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항상 그런 상황에서는 진심을 살피는 편이라 오목조목 읽어보았는데 사정이 역시 안 좋아보여서 대뜸 1000원 짜리를 넣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제 앞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그 나이 많으신 분이 허지까지 조아려 인사를 꾸벅꾸벅 하시더니, 나중에는 품 안에서 껌 한통을 꺼내어 주시려는 걸 보고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졌드랬습니다. 앞에서 우는건 실례라고 생각해서 입술 깨물어 가며 참았는데 제가 됐다고 하면서 그러시면 안된다 말씀드리자 웃으시며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인사를 꾸벅꾸벅...
한참 착잡해져서 눈물 참으며 앉아있는데 앞에 저처럼 돈 주셨던 어느 아저씨도 눈물 참으려 애쓰시더라구요.
저는 짙은 눈화장땜에; 아이 팬더가 될 뻔 했다는!
나중에 친구 언니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그런 분들은 대부분 조직에 속해 있고, 멀쩡한 사람 일부러 사지 불구로 만들어서 실용성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점점 더 망가뜨린답니다......... 그 이야기 듣고 씁쓸해서 얼굴을 찡그렸죠.
거짓이냐 아니냐 유무 판단 이전에 마음이 가면 그만 아닌가요? 그 사람이 조직에 속해 있든 뭐든 제가 알바는 아니니까.
암튼 뭐랄까 보면요. 자기 스스로도 그런일을 하는것에 충분히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음에 묵묵히 그런 일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전에 한번은 중증 장애인분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계속 하면서 기분 나쁘게 해드렸다면 정말정말 죄송하다고 한번만 도와달라고 그러셔서 홧김에 10000원 넘겼음. 지하철안의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무표정한 그 얼굴들이 너무 너무 차가워서 좀 오바긴 하지만 일으켜드리고 이러지 마세요. 이렇게 하는게 무슨 죄냐고 아픈게 죄인 거냐고 했더니 쓸쓸한 얼굴로 지하철 안에서 바로 내리셨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