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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미디]MBC발송국 PD전쟁
게시물ID : humordata_10378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아저씨(33)
추천 : 6
조회수 : 70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3/16 16:44:12
“시청률 안 나온다며 쓰레기통에 처박더라” 
PD들 육성증언 “4대강·FTA·해군기지·한진중, 아무리 발제해도 ‘제작불가’” 
김상만 기자 | [email protected]    
 
 
     
 
 
 
 
 
 
  
 
  
 
 
MBC 김재철 사장 체제 2년 동안 <PD수첩>이 어떻게 통제당해 왔는지 프로그램을 맡았던 PD들이 직접 고발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김 사장은 우선 아이템 선정 권한을 갖고 있는 편성본부장과 시사교양국장, 부장 자리에 자기 사람을 앉혀 <PD수첩> 기존 PD와 MC 등 6명을 일거에 타부서로 내쫓았으며, 이후에는 PD들이 올린 아이템 선정단계에서부터 정부정책 비판 소재들을 걸러내기 시작했다.

부장과 국장 등 간부들은 항변하는 PD들을 권위로 찍어 누르거나 심한 모욕감을 줬고, 심한 경우에는 지방 한직이나 아예 비제작부서로 보내버리기도 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PD들은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등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나중에는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노조가 15일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에 공개한 <파워업 PD수첩>에서는 <PD수첩> 사례만 언급됐지만, 간부들의 아이템 검열과 간섭은 시사교양국 뿐만 아니라 보도국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전언이다. 제작진은 이를 "이명박 정권과 MBC 경영진이 <PD수첩>에 가한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 <파워업 PD수첩> 장면. 

 

<PD수첩> 핵심 PD 6명 타부서로 무더기 인사조치

지난 2011년 3월3일 시사교양국 안에서 벌어진 논쟁은 그 폭력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시사교양국에서는 회사가 김태현 CP, 홍상운 MC, 최승호, 박건식, 전성관, 오행운 PD 등 그 동안 <PD수첩>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던 6명을 일거에 퇴출시킨 것을 놓고 윤길용 당시 시사교양국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PD총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윤 국장은 평PD들이 '이번 인사조치는 최승호 PD 등을 내쫓고 <PD수첩>을 순치시키려는 것'이라며 항의하자 윤 국장은 난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최승호씨한테도 이번에는 약간 자유로움을 주자. 저 사람 정말 저렇게 되면 얼마나 피곤하겠나. 프로그램할 때마다 신경써야 하고…. 그건 당신들이 (최 PD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이번 인사는 최 PD를 생각한 배려였다는 윤 국장의 말에 당사자인 최 PD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정말 다른 생각하지 않고 나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겠다. 나는 이게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본다. 이게 나의 꿈이다. 이게 나의 운명이고 나의 꿈이다. 그런데 그것을 그렇게 제가 함께 해왔던 저의 꿈, 그리고 함께 많은 우리 PD들이 서로 돕고 배우면서 가꿔왔던 그 꿈을, 말하자면 국장님이 되시자마자 윤 국장님이 가지고 계신 정말 그 일단의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는 그런 생각에 의해서 그걸 깼다. 굉장히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결국은 그 배후에 뭐가 있느냐, 국장님은 부인하시지만 저는 단언하건대 PD수첩을 망치기 위해서 지금 그러시는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렇게 밖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PD수첩의 입을 닫고 PD수첩이 더 이상 발언하지 못하도록…"

그러자 윤 국장 옆에 있던 김현종 당시 아침방송 팀장이 나서 이번 인사가 <PD수첩>에 대한 표적 인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팀장은 정확하게 이렇게 말했다.

"<PD수첩> 프로그램에 노동운동 편향성이 있고 정치적 편향성도 있다. 그리고 그 정도가 좀 지나치다라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PD수첩>의 과도한 정치색을 탈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저의 소견이고. 예를 들면 최승호 PD 같은 경우에 유능하지만 정치색이 과도하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다."



     
▲ <파워업 PD수첩> 장면. 

