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8시10분께 부산 부산진구 쥬디스태화(옛 태화백화점) 앞. 한 남자가 갑자기 “1번” 하고 외치자, 길가던 시민 100여명이 “와와” 하는 함성 을 지르며 그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이어 “2번”을 외치자 “차떼기 부패정치 추방 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팔벌려뛰기를 5차례 한 뒤 사방으로 흩어졌다.(사진) 10분 뒤 인근 서면지하철역 복도. 조금 전 그 남자가 다시 “1번”을 외치자 지하철 을 타러 가는 것처럼 보이던 시민 100여명이 모였다. 이번에는 벙거지춤을 추며 같 은 구호를 외친 뒤 해산했다. 이날 10분 단위로 부산 서면교차로 주변에서 모였다 흩어지기를 네 차례 반복하며 ‘깜짝 집회’를 벌인 이들은 저녁 8시45분께 “내일 또 봐요” 하고 서로 인사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 갈길로 갔다. 참가자들은 가방을 둘러멘 학생부터 넥타이를 맨 회사원, 엄마 손 잡고 나온 어린이 까지 다양했다. 깜짝 집회를 보면서 “차떼기가 뭐야”라고 친구에게 물어보는 여고 생,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 “내일부터 우리도 하자”는 회사원 등 시 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처럼 불법 대선자금 진상 규명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깜짝 집회가 한달째 부산에 서 열리고 있다. 시민단체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 지난달 11일 처음 시작했을 때 는 참가자가 10명 안팎이었으나, 최근 100명을 거뜬히 넘기고 있다. 시민다모 홈페이 지(simindamo.org)의 ‘번개 되기’에 신청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깜짝 집회의 시각과 장소를 연락받을 수 있다. 부산 선관위 관계자는 “이 집회가 불법인지 판단하기가 모호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최상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