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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으로 가는 인도여행 - #3. 레-라다크에 갔다. part1
게시물ID : travel_264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소
추천 : 2
조회수 : 5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3/24 13:13:13


의식의 흐름으로 가는 인도여행 - #3. 레-라다크에 갔다. part1


여긴 어디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덜컹거리는 버스 안으로 불어닥치는 흙먼지를 온몸으로 뒤집어 쓰며 태초의 의문을 마음속에 되새겼다.

그래서 정말로 여긴 어디지?’

나와 50여명의 승객을 태운 버스는 해발 4200m 라다크의 고원을 달리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거의 완벽하게 고립된 장소에서 이런 의문의 던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으면 안됐다. 분명 2일전 저녁을 먹을 때만해도 내 마음은 키나르와 스피티밸리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어째서 나는 이곳에 있는 것인가?


시작은 하나의 메시지였다.

[키나르밸리에 폭우가 내려서 도로가 유실되고 물에 잠겼다고 하던데, 키나르밸리 갈꺼니?]

띠로리~띠로리로리로~’ 익숙한 배경음악이 머릿속에 흘러갔다.

인도에 올 때 유일하게 세워온 계획이 폭우로 무너진 도로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 순간 이었다.

 


인도로 떠나기 며칠 전, 열심히 구글에 이미지 검색을 하며 다녀오고 싶은 곳을 찾아봤다. 하지만 심장에 하고 비집고 들어오는 여행지는 없었다. 그냥 가게 되면 가는 거지~하는 생각 만 들 뿐이었데 유일하게 나를 사로잡은 곳이 있었다. 바로 인도의 최북단. 인도에서 유일하게 목적을 가지고 가고 싶던 곳이 바로 최북쪽 지역이었다.

'키나르(Kinnaur)와 스피티(Spiti)'

우연인지 필연인지, 평소 정보검색을 잘하지 않았던 나는 서투른 검색 덕에 라다크에 대한 정보에 스피티키나르를 함께 낚아 버렸다. 이건 마치 모비딕을 잡으러가서 니모도 잡고 세바스찬도 잡아온 그런 느낌이었다.


10년이나 마음속에 간직했던 라다크를 밀어내고 내 마음속에 새롭게 이 두 지역이 저장된 이유는 단 두 장의 사진 때문 이었다.

<키나르의 칼파 마을의 사진과, 스피티의 단카르 마을의 사진.>

이 두 장의 사진을 본 순간, 인도에서 다른 곳은 안가도 이 두 곳은 무조건 가겠다고 결심했고, 두 장소를 방문 할 수 있는 여행 경로를 계획 했다.

특히 스피티는 라다크지역과 같이 여행에 적합한 시기가 한정되어 있다고 했다. 어쩌면 단 한번 뿐일지도 모를 기회를 헛되이 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 결심과 계획이 스르륵 무너져 버린 것이다.

 

하하하...

 

내 눈에 흐르는 이 물은 눈물이 아니지... 잠시 침착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성을 되찾고 나니 너무나도 간단한 해결책이 떠올랐다. 열흘 전쯤 마날리에서 들은 정보에 따르면 내가 원래 계획한 키나르-스피티-라다크이 루트를 반대로도 돌 수 있었다. '라다크-스피티-키나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원래 대나무 숲에서는 산을 볼 수 없는 법이다. 왜 길은 양방향 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가끔 이렇게 사고가 정지되고 뇌가 단기파업에 들어간다.


기왕 이렇게 된거 빨리 라다크로 올라가야겠다. 마침 마날리에서 만난 친구들이 다음날 새벽에 로컬버스로 레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로컬버스는 미리 표를 살 필요도, 차를 예약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그날 저녁 다음날 아침 레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결정 했다.

그리고 이런 성급한 결정 속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이번에도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뇌가 야속한 순간이다(하지만 누굴 탓하겠는가). 마날리에서 라다크의 레로 가는 길은 끊임없이 가야하는 뱀의 길같다. 숨막히는 공기, 가도 가도 끝이 나지 않는 길, 수직의 의자에 앉아서 이리저리 나뒹글어야 하느 불행한 몸둥이 그리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척박한 사막과 푸른 하늘뿐이다. 12일 버스에 기절만 해 있어도 저절로 육체적, 정신적 경험치가 쌓이는 길이다.


