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 오늘 너무 답답합니다...
게시물ID : gomin_265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갱스터
추천 : 8
조회수 : 62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8/08/12 22:44:35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모 제과점 카페에서 일하는 커피노동자입니다.

실은 그 제과점이 저희 집에서 하는거고 대형 제과점의 가맹점이구요.

제대하고 틈틈히 일을 도운게 벌써 1년 반이 됐는데요 오늘 손님들과 안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한 커플분들이 매장에서 케잌을 사시고 매장에서 바로 드셨는데

조금 있다가 케잌에 데코레이션으로 올라간 복숭아가 상했다고 하더군요...

여름철이라 뭐든지 관리를 잘 못하면 쉽게 상할수도 있고 변질도 쉽겠지만

제 소견으로는 99.9%정상이였습니다... 물론 100%라고는 장담 못하겠지만요...

케잌이 생산시간이 오전 11시경... 손님이 클레임을 걸어온게 오후5시...

그 전에는 섭시 6도씨의 냉장 쇼케이스에 진열되 있었구요

케잌에 올라가는 과일도 당일 통조림에서 꺼낸데다 유통기한은 2011년...

케잌에 올라간 과일과 같은 통조림에서 나온 복숭아를 보여드리고 확인도 부탁드렸지만 막무가네...

솔찍히 케잌에 올라가는 복숭아는 한조각 뿐인데 씹다가 뱉은걸 상했다고 가져오시더라구요...

전 씹다 버린거라도 먹어 봤습니다... 그래도 음식을 파는 일을 하니까

손님이 문제가 있다고 가져온 음식은 내가 먹어봐야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아니까...

저라고 기분이 좋을리 있겠습니까... 저도 사람인데...

땅에 떨어진 빵도 먹어보고 곰팡이 핀 빵도 먹어 봤습니다.

뭐 하나 문제가 있다고 가져온건 거의 한번씩은 먹어보죠.

막말로 서비스업이다 보니까 제일 무서운게 손님입니다.

오늘도 손님이 커피마시는데 빨대에서 뭐가 묻어나왔다고 해서 커피 새로 만들어 드렸습니다.

그 빨대는 포장된 상태에서 손님이 개봉해서 쓰는거지만 어쩌겠습니까... 손님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두 경우는 같을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커피의 경우는 빨대를 손님이 개봉한 상황이라도 혹시나 테이블이나 접시등에서 묻어나올수도 있고

저 역시도 묻어나온게 뭔지 모르니깐 만약을 위해서 환불 또는 교환을 원하시면 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한 상태에서 서로 양해 해가면서 처리가 된 점과

케잌은 제가 확인하고 똑같은 과일 확인하고 냉장온도 상태 확인하고 말씀드려도

돌아오는건 단 한마디더군요... 그럼 내 입이 잘못됐다는 건가요??

일하면서 수많은 욕설을 듣긴 했지만 저도 그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더군요...

난 그저 손님들이 드신건 정상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였는데...

근데 여자분이 계속 감정적으로 나오시니까 옆에 남자분이 여자분한테 그냥 가자고 하면서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이 때 좀 아차 싶은감도 있었어요...

내가 여기 일년넘게 있으면서 수많은 손님들을 접했고

계산지체해서 미안하다... 테이블 어지럽혀서 미안하다... 너무 떠들어서 미안하다...

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이였던거 같네요...

그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말문이 턱 막히더라구요

나도 많이 부족하구나...

그래도 사장 아들이라고 가계에서 일하면서 거들먹 거리지 않고 알바들 직원들처럼 일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사장 아들이 아니라 사장노릇...

아니 그냥 내 입장만 너무 앞세웠던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아...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늦게 집에 들어오니까 누구한테 고민을 말할데도 없고 해서

이렇게 한번 올려봤습니다...

그래도 내일도 씩씩하게 나가서 일해야죠.

정말 바쁜 일상에 한박자씩 안식을 얻을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

정말 어디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을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은게 제 작은 소망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