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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시여.
내 존재는 당신의 권한이며
광휘 앞에 무릎 꿇은 복종하는 사자로서
당신을 못살게 구는 이, 그 부류 도륙 내기 위한
한 맺힌 서리 같은 칼날이 기꺼이 되리다.
붉은 낙인으로 사랑을 새긴 전설 같은 검,
그 검 내가 되리다.
날 망설임 없이 꺼내 든다면
당신은 우아한 새처럼 푸른 계단 걷듯
잠시 먼 곳에서 혈전을 지켜봐 주오.
오직 그대만이 나의 약점이나니
내 명치는 멀리 계시기에
적과 벌인 피로 이 한 몸 적셔 붉게 물든다 하여도
분명 적이 더 많이 흘린 피의 달콤함은
루비와 와인이 든 축배인 양
명예를 지킨 영광으로 번져가리라.
나의 여왕, 영혼의 반석이시여.
모리배의 검은 추행이 도드라진 꽃을 꺾으려 들 때 혹은
살며 모호한 법의 기준 탓에 더넘 책임이 지나치게 가혹할 때 혹은
괴소문이 불거져 기가 찬 굴욕의 순간, 마음이 농간에 앓을 땐
대신 공권과 사설을 넘나들며 모든 정보로 투쟁하겠소.
그대만이 내내 결백했단 걸 필연으로 이뤄 보이겠소.
그 못난 것들 방향성 잃은 분노 속에서
불길 잡는 차가운 심장으로 무장한 채
나의 여왕, 영혼의 반석, 사랑의 스승이시여.
세상이 타락에 점점 물 들어
선한 본질로 이길 수 없는 일이 가득 차고
되리란 소원이 배반하며
하늘의 뜻이 당신 것이 아니고
좌절과 회의 그 기이한 사신의 힘이 조여와
혹시나 숨마저 끊길 수 있으리라.
만약, 삶의 나락을 주시한 날개 잃은 공주 되시면
만약, 결국 추락을 속행한 가녀린 슬픈 여인이 되시면
내 그 비극에 일말의 부당함이 아릴 땐
저지른 손안의 피가 신조차 오싹해 할 만큼
우릴 파멸로 몰고 간 표적에 지옥 보기로 성사한 후
지친 육신을 그대가 잠든 침소 곁에 쓰러뜨릴 테니
거목의 씨를 삼켜
죽어서도 곁을 지키는 그늘, 그 품이 되겠소.
나, 낙원의 한 그루처럼
영혼을 다해 피어오르리다.
나의 여왕.
내 영혼의 반석.
사랑의 스승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