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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한테 조공 받은 썰.(스압)
게시물ID : star_2642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마맘마
추천 : 15
조회수 : 1655회
댓글수 : 55개
등록시간 : 2014/11/10 00:02:58
 
(제목 수정)
 
 
 
때는 2011년 9월 마지막 주.
 
한참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음.
 
필자는 주인공 박시후가 아닌, 그와 적대적인 역할 '신면' 송종호를 보고,
 
생애 처음으로 연예인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렇게 유명한 배우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작품도 많이 하셨음.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긴 한데..실물 쩜. 개쩜.
 
모델 출신이고(키가 무려 188. 프로필 상에는 일부러 키를 줄임)
 
나이는...어..저기..아저씨임. 오지호랑 절친임.
 
 
 
암튼 그렇게 무작정 촬영장소인 문경으로 홀로 떠남.
 
약 3시간에 걸쳐 문경에 도착해서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마자
 
스텝, 조연분들, 엑스트라 분들, 촬영차가 보이고
 
드디어 내가 촬영장에 왔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음.
 
 
 
그런데 그것도 잠시,
 
해가 뉘엿뉘엿 져갈 무렵이었는데
 
구경왔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가려는지,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음
 
 
어느정도 올라가니 인적이 드물어지고..날이 제법 어둑해지자
 
스산한 바람 소리, 을씨년스러운 물 흐르는 소리가 나를 긴장 시켰음.
 
조금 더 올라가자 아예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게 되고,
 
'그냥 갈까..' 싶은 마음이 들던 그 때,
 
위쪽에서 엑스트라로 보이는 두 분이 걸어오고 있었음.
 
반가운 마음에 그 분들을 붙잡고는
 
"신면 촬영 끝났나요?" 라고 묻자,
 
아직 안 끝났다며 같이 가줄테니 따라오라고 하셨음
 
그 분들 덕에 무사히 촬영장소에 도착하게 되고,
 
조금 지나 감독님이 주변을 어슬렁 거리시다
 
청승 떨며 앉아있는 나와, 박시후 팬으로 보이는 또다른 여자 두 명에게 다가왔음
 
팬 관리 해야한다며 의자를 건네주시고는 농담 몇 마디 던지고 쿨하게 떠나심.
 
 
 
이제 해는 완전히 고꾸라졌고,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음.
 
그러던 중, 송종호 팬카페에 가입했었던 나는 촬영장에 왔다며 글을 올림.
 
그 카페는 운영자로 송종호 아버님과 이모부님이 계심.
 
내 글을 발견한 아버님은 매니져님과 전화 연결을 하게 도와주심.
 
덕분에 5분 정도 지나자, 매니져의 모습이 보이고 나를 송종호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 주심.
 
한참 촬영중이였어서 숨 죽인 채 지켜보고 있었음.
 
첫인상은..뭐랄까.
 
모델 출신 답게 기럭지는 시원시원하고,
 
TV에서 볼 때완 달리 굉장히 소두셨음.
 
그 안에 오목조목 이목구비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싶었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잘생김.
 
화면빨 정말 안받는구나..
 
한 씬을 찍는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음.
 
기다리다 지친 나는 찬바닥에 그냥 주저앉아 버렸는데,
 
매니져님이 찬데 앉으면 안된다며 냉큼 깔고 앉을 무언가를 가져다 주심.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얼마 후, 한 씬 촬영이 끝나고 다른 곳으로 이동 해야했음.
 
그 때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는데,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네시고는 뭐라고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남..
 
그 얼굴 감상하느라 혼이 빠졌었나 봄.
 
 
이번엔 신면의 집에서 촬영하는 씬이었는데,
 
잠깐 쉬는시간에 송종호님이 멀뚱멀뚱 구경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서는,
 
다리 아프실텐데 앉으라며 본인 의자를 가져다 주심.
 
두번째 감동..
 
 
그리고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촬영을 하는데,
 
날씨가 굉장히 추웠음.
 
매니져님 말로는 그 곳은 덥거나 춥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함.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두꺼운 패딩을 입고 계셨음.
 
나는 9월이면 그리 추울 때가 아니라, 옷을 제법 얇게 입고 갔었는데,
 
오들오들 떨고있는 내 모습을 본 송종호님.
 
 
 
쉬는시간이 되자 성큼성큼 다가오심. 긴다리 휘날리며..
 
너무 추워서 이가 부딪힐 정도였음.
 
내 앞에 서계신 탓에 부끄러워서 눈도 못 마주치고 있었는데,
 
안 추우시냐고..이거 입으시라며 입고 있던 패딩을 벗으심.
 
세번째 감동..
 
아이고, 괜찮아요~ 하며 사양했는데
 
"전 어차피 벗어야 돼요." 하며 옷을 벗으시더니,
 
 
 
직접 내 어깨에 패딩을 걸쳐주심
 
다리에 힘 풀려 쓰러질 뻔 했음.
 
근데 송종호님 무릎 위까지 오던 패딩이 내가 입으니 발목까지 내려와있음.
 
이건 뭐지. 뭐, 짧은 기럭지 덕분에 발목까지 굉장히 따뜻할 수 있었음.
 
 
 
 
또다른 씬 구경하고 있는데, 매니져님이 음료수를 사와서 건네주심.
 
