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한 것. 단 한 번도 웃지 않는다.
저 부릅뜬 살기를 보라! "
사람 말 하는 법 잊을 정도로 짐승 같은 신음만 끙끙 앓고 묵묵히 걸어야 한 퇴근길이 있었소.
자유로운 새가 되려던 꿈과 노력을
비정한 송곳니의 결단으로 숨죽여 놓은 채
새가 날지 않는 밤에
더 일해야 지킬 수 있는 핏줄의 의무가 있었소.
그래서 충혈된 탓을 살기라니
이 핏빛은 그저 세상을
살기
위함이었소.
"음흉한 것. 숨기는 게 많은 늑대여.
과연 송곳니가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겠는가?
노리는 게 일확의 뒷목인 걸 다 알고 있다.
세상이란 이름에 복종하는 개 새끼, 편偏 '견'이 날 물어 뜯는다.
"인정해라, 모든 문제가 결국 돈인 이 세상에서는 가난이야말로 완벽한 심증이다."
촉각 곤두세운 채 굶주리고 침 흘린 건, 남의 것을 앗으면서 내 배 불리려 한 기회를 노린 게 아니오.
주인이랄 게 없는 바닥의 부스러기라도 먹고자 할 뿐이었소.
나 내장이 비었지만,
또 돈이 싫은 건 아니지만
가난에 짐승 취급되어야 한 것만큼 서러운 거 없다 해서
진짜 무뢰한이 되진 않겠다고 달밤에 울부짖었단 말이오.
대체 당신들이 기준 삼은 정의란 것은 얼마나 드높은 곳에 있길래 작은 악은 사소하다고 저질러도 될 통상의 것이라 왜곡하면서, 그 모든 발생을
가난 탓으로 지목하는가...
늑대를 길들인 나의 사랑한 당신아.
나는 사실 늑대가 아니지만 이렇듯 살아왔소.
이 도시의 그림자가 늑대 한 마리를 무섭게 했던 힘이라면
당신의 그늘은 그 늑대가 살기 위해 도망쳐 온 힘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