 


최 PD는 그러나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하고 싶어 하고 또 실제로 잘하는 PD들을 대거 다른 데로 발령을 내 버린다는 것은 이거는 뭐, 말하자면 그 PD들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많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얘기"라며 "권력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서 방송을, 프로그램을 짓밟아버린 그런 사례"라고 비판했다.

PD 물갈이 이후, 본격적인 정부정책 비판 방송 검열

구성원을 교체한 이후에는 방송 내용에 보다 직접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4대강, 한미FTA 등 민감한 정치적 이슈는 무조건 막았다. 한진중공업 사태도 취재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남북경협을 취재 중이던 김동희 PD는 제작 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고 계속 취재를 하다 윤 국장으로부터 "간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이상한 질타를 받아야 했고 심지어 인사위원회에 회부까지 됐다.

김 PD와 함께 <PD수첩>을 만들던 이우환 PD는 남북경협 아이템을 취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윤 국장을 찾아갔다가 오히려 징계성 인사조치를 당했다. 그는 경기도 용인의 드라마세트장을 관리하는 자회사로 발령받았다.

같은 시기, <PD수첩> 팀도 아니었던 한학수 PD 역시 인사조치에 문제를 제기한 평PD 모임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경인 지사로 쫓겨나는 탄압을 받았다. PD가 비제작부서로 발령나는 일은 드문 일이다.

이 PD는 "내가 지금까지 18년 동안 해왔던 직역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곳에 완전히 팍 보내버리면서 나의 어떤 알량한 자존심 이런 것들을 스스로 정말 모욕감을 크게 한번 느껴보라고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당시 느꼈던 고통을 털어놓았다.

한 PD도 "굳이 저를 이렇게 쳐낸 것은 무슨 뜻일까. 평PD들의 어떤 정서와 사기 이런 것을 단번에 꺾어버리기 위한 그런 어떤 공격이 아닐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두 PD는 법원에 부당인사 가처분을 신청했고 두달 만인 2011년 7월15일 원상복귀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회사는 이들에게 원상복귀 이후에도 정규방송을 맡기지 않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들 간부들은 또, 정부정책 비판 아이템을 선정과정에서부터 철저하게 가로 막았다. 강정마을 사태도 그 중 하나였다. 이미영 PD의 증언을 들어보자.

"늘 어떤 아이템이 안된다고 얘기가 될 때에는 그런 논리적인 어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재미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관심없다, 민감하다…. 그러니까 이거는 어떤 한 사람의 취향인 거예요. 약간."

국제적 사기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문제도 초기 단계에서 발제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이중각 PD는 당시 심각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배연규 PD수첩 팩트체크팀장의 얘기는 시청률 안 나온다. 그 다음에 남의 잔칫상에 재 뿌려서야 되겠냐. 제주도 사람들이 다 올라오면 어떻게 하냐라는 얘길 하면서 이 아이템은 안 된다며 기획안을 제 앞에서 찢으면서 제가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기획안을) 버렸죠."

4대강·FTA·해군기지·한진중 아무리 발제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제작 불가"

한미FTA와 4대강 같은 정부정책들은 사실상 취재가 불가능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취재까지 마치고 2월28일 방송 예정이었던 한미FTA 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 김상수 현 시사교양국장은 논란이 일자 사내게시판을 통해 "PD수첩이 총선을 앞두고 한미FTA 아이템을 내보내면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제작 보류 결정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PD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라고 해서 다루지 못한다는 것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방송 소재를 최종 확정하는 권한을 가진 부장과 국장이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에 접근할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는 게 PD들의 보편적인 정서다. 임경식 <PD수첩> PD의 증언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신문의 톱기사는 방송을 못한다. 이를테면 4대강 문제가 터져나와서 경향이나 한겨레 혹은 조선에서 톱기사가 나오더라도 방송이 안 된다. 정말 민감하다고 생각하는 것.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방송할 수가 없었다."



     
▲ <파워업 PD수첩> 장면. 

