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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1일 1문구]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게시물ID : readers_264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프대위
추천 : 0
조회수 : 32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9/25 01:24:47
나는 지금도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조용했던 그 흑인 병사를 자주 떠올린다.
멀리 떨어진 고국을 그리며 카운터 한쪽 구석에서 소리 죽여 흐느껴 울던 남자의 모습을.
그앞에서 조용히 녹아들던 온더록의 얼음을. 그리고 멀리 떠나간 그를 위해 빌리 홀리데이를
들으러 왔던 여성을. 그녀의 레인코트 냄새를.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젊고 필요 이상으로 내성적이며,
그런 주제에 두려워할 줄 몰랐던 나 자신을. 그러면서 누군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적절한 말이라곤
도무지 찾아내지 못하는, 거의 속수무책이었던 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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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에 수록된 산문 한 편에서 발췌한 문구입니다.

하루키에 대한 평은 극단적으로 갈리는 편이지요.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동시에,
강신주 같은 이는 그의 책을 <그럴싸한 포르노> 정도로 평가절하했다지요. 개인의 취향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하루키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별다른 수사 없는 평이한 단어들의 나열로 이루어진 문장이지만,
그 문장 속에서 느껴지는 바닥 없는 우울함이 굉장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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