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있었던 일이에욬ㅋㅋㅋ
어디에 써야하나 망설이다가 유백이니까 여기에...
심심한데 명절에 놀아줄 친구도 없어서 음슴체로 쓸게요: )
나징어는 14살 차이나는 건장한 고1 사촌 남동생이 있음.
이정도 차이 나면 좀 막연하고 서먹한 사이일 법 하지만
내가 나이값을 못하는데다 얘 어릴적 내가 메이플 광렙해줘서 나름 잘 따름.
요놈은 흔히 보이는 친척 비글들과는 다르게 명절때 울집에 오면
나 ㅇㅇㅇ 봐도 됨? 하며 공손하게 만화책을 빌려가고
작은방에서 뒹굴뒹굴 보다가 집에 갈 때 제자리에 잘 갖다두는 착한 아이임.
오늘 아침 이모네가 와서 차례지내고 다들 마루에서 밤이나 깎아먹으며 노는데
얘는 또 만화본다고 유유백서를 싸그리 뽑아서 작은 방으로 들어갔음.
이모부도 한 숨 주무신다고 들어가심.
한 두 시간쯤 지났나?
식혜 갖다줄까 하고 방쪽으로 가는데 뭔가 훌쩍훌쩍 소리가 들리는 거...!
그래서 혹시 혼나나?하고 잘 들어보니까 우는 소리하고 드라이소리하고 말소리가 들림.
들어가보니깤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음료수 마시면서 책 보다가 책에 조금, 진짜 한 손톱만큼 음료수를 흘려서 얼룩이 졌는데
평소에 내가 책 아끼는 걸 아니까 내 인생최애가 히에이인것도 알아서
갑자기 후환이 두렵고 나에 대한 공포감이 쓰나미같이 몰려온거임ㅋㅋㅋㅋ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나라 잃은 백성처럼 울기 시작했고
주무시던 이모부는 깜놀해서 일어나셨는데 그딴(...) 이유로 아들놈이 우니까 황당하기도 하고
화내도 안 그치니까 달래면서 드라이로 표지를 말리고 계셨던 겈ㅋㅋㅋㅋㅋ
나도 뭐 먹으면서 책 잘 보고 유백 신장판도 아니고 90년대 구판이라 이미 더러워서
고 정도 흘린다고 별로 화 안내는데... 내가 얘한테 대체 어떤 이미지였던거짘ㅋㅋㅋㅋㅋ
괜히 나만 애한테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엄마한테 갈굼먹고
이모부는 그걸 조카딸한테 말하면 되지 두라이로 말리고 자빠졌다고 이모한테 혼나심ㅠㅠ
어... 귀여워서 적긴 했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죠?
이런 애가 학교에선 완전 지랄데레에 남자답고 인기도 많다는 게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