레로 출발하기 전 내가 알 고 있던 것은

1.새벽부터 킬롱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나가야 한다는 것

2.킬롱에서 레로 가는 버스표를 다시사야 한다는 것

3.그리고 레까지는 12일이 걸린다는 것

4.고산병 증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이것이 전부였다. 사실 이것만 알아도 떠날 준비는 된거나 다름없다. 정보는 거의 완벽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뱀의길'을 대하는 마음가짐 이었다. 이 간단한 지식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무게가 있는 것인지가 와닫지 않았다. 나는 이 길을 얕잡아 보고 있었다.

 


DAY1


(Leh)로 출발하는 날 새벽 버스를 타기 위해 올드마날리를 떠나 뉴마날리로 향했다. 마날리 로컬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자리를 잡기위해 사람을 밀치고 들어가 겨우겨우 자리를 잡았다. 차에 타자마자 인도산 멀미약을 한 알 목구멍으로 넘겼다. 인도산 멀미약에 대해 말하자면 최고의 수면제라고 칭하겠다. 이 약은 사람을 강제로 잠들게 하는 효과가 있던 것 같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 졌다. 로탕패스를 넘어 킬롱으로 가는 길에 승차감과 흔들림에 정도를 메길 수 있다면 이건 논의의 여지도 없이 최고점을 받을 거다. 그런데도 나는 잠을 잤다. 누군가 날 업어가는 것이 가능할 리 없지만 시도 한다 해도 깨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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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를 떠나 얼마동안 잠들어 었는지 모르겠다. (잠이 들었다는 기억자체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한기에 눈이 번쩍 떠졌다. 몽롱한 상태에서 주위가 웅성거리고 있음이 느껴졌다. 무의식적으로 창문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언빌리버블.

압도적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절벽들이 눈앞에 있었다. 이렇게 거대하고 가파른 산들이 이렇게 좁은 장소에 몰려있는 것이 가능한가? 영화에서만 보던 광경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영화에 나오던 광경은 모두 CG아니었나? 상상의 산물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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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선이 가는 모든 곳에 녹음이 가득했고, 절벽 중간에서 갑작스레 폭포가 시작되고 끝났다. 온 사방에 물이 넘쳐 났다. 어디서 몰려온지 모를 구름과 안개는 순식간에 공간을 매웠다 사라졌다. (킹콩 관련된 영화를 하나도 본 것은 없지만) 정말 킹콩이 이곳에 살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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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발 4000m 높이의 로탱패스(Rohtang Pass)를 넘고 있었다.

 

로탕패스(혹은 로탕라)는 마날리가 있는 쿨루밸리와 레로가는 방향인 라훌밸리, 그리고 스패티밸리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개이다. 하지만 해발4000m라는 어마어마한 높이때문에 눈이 녹는 오직 5월부터 11월까지만 이 고개를 넘을 수 있다.


로탕패스를 넘어서 부터는 사진으로 보던 라다크풍경이 시작된다.(로탕패스를 넘어서부터 킬롱까지는 라다크가 아니라 라훌지역이지만 풍경은 히마찰프라데쉬 보다는 라다크에 가깝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거리로 이렇게 순식간에 풍 경이 바뀔 수 있는 것일까? 내가 느낀 인도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이거다. (인도 기준, 인도 기준이라 하면 서울에서 부산정도의 거리는 가까운이라고 말 하는 기준이다) 조금만 이동을 하면 완전히 다른 나라다. 사람도, 문화도, 관습도, 자연까지 너무나도 다르다.


