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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으로 가는 인도여행 - #1. 2016년 인도 도착.
게시물ID : travel_26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소
추천 : 3
조회수 : 4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3/22 13: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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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3년차에 접어든 인도여행자의 여행기 입니다.

더 이상 미루면 진짜로 힘들것 같아서 서둘러서 인도여행기를 쓰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로그인 하려하니 아이디도 몰라서 다시 가입. 

이제 오유 가입에 폰번호 필요하군요ㅜㅜㅜ

4월에 다시 인도로 가기전까지 2년치를 다쓰면 좋겠는데 말이죠....

설명충에 투머치라이터라 분량이 날이 갈수록 어마무시 하구요,

하루에 두편씩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데 아직도 갈길이 멀어요...

사진은 3편은 되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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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년 6월 인도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인도 뉴델리 공항에 밤10시가 넘어서 착륙했다.

6월, 인도 우기는 무서웠다.

델리의 기상악화로 착륙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기체는 자갈밭을 달리는 트럭처럼 미친 듯이 흔들렸다. 연착시간은 10분이 되고20분이 되고 30분이 됐다.  

나는 쫄아 있었지만, (아마도)쫄보는 아니었다. (나름)센 척에는 자신이 있었다.

일단 불안한 눈빛으로 안전수칙이 적힌 안내지를 꺼내 읽고, 탈출구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정도 흔들림 쯤 별것 아니라는 듯이 무심한 손짓으로 의자 뒤 스크린을 터치했다.

비행기 궤적을 나타내는 빨간 선이 속이 찬 삼각형이 될 정도로 비행기는 상공을 떠돌고 있었다. 초단위로 찾아오는 중력을 느끼며 ‘추락에 대비해 편지라도 써야하나...’라는 생각을 할 쯔음 뉴델리 인드라 간디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분명 에어컨디셔닝이 되는 공항인데도 등에서 습기가 느껴졌다.    


인도에 오기 전 인터넷에서 읽은 글들을 종합할 때(누군가 인도에서 여행객들이 밤에 밖을 돌아다니다 겪은 사건들을 종합해서 책으로 내준다면, 구입해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방대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인도에서 밤에 밖에 나가는 것만큼 바보 같은 행동도 없었다. 그리고 (때때로 바보가 되긴 하지만) 첫날부터 바보 같은 행동을 이유도 배짱 없었다.

배낭여행을 하는 입장에서 공항픽업을 신청할 여유는 없었고,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공항철도가 다니는 새벽까지 공항에서 밤을 지새는 것 뿐 이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로비에 나오자마자 작은 커피숍이 보였다. 홀린 듯 망설이지 않고 바로 커피를 마시러 갔다.(이래서 습관이 무섭다.) 커피는 비쌌다.


인도에서 처음마신 커피는 신문지를 물에 말아 우려낸 것 같은 맛이었다. 

신비한 맛이 나는 커피는 결국 반도 마시지 못했다.

커피가 맛이 없으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커피숍의 불편한 의자도 짜증이 났다.

아침까지 남은 7시간을 보낼 장소를 찾기 위해 힘겹게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켯다.     

공항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방법은 하나 뿐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바닥에 누워서 자는 것. 그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몇 개 없는 의자에 자리가 나길 기다리거나, 바닥에 앉아서 아침까지 모바일 게임이나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휑하게 비어있는 공항의 빈공간은 침낭을 깔라고 비어둔 것이 분명했다.(마침 내게는 침낭도 있었다.)

누울 수 있는데 앉는다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는 없었다.

그래서 침낭을 깔고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인도인들이 하나둘씩 주위로 모여 들었다.

담요, 신문지, 머플러 등을 깔고 추위에 덜덜 떨면서 잘 준비를 시작하는 인도인들을 보니 적어도 잘 자리는 제대로 찾았구나 하는 마음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

핸드폰에서 눈을 떼고 슬쩍 옆에 누워있는 인도인들을 살폈다. 그들은 침낭에 꽁꽁 싸여 게임을 하는 나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6월의 밤. 인도는 습하고 추웠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당시 나의 인도인에 대한 불신은 엄청났다.  

침낭 속으로 구겨 넣다 실패한 카메라 가방은 가방끈을 침낭에 꽁꽁 묶어 놓아, 가방을 가져가려면 이 한국에서 온 소도 한마리 끌고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며 내가 잠든 사이 누군가 내 큰 배낭을 훔쳐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머리위에서 발 소리라도 들리면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일어나 날카롭게 주위를 훑어보며 나름의 경고를 한번씩 날린뒤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인도인들은 침낭과 가방과 한몸이 되어 꿈틀대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어딘가를 쳐다보다 다시 침낭속에서 꿈틀거리는 여자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인도에서의 첫 밤을 무사히 (감기도 걸리지 않고) 보냈다. 왠지 뿌듯했다.       

한국에서 7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산 오리털 침낭의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공항이 붐비기 시작했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공항 철도가 운영을 시작했다.

20kg가 넘는 가방을 들쳐 매고, 1년의 인도 여행기간 동안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을 나섰다.



https://brunch.co.kr/@damyi1014/

에는 11편까지 진행중..



출처 https://brunch.co.kr/@damyi1014
브런치에는 11편 까지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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