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학교때부터 수학이 잼병이었습니다. 반에서 2등까지 해 본 적 있는 저지만 언제나 수학이 발목을 잡아 반 1등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제 노력이 부족한것 아닌지 반문하시는 분들에게 하소연 하나. 거짓말하나 안보태고 시험기간 동안 주말에 하루 12시간씩 수학만 붙들고 있었어도 그 노력은 50점 이상의 점수로 절 이끌어주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 12시간엔 시험기간이 아닌 시기에 공부했던 시간과 학원 밖에서 문제를 푸는 시간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덕에 수학은 수학대로 늘질 않고, 비교적 잘 하던 과목들마저 내 애정이 수학에게로 돌아섰다고 생각했는지 저를 차버린 것이었습니다.(교과목한테도 차이는 인생)
자연스레 저에게 수학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되었고 수학시험시간은 그저 제한시간 내에 다 풀지도 못하는 문제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연필만을 놀리는 무의미한 시험이 되었죠.
하지만, 중3 겨울방학이 되면서 이런 지옥같은 나날에 전환점이 생기게 됩니다.
저에게 미술을 시켜도 될지 말지 고민하던 어머니가 드디어 어려운 선택을 하시게 되고, 저는 미술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도 진로를 미술로 잡는것에 대한 불안감이 없진 않았지만, 최소한 그림은 그리면 느는, 수학이 주지 못했던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미술을 하지 않고 수학을 계속 붙들고 있는다면 정말로 갈 곳이 없겠다는 불안감 때문에 미술이라는 진로를 결정하게 됩니다.
술직히 말해서 미술을 하면 수학을 포기해도 된다는 미술학원 원장님의 말에 홀라당 넘어간 게 맞습니다.
혹자는 '수학 그거 좀만 하면 등급 나오는데... 그냥 놓지 말고 등급 받아서 좀더 좋은대학 쓰시지;"
하실지 모릅니다.
허나 그건 저에게 3년간 그 지옥을 더 경험하고 미술 실기할 시간에 수학을 하면서 둘 다 불완전한 상태로 입시를 해라'는 말과 진배없습니다.
혹은 '미술하는 사람중에 수학 잘해서 수학적으로 예술활동하는사람도 있는데' 라고 반문하면서 어떤 영역이든 충실히 해내면
저에게 하나 해되는게 없으리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 내용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얘기입니다.
제가 만화와 예술을 좋아하면 그 둘을 접합시킨 예술을 하면 되는거고(무라카미 타카시, 이윤성) 제가 공학을 전공했으면 그것과 예술을 접합시킨 예술을 하면 되는겁니다(칼더) 중학교때 수학으로 자살까지 생각해본 저는 수학에 애정을 도저히 가질수 없었어요. 물론 수학 좋아하시는분들께는 매우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갑자기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건, 어느새 실질적으로 마지막 모의고사인 고3모의고사가 끝나고 그 시험지의 낙서를 올리는 저만 의미있는 그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한 미대지망생의 수학성적에 대한 콜로세움 예방차원이긴 한데 이렇게 해도 어딘가에선 꼭 콜로세움이 세워지더군요. 제가 이번엔 너무 감정적으로 글을 써서 분명 실수한 부분이 있을것입니다. 그것에 대해선 반대로 응징해주시고 이런 글에 콜로세움 세우시느라 여러분의 금쪽같은 시간 낭비하지 말아주세요ㅠㅠ
말이 좀 많았네요. 왠지 센티멘탈해지는 수능 d-65 입니다
각설하고, 본제로 들어가 볼까요/
언제나 캐릭터를 1,2명만 그렸더니 시간이 많이 남아 아예 이번 9월 모의고사에선
단체샷을 그렸습니다.
평소에는 수학이 끝나고 점심시간때까지 그냥 시험지를 보란듯이 펼쳐놓고 가서 반응을 즐기는데요(오타쿠 오타쿠 거릴때마다 찌릿찌릿 합니다 하아앙) 아무레도 이번 시험지는 그러지 못하겠어서 아쉽지만 고이 덮고 점심을 먹으로 갔습니다.
사용한 재료는 한양대에서 실기대회하면 주는 볼펜(이거 진짜 구려요;;; 모나미 153보다 구림) 이랑 컴퓨터용 싸인펜, 그리고 화이트 볼펜님(제일 고가)와 화이트 볼펜님(제일 비싸서 한번더 말함)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10월모의고사에서 만나요. 물론 11월에 수학을 응시하기는 할테니 그때 부디 긍정적인 소식으로 '최종' 시험지 낙서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한달동안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