로탕패스를 넘어 깍아 놓은 듯한 절벽을 내려가는데 차가 어찌나 절벽에 붙어서 달리는지 잠시 내가 하늘을 나는 버스를 탄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 였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는 버스에 앉아 의자에서 튕겨나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데왠지 나보다 몇 배는 들떠 보이는 보드가야(부처님이 득도한 불교성지)에서 온 인도스님들과 여행객들이 보였다. 스님들은 창문에 붙어 쉴새 없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스님들에게 슬쩍 초콜릿을 돌리니, 보답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과자가 왔다. 과자는 맛이 없었다. 들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라다크라는 곳은 인도인들에게도 설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두손으로 의자 밑을 꼭 쥐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버스 안에서 기절하고 깨어나기를 반복하니 어느새 킬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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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롱에 오는 동안 사건이 있었다. 로탕 패스를 지나고 얼마 가지 않아 길 한복판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익숙한 버스 한 대가 서 있었다. (아침에 놓친 버스였다.) 흔히 있는 일이었다. 인도의 로컬버스는 정말 싸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도로 한복판에서 고장이 난다. 내가 타고 있던 버스에 고장 난 버스의 승객들이 탑승했다. 그들은 자리가 없어서 통로 에 앉거나 서서 남은 4시간을 달렸는데 부러워하는 눈길에 미안하고 안쓰러우면서도 왠지 기분이 좋았다.

킬롱에 도착하고 눈을 뜨니 설마 벌써 레에 도착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척박한 땅과 푸른 하늘. 벌써 설랜다. 주섬주섬 핸드폰을 확인하니 아직 안테나의 2칸이 살아있다. 하지만 안될 놈은 무얼해도 안 되는가 보다. 통화버튼을 눌러도 가지 않는 신호에 잔액조회를 해보니 잔액이 없다. 

레에 추천받은 게스트하우스 주인과 통화를 하고 싶었다. 라다크는 인도가 중국과 파키스탄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라 보안문제로 다른 지방의 심카드가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히마찰프라데쉬에 있는 지금이 나의 심카드가 살이 있으며, 레로 통화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 꼭 통화를 해야만 했다.

가방을 호텔에 두자마자 심카드 충전이 가능한 곳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가게마다 사람이 없다. (거리에도 사람이 없다.) 혹은 오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충전량을 다 써서 충전해줄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다 저 멀리 버스 터미널 근처 짜이가게 테이블에 모여서 짜이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들에게 심카드 충전이 가능한 곳을 물었다. 짜이를 마시던 사람중 한 사람이 나에게 내가 온 길을 되돌아가다 보이는 첫 번째 가게를 가라고 한다. 거기는 이미 다녀왔다. 다른 곳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다른 남자가 다른 곳을 말해준다. 그런데 그곳도 이미 다녀왔다. 또 다른 곳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이번에든 서로 둥글게 모여 상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앞으로 이 남자는 킬롱남자=킬남이라 하겠다.)

킬남이를 따라 심카드를 충전하러 가는 길은 예상 밖의 즐거움이었다. 킬롱 마을은 흙과 벽돌로 지어진 낮은 건물이 서로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집들 사이로 난 도랑에는 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마을 밖에서 봤을 때는 척박하기만 한 곳이었는데, 마을 안으로 들어오니 생각외의 푸름이 있었다. 때때로 좁은 길은 허리 높이 쯤 되는 나무로 판자나 문으로 막혀있었다. 나무 판자를 넘고 문을 지나면 남의 짚 앞마당이 나오기도 했다. 남의 집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들어가는 킬남이를 보며 타국에서의 무단침입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 망설였지만 멀리 사라지는 킬남을 바라보다 얼른 뒤따라갔다. 킬남이는 분명 가볍게 걷고 있는데 나의 체감은 10km마라톤을 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따라 잡으려 해도 도무지 간격을 좁힐 수 없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래서 외쳤다.

..미스터!!!! 기다려요!!!!”

킬남이는 자리에 멈춰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 눈을 뒤집고 숨이 넘어갈듯 마치 미친 소처럼 허우적 대고 있는 나를 보더니 굉장히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다. 엄청 상큼한 미소를 짓더니 나를 기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킬남이의 속도는 전혀 줄지 않았고 나는 점점 더 숨이 차올랐다.

