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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일찍일찍 들어갑시다.
게시물ID : freeboard_264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죄송
추천 : 6
조회수 : 226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07/11/09 12:40:25
어제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집에 늦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1시가 좀 넘었는데 집안 불이 다 꺼져있어서 현관문을 조심스레
열쇠로 열고 집에 들어갔는데 부엌에 희미한 불빛이 보였습니다.
가보니 아빠가 한잔하고 계셨나봅니다. 불도 안키고 아로마향초를
하나 켜두셨는데 순간 불빛에 비친 아빠의 얼굴이 꼭 흐느껴 우는것
처럼 보였습니다. 괜히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저는 식탁으로 가서
아빠옆에 앉아 아빠를 지긋이 바라보았습니다. 촛불이라서 그런지
주름살도 더 깊게 패인것 같고 저희 가족을 위해 애쓰시는 아빠가
안쓰러워보였습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아빠의 볼에 손을 가져다 대는데..........

갑자기 아빠가 제손을 확 잡으시더니 눈을 뜨시며
"너 인제 들어왔냐?" 하시며 노려보시는거였습니다.
"아...아빠....그...그게...말이죠..죄송해요 ㅠㅠ"
잉....근데 아빠는 잡은손 그대로 또 잠이 드셨습니다.-_-
이건 뭐야-_-

아무튼 불안해서 저는 제방에 들어가려하는데 아빠가 손을 안놔주시는겁니다.
점점 아파왔습니다.'아~ 아빠가 깨면 더 혼날텐데.....어쩌지..'
아무리 해도 발버둥을 치고 아빠손가락을 펴보아도 다시 감기는것이었습니다.
'아퍼아퍼 ㅠㅠ 난 계속 이대로 있어야 하는것인가..ㅠㅠ'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니 '식용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맥가이버음악 노래가 제 머리를 울리고 저는 발을 질질끌고
식용유를 가져와 아빠손과 제 손목에 발라 문질렀습니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미끄러운탓에 잘 빠져나왔고 저는 슬금슬금 방으로 돌아왔는데............

아침부터 밖에서 우당탕탕 무너지는 소리가 나 잠에서 깨었습니다.
졸린눈을 비비고 부엌을 쳐다보니 아빠가 식탁밑에 누워계셨습니다.
후다닥 뛰어나오신 엄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여보~여보~ 정신차려요!!!!'
그러자 아빠는 바로 정신을 차리시며'아후 머리야..여보 꿀물좀 타줘'
엄마는 바로 얼굴 일그러지시며-_- 아빠를 일으켜 세우셨고

'아니 집안에 온통 식용유가 발라져있어.당신 이젠 술도 모자라서 식용유까지 마신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아..차마 내가 그랬다고 말은 못하고
아빠는 기억이 안나시는지 머리를 긁적이시며(휴..다행) 화장실로 가셨고
저는 괜히 뻘줌하여 거짓말을 둘러댔습니다 
"엄마~ 아빠가 정신이 없으셨나봐 ^^;;; 아 나는 씻어야 겠다" 하고
돌아서는데 엄마가 갑자기 절 불러 세우셨습니다.
"잠깐!!! 죄송이 너!! 일로와바!!!"
"(헉....날카로운 엄마의 눈빛..무서워..) 왜..엄..마??"
"부엌에서 니방앞까지 식용유가 떨어져있어."
"(헉!!!!!!) 어머!! 정말 그렇네요~~~엄마 ^^;;"

엄마는 절 계속 쳐다보시는데 아 그냥 이실직고 말해야지 하고 말하려 하는데
엄마는 안방 화장실로 가시더니 소리를 치셨다

"이양반이!!! 식용유들고 춤췄나!!!! 온통 집안이 식용유자나!!!!"

우리엄마의 상상력이란..-_-
이래저래 준비를 마치고 회사에 오면서 아빠가 식용유와 술잔을 들고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하철에서 얼마나 혼자 큭큭 댔는지 몰라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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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그나저나 뱃속에서 사물놀이하는것 같아요.진정이 안되네 -ㅇ-;;
오늘 집에가면 들키진 않을까..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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