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때 이라크로 파병을 갔다오게되서 돈이 좀 있었다. 안경벗은 내 얼굴은 정말 니주가리씨빠빠였지만 그 불편함이 너무 싫어 큰맘먹고 라식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을 하기전에 여기저기 라식이 안좋다는 말이 많아 살짝 무서웠지만, 내 주변에 라식한 사람들이 몇명 있었고, 그 사람들은 아무이상없이 일상생활 하는걸 보며 스스로 최면을 걸어 약간 겁났지만 라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는사람 소개로간 수원의 xxxx안과... 사람들이 많았다. 정말 바글바글 여기서 약간의 안심이...
라식하기전에 내 눈이 라식을 할수 있는 눈인지 아닌지를 검사한다고 했다. 검사하기 전에 이상한 물같은걸 내 눈에 넣어주면서 1시간정도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지겨워서 pc방 갔다 온다고 그러니까 좀있으면 앞이 잘 안보일꺼라면서 조심히 갔다오라고 한다. 응?? 무슨말이지 하며 나갔는데 피씨방서 모니터를 쳐다보니 글씨가 안보인다. 모니터가 이상한가... 하고 옆사람모니터도 봤는데 눈에 뭐가 고여있는것처럼 뿌옇게 보이더니 점점 더 심해진다. 핸드폰의 문자도 잘 안보인다. 점점 무서워진다. 조심조심 피씨방을 나와서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 앉아있었다.
내 이름을 부르며 이것 저것 검사를 하고 끝났다. 내가 물어봤다. '이게 뭔데 눈이 이래요?' 동공확대 및 마취란다 마취... 엇 감자기 마취라니까 마취가 어색하게 느껴지네?마취...마취...마취? 암튼 내일정도쯤에 풀릴꺼란다. 그리고 다행이 라식은 할수 있단다. 수술은 3일뒤에 한다.
3일후 오늘은 수술하는 날이다. 별로 두려움같은건 없었다. 간호사 누나들이 얼마나 안심한지 브리핑도 해줬고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수술할때 안아프다고 나에게 최면을 걸어 두려움이 별로 없었지만 병원에 들어가니 ㅎㄷㄷ했다.
수술하기전 간단하게 검사를 받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몇층인가 올라갔다. 떨린다. 마치 선생님한테 맞을때 내 차례를 기다리는 그런기분이다.
지금 수술중이니 수술 끝나고 바로 내 차례란다. 아 ㅆㅂ 수술 하기전 안구소독및 마취를 한다. 이게 라식수술중 가장 고통스럽다. 하...... 눈 못감게 이상한 기구같은거 눈에 끼고 한 1~2분동안 계속 눈에 뿌린다. 아... 그 기분... 평생 첨으로 느껴본 그 알수없는 기분 마취도 해서 시간이 지나니 저번에 검사했을때처럼 눈이 뿌옇게된다. 수술이 끝나고 환자가 나온다. 잘은 안보였지만 웃으면서 걸어나오더라. 그걸 본 간호사가 '보셧죠? 아무고통없이 저렇게 나올수 있습니다~'
들어간다. 이미 내 눈은 앞이 잘 안보이는 상황이다. 몇명의 하얀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기계옆에서 수다를 떨고 있다. '안녕하세요~'나에게 이것저것 말을 건다. '하하~~ 그럼 여기 누우세요~' '여...여기요?' '네~^^' '긴장 안하셔도 되구요 길게 해야 10분이니 10분동안 집중해주세요~^^' 뭐에 집중하라는건지 몰랐다. 일단 누웠더니 움직인다. 그리고 멈춘다. 눈 앞에 라이트같은게 있어서 눈이 부시다. 얼굴에 천을 씌운다. 졸라 ㅎㄷㄷ이다. 그리고 갑자기 어디선가 굉장히 저음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 의사인가보다. 의사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내 앞은 지금 불빛만있다. 아마 수술이 실패했을때를 대비해 의사얼굴을 보지 못하게 하는건가? 라고 생각을 했었다. 나한테 어디사냐 몇살이냐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리고 나한테 말한다. '지금 빨간불이랑 녹색불 있지? 