이..이 사람들...뭐..뭐지?
 
난 촬영장 한번 방문 했을 뿐인데, 스타와 매니져가 나에게 조공을 받치고 있어?!!?
 
연예인 좋다고 따라다녀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착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모든 스타들이 다 이러는 줄 알았음.
 
 
 
아무튼 구경하다가, 매니져님과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는데,
 
내가 종호님 참 착하신 것 같다고 했더니, 평소에도 그렇게 잘해준다고 함.
 
매니져님이 뭔가 해주려고 물어보면,
 
편의 생각해서 됐다며 사양하신다고..
 
알고보니 천성이 착한 남자였음.
 
 
 
 
촬영이 끝나고 시간은 11시가 조금 넘었었음.
 
셋이 함께 걸어가는데 앞에 차가 있었음.
 
갑자기 보조석을 치우는 송종호님.
 
차가 좀 더러워도 이해해주시라며 내게 타란다.
 
다섯번째 감동..
 
주차장까지 데려다 주시려나 보다, 하고 냉큼 올라탔음.
 
버스도 끊겼는데 어떻게 하실꺼냐고 물으시길래,
 
대충 자고 첫차 타고 가면 돼요. 라고 대답함.
 
 
 
주차장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려주시라며 옷을 갈아입으러 가심.
 
그리고 잠시 후, 편안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걸어오는데
 
주차장이 런웨이로 바뀌는 현상을 나는 보았음.
 
모델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느꼈음.
 
송종호님이 차에 올라타시면서 하는 말,
 
"서울까지 저희가 모셔다 드릴께요. 여자 혼자 밖에서 잔다는 것도 그렇고.."
 
여섯번째 감동..
 
 
 
그래서 어찌어찌 함께 서울로 올라감.
 
서울로 올라가는 차 안은 정말 죽을맛이었음.
 
셋 다 숫기가 없어가지고 아무도 말을 안함ㅋㅋㅋㅋㅋㅋㅋㅋ
 
민망해서 손가락만 만지작만지작 하고 있는데,
 
밥은 먹었냐며 송종호님이 먼저 물어봐주심. 점심 먹고 왔다니까
 
"그거 드시고 여태 안드셨어요?"
 
"네..ㅋㅋ"
 
그랬더니 휴게소 들러 뭘 먹고 가자고 하심..
 
일곱번째 감동..
 
 
솔직히 배에서 계속 밥 달라 데모하고 있었지만,
 
화장한지 반나절이 훌쩍 지나서 얼굴은 이미 개판이였음.
 
그 밝은 곳에서 마주하고 밥 먹을 자신이 없었음.
 
괜찮다고 또다시 사양함.
 
 
 
얼마 후, 매니져님이 휴게소로 빠짐!?
 
한참을 뒤에서 대본 연습 하고 있던 송종호님은 잠이 들었었음.
 
매니져님이 송종호님을 깨우며, 밥 드실꺼냐고 묻자
 
나는 괜찮으니 먹고 오라고 하심.
 
그래서 괜찮다고, 화장실만 다녀오겠다고 하고 나감.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이미 뭐라 설명하기 힘든 몰골이였음.
 
근데 뭐 어차피 나는 보조석에 앉아있고,
 
송종호님은 뒤에 앉아있으니 얼굴 볼 일도 없고..해서 화장도 안고치고 그냥 나감.
 
왠걸? 나와 계심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또 어찌어찌 밥 먹으러 들어감.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어 미안한 마음에 내가 내겠다고 했지만,
 
매니져님이 괜찮다며 급하게 카드로 계산하시는 바람에 무산..
 
우동하나 시켰는데, 그걸로 괜찮으시겠냐며 걱정..
 
여덟번째 감동..
 
 
이 외에도 감동적인게 더 많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졌으니 대충 하고 끝내겠음.
 
집 근처에 도착해서 조심히 들어가시라며 인사해 주시는데
 
끝까지 부끄러워 도망치 듯 차를 빠져나왔음. 
 
집에 돌아왔는데, 매니져님한테서 문자가 옴!?
 
 
 
잘 들어가셨나요? 먼 곳 까지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희 형님 많이 좋아해 주시구요. 좋은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무려 아홉번째 감동..
 
그 배우에 그 매니져였음.
 
세상에. 이런 배우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음.
 
한동안 미쳐 살았었음. 그 날의 여파로 후유증이 대단했는데...
 
 
송종호님은 연예인 야구단에 몸 담고 있음.
 
그래서 종종 야구장을 찾아가곤 했는데,
 
한번은 좀 외진 곳에서 야구를 하셨음.
 
찾아가기도 힘든 곳이였는데,
 
나를 발견하시고는 또 따뜻하게 대해주심.
 
갈 때 역시 태워다 드리겠다며 타라고..
 
그건 무려 개인 차였음!? 매니져도 없었음. 사적인 스케쥴이라.
 
물론 그 땐 친구가 있어서 사양하고 안타긴 했지만..
 
그 날 그 차에 안탄게 아직까지도 후회 됌. 미치겠음ㅋㅋㅋㅋㅋ
 
 
글이 엄청 길어졌는데..
 
이 야심한 밤에 갑자기 송종호님 생각이 나서 적어봤음.
 
오유님들은 기억에 남는 연예인 만남 후기 같은 거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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