킬롱은 해발 3100m의 마을이다. 한국은 얼마인가? 내가 사는 서울은 고작 해발 34m 밖에 안 된다. 2주간 있던 맥그로드간즈도, 10일 정도 머무른 마날리도 해발2000m 정도다. 한라산 보다도 높은 곳 이지만, 킬롱은 백두산 보다도 높다. 저지대에 살던 사람이 해발 3000미터에 다다르면 고산증세를 느낀다고 한다. 오늘 지나온 로탱패스는 해발4000m나 되는 곳 이었지만 전혀 고도를 느끼지 못했다. 추워졌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은 나는 로탱패스를 넘을 때 차안에서 앉아서 숨만 쉬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고도를 너무 얕잡아 보았고, 지금에서야 3000m의 고도를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현격히 떨어진 산소레벨에 당장 적응하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었다.

킬남의 도움으로 나는 심카드를 충전 할 수 있는 영업소를 찾았다. 겨우겨우 가게에 들어서서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심장과 숨통을 부여잡고 핸드폰 번호를 내밀며 30루피를 충전해 달라고 말했다. 킬남이는 뿌듯하고 우쭐한 표정으로 나와 가게 직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웃음으로 화답하려 했는데 아직도 숨이 차다. 카운터에 머리를 기댄채 슬쩍 따봉을 날리니 따봉으로 화답한다. 역시 따봉은 최고의 언어다.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오는 길 이번에는 킬남이도 천천히 걸었다. 하늘이 노란 빛으로 변하는 것이 조만간 해가 질 것 같았다.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니... 킬남이는 가게가 문을 닫을 까봐 그리 빨리 걸었었나 보다. '터덜터덜' 아까와는 다른 마을 밖으로 돌아난 길을 통해 우리가 만난 터미널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갑자기 킬롱이가 나에게 종교가 있냐고 물었다.

종교는 없지만 불교를 존중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킬남이는 자신은 불교 신자라고 말했다.

우리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모든 가족이 불교신자에요. 그리고 모두 다 이곳 킬롱에서 태어나고 자랐죠. 그런데 킬롱에는 왜 왔어요? 곰파를 보러 온거에요?”

나는 킬롱에 머물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레에 가는 길에 잠시 들린 것이라 말했다.

그랬더니 자신도 어렸을 때 아빠와 함께 딱 한번 레에 다녀왔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에 단 한번도 레에 간적이 없고 했다. 왠지 슬픈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하여 잠시 망설이다 이유를 물으니 어깨를 한번 으쓱 하더니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레에 갈 수 있는 시기에 일을 해야 하거든요. 겨울에는 추워서 일을 못해요.”

... 다른 의미로 슬프다. 해발 3000m에서 여름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유일한 계절이자, 절대 쉴 수 없는 시기 였다. 그리고 레로 가는 육로는 오직 여름동안 길어야 5개월, 특히 버스는 3개월도 채 열려있지 않는다. 그 기간은 여행객에게도 중요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기간인 것이다.

킬남이는 다시한번 레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와 함께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했다. 버스터미널 매표소까지 나를 데려다 주고 서로 헤어지기 전 킬남이는 저기 산 높은 곳을 가리키더니 저기에 곰파가 있다고 했다. 나는 킬남이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레에서 돌아올 때 꼭 곰파에 가겠다고 말했지만 내가 저기에 올라갈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심카드도 충전해서 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도 했고, 내일 새벽 레로 가는 버스표도 구입했다. 킬롱에서의 하루를 마날리에서 킬롱까지 같이 동행해준 고마운 친구와 짜이 한잔을 마시며 마무리하기로 했다. 호텔에 있는 작은 식당 창가에 앉아 짜이를 마시는데 갑자기 뜨거운 빛이 얼굴로 날아 들어왔다. 산 뒤로 떨어지던 해가 식당 유리창에 반사 되고 있었다. 고산지대에서 보이는 더욱 빨갛고 뜨거운 태양 이었다.




https://brunch.co.kr/@damyi1014 에 연재중.... 아마도 13편 진행중..

출처 https://brunch.co.kr/@damyi1014 에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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