 


임채원 <PD수첩> PD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핫이슈가 벌어져 얘기를 하면 우리는 시끄러울수록 조용히 하자고 한다. 그러다가 그 사안이 다 지나가고 나중에 후속으로 검증만 하겠다고 하면 이제 조용해졌는데 괜히 시끄럽게 만들지 말자고 말을 바꾼다. 이 두 마디로 모든 아이템을 다 막아온 거다."

검열이 계속되면서 PD들이 취재내용을 숨기자 김철진 부장이 PD와 작가들 책상을 뒤져 아이템을 사찰하다가 적발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김 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부장이 보기에도 정신이 없어서 무슨 자료인지 정리해주고 청소해 준 것"이라고 둘러댔다.

PD들이 밝힌 간부들의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시각은 노동문제에 대한 몰이해 수준을 뛰어 넘는다.

<PD수첩> PD들이 돌아가며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발제를 내놓자 간부들은 "대체 1년 내내 왜 한진에 대해서 그렇게 PD들이 취재를 못해서 안달이냐. 일개 회사의 노사문제에, 왜 <PD수첩>이 가야 하냐. 사람들이 관심이 없고 재미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욕감과 스트레스 등 심각한 고통, 결국 자기 검열로 나타나

심각한 것은, MBC 경영진과 간부들의 통제와 검열이 PD 개개인에게 심적 고통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템 선정에 있어 자기 검열을 하도록 만드는데 효과를 봤다는 점이다.

남북경협 취재 마찰로 <PD수첩> 팀에서 퇴출당한 김동희 PD의 고백은 위에서 찍어누르는 이 같은 통제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해고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이라든가 그것들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것이 가치없다고 말하는 그 순간에 분노했는데도 그것으로 저를 판단하고 제 PD로서의 자질과 가치를 폄훼했기 때문에 다음에 제가 다른 아이템들을 결정하고 아이템들의 순위를 정할 때 상당히 치욕스럽지만 그렇게 영향을 받더라."



     
▲ <파워업 PD수첩> 장면. 

 


<PD수첩>에서 반강제로 쫓겨난 서정문 PD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그는 부장과 국장이 자신의 거취를 놓고 예능국이나 외주부서로 보내버리면 된다고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쫓겨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그러니까 자존감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정부정책 비판을 고집하며 간부들과 마찰을 빚었던 PD들은 결국 다른 곳으로 쫓겨났는데 이우환, 전성관, 김종우, 김동희, 서정문 PD 등이 그들이다.

<PD수첩> 입막음, 결국 정권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동료인 임경식 PD는 그런 상황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과연 우리는 누구와 싸우는 것인가. 바로 눈 앞에 있는 팀장과 싸우는 것인가, 아니면 국장과 싸우는 것인가, 더 나아가 MBC 사장과 싸우는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어떤 존재와 싸우는 것인가를 알 수 없게 돼 버리니까 정말 그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그렇다면 MBC 경영진은 왜 이렇게 <PD수첩>을 망가뜨리려고 했을까. <파워업 PD수첩>은 그 단초를 김재철 사장이 <PD수첩> '광우병' 편으로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PD들을 대거 징계한 데서 찾는다. 2011년 9월2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 받은 것은 방송의 정당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회사의 명예를 지켜 낸 것인데도, 김재철 사장은 같은 달 19일 관련 PD들에게 정직과 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다.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결국 이것은 김재철 사장과 정권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내부에서 쌓인 불만이 한계점을 넘어 폭발하면서 보도국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했고, 이어 노조가 공정방송 회복을 촉구하며 일어섰다. MBC 파업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던 KBS와 YTN으로까지 번졌다. MBC 노조는 '낙하산 사장 퇴진'을 내걸고 46일째(16일 현재)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PD협의회는 15일 성명에서 MBC가 <뉴스데스크>를 통해서는 FTA의 장밋빛 전망을 전하면서 <PD수첩> '한미 FTA' 편에 대해서는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라는 이유로 3주 넘게 방송 보류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김재철 체제의 MBC가 더 이상 공영 방송임을 포기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며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검열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프로그램들이 방영되는 그 날 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3줄 요약]
외쳐 김재철 개객끼
외쳐 이명박 개객끼
파이팅 MBC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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