녹색불만 똑바로 쳐다보면 되니까 절대 눈동자 움직이면 안된다' '예' 눈을 감을수 없게하는 이상한 기구를 끼우고 몇몇 의사들이 알수없는 의학용어를 말하더니 '잠깐 눈이 안보일꺼에요~' 하면서 뭔가 내 눈을 눌렀다. 그런거 있지 않는가~ 눈을 손으로 꾹 누르고 있다 놓으면 잠깐 앞이 깜해지는거 암튼 뭔가 눈을 누르더니 지~잉~ 한다. 별들이 반짝반짝 거린다. 잠시 뒤 불빛과 녹색불 빨간불이 다시 보인다. 그러다 눈앞에 핀셋같은게 아른아른 거리더니 뭔가 내 눈에서 뒤집어 깐다. 아마 각막인가보다.-_- 아 그 기분 아직도 생생하다. 암튼 녹색불을 계속 주시했다. 그러다가 어떤 간호사가 이제 레이져를 쓸껀데 하나도 안아프니까 긴장하지 말란다. 썅 그말이 더 긴장됬다. 또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알수없는 말을 하고, 타다다다다다다소리가 나더니 뭔가 타는냄새가 난다. 고통은 하나도 없었다. 한 1분정도 쏘더니 알수없는 물 한번 쏴주고 다시 핀셋같은걸로 아까 뒤집어 깐 내 각막을 다시 붙여놨다. 그리고 한쪽 끝. 의사가 칭찬한다. '그래 그렇게 주시하면 되는거야. 간단하지?' 반대쪽.. 눈 하나를 해보니 별거 아니다란 생각에 계속 주시를 하다가 촛점이 흐려지면서 시선이 오른쪽으로 흘러내렸다. 아 ㅆㅂ 다시 집중 그리고 수술이 다 끝났는데 의사가 칭찬을 안해 서운했다. 수술이 다 끝나고 수술대에 내려와 슬리퍼를 신으려고 슬리퍼를 봤는데 뭔가 틀리다... 아직 마취가 덜깨서 그런지 뿌옇지만 뭔가 틀리긴 틀렸다.
고통은 없었다. 정말 그냥 눈을 살짝살짝 건드리는 그런느낌정도밖에 없었고 수술시간은 5분에서 7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말 간단했다. 근데 이렇게 간단한 수술이 뭐가 그리 비싼건지..
참고로 난 라식은 안했고 TS라식이란걸 햇는데 의사가 니가 만약 라식하고 싶다면 우리는 너 수술 안해줄꺼라고 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일반라식은 눈에 있는 각막을 전부다 깍아내는건데 만약에 니가 나중에 눈이 안좋아져서 다시 라식을 하려고 한다면 남아있는 각막이 없는데 뭘 깍아내냐면서 넌 아직 젊으니까 최소한의 각막은 남겨두는 정밀한 TS라식을 하는게 훨씬 안전하다라고 했다. 가격은 일반라식에 비해 50만원이나 더 비쌌다.
암튼 다 끝나고 입원실에 3시간정도 누워있다가 검사받고 가면 된다고 했다. 거울을 봤다. 오옷 잘보인다 신기... 정말 신기했다. 눈을 보니 아까 도려낸 부분에 피가 고여있었다.
입원실에 누워서 1시간정도 있다보니 눈이 아팠다. 눈동자를 움직일때마다 아팠다. 좀 아픈거 같아서 아무의사한테 이거 월래 이렇게 아픈거냐고 물어보니 안구에 습기가 없어 빡빡해서 눈동자를 움직일때마다 아프단다. 그러면서 눈에 또 뭘 넣어준다. 그랬더니 덜하다.... 특히 아까 수술할때 녹색불 한번 놓쳤었던 그 눈이 아프다.
3시간이 지나고 검사를 받고 안경 반납해주고 눈에 이상한 외계인눈같은 플라스틱을 씌워주며 이제 가셔도 된다고 했다. 많이 추했다. 다행이 차를 타고가서 다행이지 버스타고 대중교통이용해서 갔으면 정말 난........
암튼 그렇게 수술을 끝내고 1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지나니 앞이 정말 깨끗해졌고 왠만한건 다 보이더라. 절로 웃음이 난다. 병원가서 시력재보니 안경썼었을때는 0.01?흔히들 말하는 마이너스였는데 1.0 1.2란다. 진짜 나도모르게 우와!!햇다. 의사가 웃는다.
처음엔 안경 안쓰고다니는게 적응이 안되서 많이 고생했다. 일어나자마자 안경 찾는거부터 시작해 습관적으로 안경만지는거 세수할때 안경 벗는거 그럴때마다 난 씩 웃었다. 기분 진짜 좋다.
수술하고 몇개월밖에 지나진 않았지만 부작용은 없다. 얼굴 모양도 약간 바뀐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라식수술하길 정말정말 잘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