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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일본인 혼마 규스케의 조선 기록 중
게시물ID : history_266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번너
추천 : 1
조회수 : 146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8/18 01:50:36

혼마 규스케는 1893년에 조선을 여행하고 조선 사정을 일본에 전했는데, 
당시 일본인으로 일본의 미래를 걱정한 우국지사이자 활동가였나 봅니다 

이어서 흑룡회 회원이 되어 일본 우익 활동에 가담하였고
결국 조선총독부 관리가 되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옵니다 

당시 조선을 돌아보며 뜻있는 사람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구나 하고 개탄하는데
그 중 인상 깊은 내용이 있어서 가져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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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조선왕실)의 운이 다하여 24군에 도무지 사람이 없다는 탄식이 나온다. 이제 나라에서 사람을 세울 수 없음을 후회해도 이미 어찌할수 없게 되었다. 아아, 조선의 금일은 이렇게 국맥이 장차 끊어지려고 하여 겨우 여러 나라의 균형 위에서 헐떡이며 남은 숨을 보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말로 적개의 뜻이 있는 사람들은 검을 빼어 들고 일어나야 할 때는 아닌가. 그런데도 조선 사람들은 너무나 무사태평하여, 조야가 모두 정신없이 함부로 봄날 잠을 탐내면서, 밤에 내리는 비바람으로 꽃이 떨어지는 것을 재촉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장차 이것을 무슨 말로 평할 것인지.

어느날 청주의 최 모라는 자가 괴산에 있는 나의 거처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입지서(立志書: 뜻을 세우는 글) 읽은지 여러 해인데, 아직 좋은 운을 타지 못해서 겨우 아동을 가르치는 것으로 입에 풀칠을 하면서 공허하고 곤궁하게 엎드려 있다. 언제 이 날개를 떨칠 것인지 기약이 없다. 바라컨데 공이 나를 데리고 당신 나라에 돌아가 달라. 당신 나라에서 유능한 인사들과 만나 고담을 접하여 재학을 기르고, 그 다음에 서서히 도모하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에 '이 사람은 혹시 조선인 중에서도 쟁쟁한 자가 아닌가. 그는 세상일이 잘못되는 것을 보고 스스로 몸을 바쳐서 감당하려고 하는자, 쓸모있는 인물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의 뜻은 자못 기뻐할 만한 일이 아닌가. 충정을 보이면 도움이 되는바 없지 않을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공은 지금 조선을 태평하다고 하는가?"

그가 답했다.

"소인, 묘당에서 군자의 재주를 펼 땅이 없어서 태평이라고 말할 수 없다."

내가 다시 물었다

"나라가 이미 쇠운에 처하고 우국지사는 정말로 그 힘을 다해야 하는 때이다. 국세를 펴서 조정의 기강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 어떠한 대책을 취할 것인가."

이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자리에 있지 않으므로 말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불초 천학이 어찌 공의 앞에서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또 생각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이목이 두려워 답하기를 꺼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슴속의 포부와 기획은 들을만한 것이 아니라고. 나는 다시 붓을 잡고 서서히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여 말하게 하였다.

몇 차례 대화가 오고가고 나서야 그는 말했다.

"지금은 집안의 이름이 떨어져 아무도 몰라주지만, 지금부터 10세 이전에는 영의정을 3대나 지냈다.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피눈물이 나는 것을 금할수 없다. 나는 일찌기 천지신명에게 맹새해 말했다. 살아서 집안의 이름을 드날릴 수 없다면 죽어서 제사도 지내지 못하는 귀신이 될 뿐이라고. 이것이 나의 뜻과 절개이다. 공이 나를 당신 나라에 데려가, 후일 그곳에서 내가 뜻을 얻어서 큰 집과 높은 누각에서 일어나 눕고 구정(큰 솥)에서 포식할수 있게 된다면 이것은 모두 공의 선물이 아니겠는가."

아아. 나는 그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했다. 그는 나라를 근심하는 사람이 아니고 가문을 걱정하는 사람이었다. 가문을 걱정하는 것이 걱정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 그러나 국운이 급급하고 위태로움에 직면한 지금, 단지 자신의 가문이 있는 것만을 알고 나라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조선인이 모두 이러하다. 조선은 드디어 한 사람의 의인도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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