소초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47소초는 우리 사단에서 맡았던 해안방어지역중에 가장 남쪽에 위치한 소초입니다.
가장 끝자락에 붙어 있던 터라 중본이나 GP의 간섭이 적었고,
불시감사를 오더라도 가장 끝자락에 있는데다 
미리 다른 소초에서 연락이 오기때문에 정말 널널하고 편한 곳이었고, 
서로 가장 친하던 소초인원들이 모여있었고 분위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공포의 47소초로 불리우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당시 제가 일병이었고, 
선임근무자가 상병이었는데, 
선임근무자는 제가 비록 나이가 더 많았지만, 
군생활 선배로써 정말 존경하던 선임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군생활하던 사람이었고 자부심이 있었던사람입니다.
이사람과 근무를 설때는 단 한번도 허투로 근무를 선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취약시기때 한창 근무를 서면서 전방주시하고, 
경계근무를 서면서 말뚝근무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나름 심심하지는 않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 앞쪽은 바다고 아래는 절벽, 
왼쪽은 잡초길이었는데 선임근무자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가 제가 갑자기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숲길쪽에서 인기척이라고는 말하기는 힘들고 시선? 
무언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조용했고, 
파도소리말고는 선임말소리뿐이었지만, 
무엇인가 소리가 아닌 아무리 무신경한 인간도 느낄수 있을만큼, 
엄청난 시선과 오싹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저는 순간 선임의 말을 끊었습니다. 
군기가 빡셔서 감시 선임의 말을 중간에서 끊어먹었다간 죽을일이었지만, 
선임도 아까부터 뭔가 느끼고 있었다고 저와 같이 말을 끊고 왼쪽 잡초길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취약시기라고는 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져있었기 때문에 잘보였습니다.
눈을 찡그리고 자세히 봤지만 잡초길 끝자락에 뭔가 흐릿한 검은 그림자가 있었는데
사람의 형체도 아니었고 알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글 쓰겠습니다."

하고 선임근무자한테 보고를 하고 가글을 썼습니다.
취약시기(달빛이 초승달이거나 거의 없어 많이 어두워서 사방이 거의 안보일때)때
사용하는 장비가 있는데 영어로는 NIGHT VISION인데 고글을 가글로 불러
약간 차이를 둬서 알기쉽게 만든말입니다. 
한마디로 야간투시경이죠.


그런데 가글을 쓰고 보니 잡초길 끝자락에 웬꼬마애가 서있는겁니다.
이 꼬마애가 제가 가글을 쓰고 보는걸 본것인지 갑자기 후다닥 뛰어오는겁니다.
꼬마애의 형체가 옷입은 형태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눈은 흰자위도 없이
그냥 '검은구멍'같은 느낌인데 그곳에서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것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는 놀래서 가글을 벗었는데 전방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선임도 '아무것도 없는데 왜 갑자기 가글을 쓰더니 놀래냐' 이러는겁니다.
제가 다시 가글을 써보니 벌써 꼬마애가 중간쯤 와있는겁니다.
저는 너무 놀래서 선임보고 

"가글을 써보십쇼."

라고 했더니 선임도 가글을 써서보더니 갑자기 놀래는겁니다.
웬 꼬마애가 소초앞에 와있다고.
저는 가글을 벗고 다시 어둠속을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후레쉬를 비쳐봐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가글을 쓰고 있던 선임이

"꼬마가 우리 초소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어. 
근데 발이 없어."

놀래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초소 앞은 절벽이라 초소주변을 빙글빙글 돌수도 없는데 말입니다.
계속 보고 있던 선임이 

"야! 
문연다." 

말하더니 정말로 갑자기 문이 저절로 스윽 열리는겁니다.
바다바람 때문인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열리는데다 후레쉬로 비추고 있었는데, 
맨눈으론 정말 아무도 없었기때문입니다.
저는 얼른 가글을 쓰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는데 
선임이 

"야! 
어딜봐 니 앞에 있잖아!" 

하는겁니다.
내려다보니 정말 꼬마애가 제 허리를 붙잡고, 
눈동자도 없는 퀭한 구멍같은 눈으로 저를 올려다 보고 있었던 겁니다.
그눈이 너무 공포스러웠던게 눈이 안보였음에도 시선을 느낄수 있었다는겁니다.
저는 순간 가위에 눌린것처럼 다리에 힘이 풀려 풀석 주저않았고, 
그 충격으로 가글이 벗겨졌는데 선임은 제가 주저 않는 순간, 
꼬마애는 눈앞에서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는겁니다.
이 귀신은 이후로도 다른 근무자들에게도 자주 보였고,
몇몇은 꼬마애를 잡아보려고 가글을 쓰고 붙잡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꼬마애에게 허리를 붙잡혔을때는 가위를 눌린것처럼 힘을 쓸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교대하기전 대대에게 소문을 들어보니 별명이 가글귀신이고,
10년전 마을에 있던 꼬마중에 절벽에서 놀다가 발을 헛디뎌 죽은 꼬마가 있었는데,
그 꼬마의 귀신이라고 하더군요.
왜 가글을 써야지만 보이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가글이라는 장비가 보급된 이후로 나오던 귀신이라고 합니다.


출처
오유 ㅇ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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