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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게시물ID : readers_26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30 10: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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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원룸 주방에서 두 잔의 원두를 내리던 나와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둔 문구를 메시지 함에 옮겨 적던 내 서툰 손가락과

잠들지 못한 밤을 준비한 초콜릿 맛 딸기 케이크와

열 장에 만 원짜리 재즈, 세월의 뒤편에 먼지 쌓인 악기들

지그시 눈 감고 틀은 음반에

새벽 네 시까지 이어지던 나직한 음량과
정전이 아닌데도 일부러 촛불을 켰던 낭만과

야근 후에 오는 길 아침마다 따듯한 빵을 사다 줄 수 있었을 때와

비에 젖고 하얀 눈이 쌓인 어깨와

자주 시계를 보던 기다림과

다 알고 있어도 계속 대답하고만 싶던 질문에

항상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던 자신이

꼭 사랑에 빠진 어떤 남처럼 느껴질 만큼 시간 좀 흘렀지.

쓸쓸하지만 영혼이 숨 쉬는 숲에서

모두가 날 닮은 모습으로 편안히 웃을 수 있어.

하나하나 소중한 사연이 깃든 풀꽃으로 심어져서

남은 날들도 충분히 아름답게 살 수 있는

나 멋진 추억의 들판을 갖게 됐다.

하늘갓까지 사뭇 가득 찰 이 비밀의 화원의 문을 열 작용

그래서 할 얘기들 수두룩 털어놓을 수 있는 건

언젠가 또 만나도 낯설지 않을 그대, 오직 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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