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을 보고 댓글을 달다가, 길어져서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홍어'는 그냥 웃고 넘길 별명이 아닙니다.

홍어라는 별명이 특정 기아팬들만 욕한다면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아, 개아, 꼴아 등은 기아팬들만 욕하는 거죠.
이 경우에는 그냥 네티즌의 열폭이구나 하고 웃으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 홍어가 전라도 특히 광주를 통틀어서 비하한다는 겁니다.
글쓴 분께서 대구나 인천의 예를 드셨는데, 그 도시들의 역사와 광주의 역사는 차이가 있습니다.
박정희 이후로 끊임없이 지역차별 당해왔고, 5.18 민주화운동도 북한이 일으킨 것이라
항상 공격받아왔습니다. 지금이야 회복되었지만 광주는 예나 지금이나 약자입니다.

혹시 티비 드라마 자주 보시는지요?
깡패 조직의 넘버 3도 아니고 매번 넘버 5, 6 혹은 양아치로 등장하는 사람은 예외없이
전라도 사투리를 씁니다. 사람이 경박해보이고 건들건들한 사람 모두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구두닦이, 목욕탕 때밀이, 등 사회적으로 낮은 계급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바해서 전라도 사투리를 씁니다. 원래 전라도 사투리의 특성도 있지만, 사회전반적으로 전라도에 대한
비하와 천시의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인천, 대구와 비교가 되지 않게 광주는 약자의 설움을 받아왔습니다.
인구도 100만 밖에 안됩니다. 부산 500만, 대구 250만이 되는 것에 비하면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특성때문에, 광주나 전라도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피해의식이나 지역색에 대한 민감성,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한(恨)' 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어는 그걸 정면으로, 대놓고 놀리는 겁니다. 홍어의 이미지가 무엇입니까? 냄새나고, 더럽고
이상한 톡쏘는 맛 나는, 소수 사람들만 먹는 이상한 음식 아닙니까? 차라리 이런 이미지까지라면
상관없습니다. 다른 팀들도 그렇게 심한 욕을 먹었으니까요.
하지만  홍어를 놀릴 때 꼭 같이 붙는 표현 아십니까?
전라도, 슨상님, 빨갱이 등등.  어제 네이버 문자중계에서는 '왜 북한팀을 응원하냐?'고 하더군요.

*‘홍어’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전사자의 시신 썩는 냄새를 쿠데타군 관계자가 홍어 삭힌 냄새에 비유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정상적인 인간성을 가진 이라면, 야구팬이라면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될 인종주의적이고 패륜적인 표현이다. -네이트 칼럼 펌.

위의 내용은 정확한 신빙성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홍어는 단순히 동물을 비유한 게 아닌
특정 지역을 아주 치사하고 더럽게 욕하는 겁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홍어라고 놀리는 건 거의 부모님 욕이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어떤 성인군자가 부모님 욕하는 데 참을 수 있습니까? 
'부모가 교육 잘못시켰어.' 라는 말 들으면 주먹이 쥐어지는데, 그보다 더 심한 이런 비하의
말을 듣고 웃으면서 넘기라는 것도 넌센스 입니다.

분명히 말하자면, 홍어라는 표현을 가지고 먼저 비하하는 사람이 1차적으로 잘못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기아팬의 과잉대응, 최강기아 같은 사람들의 과잉대응이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내 자신의 가슴속을 후벼파는 데 웃을 사람 없습니다.
이건 sk, 두산, 삼성, 롯데, 엘지, 기아, 한화, 넥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야구팬이라면, 아니 철 든 인간이라면 '먼저' 상대방을 비방하는 행동을 없애야 합니다.

무등경기장에서 기아팬이 타팀 비방하는 것도 분명 잘못한 짓이고
눈쌀이 찌푸려질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어제 누가 올린 동영상(기아팬들이 선수에게 욕하는 영상)만 해도
미친 사람들 같고, 같은 기아팬으로 정말 싫고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발 야구팬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건대, 홍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주십시오.
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쓸 수 없는 말입니다. 한 개인에게 쓰는 말이 아닙니다.
그 별명을 부르는 건 개인 뿐만 아니라 개인이 소속된 사회 전체를 모욕하는 겁니다.
확대해석과 피해의식이 있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왜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면서, 피해의식 있다고 놀리면서
계속 돌을 던지는 거죠?

가슴에 한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더 상처를 주지 마십시오. 
저도 기아팬으로써 타팀을 비방하거나 모욕하지 않겠습니다.
공놀이와 야구는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