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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용산썰 -2-
게시물ID : computer_2669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두노동자
추천 : 12
조회수 : 64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10/11 18:37:35
 
 
 
근무일수가 음스므로 음슴체
 
 
 
 
 
1. 생일선물
 
 
다른매장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매장은 생일자에게 생일선물을 줬었음
 
그 생일선물이라는게 별건 아니고, 생일 하루전날 이야기하면 아침 열시까지 출근하게 해주고(원래는 아홉시)
 
매장에서 제일 갖고싶은 물건중에 하나 (30만원 이하로) 줬었음 그리고 그날저녁 술빨러 가는거임
 
그 매장에서 두번째 생일을 맞은 나는 그날 열시까지 출근해서 전표 잘못들고 거래처 가는 바람에 신나게 맞고있었음
 
생일을 맞아 맞음 ㅋ
 
 
 
 
 
 
 
 
 
 
아무튼 그날 생일자인 나님에게 사장은 뭘 갖고싶냐고 물었음
 
나는 FX5500을 갖고싶다고 했고 사장은 그따위꺼 우리매장에 없다고 다른걸로 가져가라고 함
 
그러다가 생각이 바뀌었는지 하 참... 하고 한숨을 쉬고나서 옆매장 사장에게 fx5500 하나 줘보라고 함
 
나는 그날 정복동이에게 충성을 맹세한 문석구가 되었음.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임.
 
우리집에는 fx5500이 장착되지 않았었음 이유인즉 당시 우리집 컴퓨터가 펜3임
 
 
 
 
 
 
사장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그는 비웃음과 함께 fx5500을 거두고 날 배달보냄
 
약간 남자성기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날 좀 우울했음 같이 일하는 다른 용돌이가 '형 오늘 왜 남자성기같아 보임?' 하길래
 
너만하겠냐고 시크하게 말하고 담배를 피운 뒤 배달을 마치고 돌아옴
 
사장은 뭔가를 하고 있다가 마치 '오다가 주웠다 니해라' 하는 손짓으로 뭔가를 툭툭툭 던짐
 
저게 뭔가 싶어서 가보니 sd 512 x2 였음 우왕 ㅋㅋㅋ
 
고대유물 어디서 구했짘ㅋㅋㅋ mx440도 줌 ㅋㅋㅋ최신게임 콜오브듀티 할수있음 ㅋㅋㅋ
 
내가 그날 좀 많이 고마워서 일을 열심히 함 사장이 일끝났다고 술빨러가자고 해서 술빨러감
 
 
 
 
 
 
 
별거 아닌 이야기이긴 한데 그날 반전 두가지가 있음
 
 
1. 사장은 내 컴퓨터가 펜3인줄 알고있었음
 
 
2. 사실 되팔렘해도 됐던거였는데 사장은 fx5500 가져오면서 매입전표도 안끊었었음
 
 
 
 
 
= 그러니까 처음부터 줄생각 없었음
 
 
 
 
 
 
 
 
 
2. 포장마차
 
 
아는 사람은 아는지 모르겠는데 선인상가 앞에 보면 포장마차가 기이이일게 늘어서 있음
 
낮에는 영업을 안하지만, 저녁 다섯시만 넘어가면 영업을 시작함
 
주메뉴는 그때그때 다름 월급탄날은 꼼장어 월급전날은 라면 그리고 소주
 
가성비가 좋은편은 아니지만 자주다닌만큼 단골에게는 서비스가 많이 제공되므로 우리는 항상 애용했었음
 
문제는 그게 아님
 
지금도 기억나는 그 집. 길게 늘어선 포장마차 행렬 맨 끝에서 두번째 사거리방향에 있는 포장마차에는 유난히 사람이 북적거렸음
 
그집 음식이 딱히 맛난것도 아니지만, 그곳에는 슈퍼모델을 뺨치게 하는 주인집 딸이 있었음
 
아니 진짜 슈퍼모델이 와서 뺨대고 싸다구좀 양쪽으로 때려달라고 말할 정도의 외모를 가진 여자였음
 
우리는 항상 토론을 벌였었음
 
어째서 저 정도의 미모를 보유한 여자가 포장마차에서 일을 하는가! 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술이 한두잔 들어가면
 
'이새끼들아 우리 매장에 부두 너같은 놈이 있는건 다 국회의원탓이다 이거야' 하고 '그러는 사장님할때 사 자는 죽을 사 아님?' 하고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 난투극이 되었다. 아무튼 그런 와중에도 우리를 진정시켰던건 주인아주머니의 말이였는데
 
조용히좀 하라는 사자후가 그겄이였다. 말 안들으면 쫓겨나는데다가 나중에 슈퍼모델 딸을 또 보려면 닥치고 술이나 마셔야 했다
 
보통 다른 술집을 가면 2차 3차를 가지만 여기서는 그러지 않았다. 한자리에 진득히 앉아 여러안주를 시키며 조심스럽게 주인딸을
 
훔쳐보고 술한잔 곱게 마시고 그렇게 세네시간을 앉아있었다. 어느덧 주인아주머니와도 친해져 주인아주머니는 우리가 올때마다
 
안주서비스를 많이 주곤 했는데, 우리가 그 여자를 쳐다보는것을 진작에 알고있었다고 했다.
 
생각만 있으면 소개시켜줄 수도 있는데 하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고
 
사장은 '진짜 저 여자랑 결혼하면 어떡하지? 나 아직 집한채밖에 없는데 고민되네 성북동쪽으로 가야되나' 하고 지혼자 김칫국을
 
급수트럭째 들이키곤 했음
 
어느날이였다. 사장은 왠지 그날따라 나보고 일찍 퇴근하라고 했음. 술마시냐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 시간이 오후 네시였는데 금요일이였음. 그날따라 사장은 말쑥하게 차려입고 머리에 안바르던 젤까지 바르고. 설ㅁ...
 
이런 빅 이벤트를 놓칠 수는 없었음.
 
 
나의 머리회전은 급격히 빨라졌고, 모니터매장에 일하는 용돌이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를 날렸음
 
'사장 포장마차간다ㅋㅋ'
 
'왜? 술마시러 가요?'
 
'아니 ㅋㅋ 고백하러 ㅋㅋ'
 
'주인아줌마한테?!'
 
'미친놈아 그 딸'
 
'보고싶다 어떻게하는지 흠~'
 
'근처에 배달올일 있으면 10분뒤에 고고~'
 
사장은 셔터문을 내리고 나와 같이 매장을 나왔다.
 
나는 닭꼬치 하나 사먹고 집에간다고 사장과 반대방향으로 향했고 사장은 잘가라며 손까지 흔든 뒤 뒤도 안돌아보고 포장마차를 향해 달렸다
 
나는 굴다리 안쪽 으슥한 곳까지 들어갔다가 사장이 저만치 횡단보도를 건너는걸 보고서야 다시 달려나왔고 마침 배달을 위장해 그 광경을
 
구경나온 모니터 용돌이와 마주쳤다.
 
"형! 왜 이길로 가요?"
 
"가는척 하다가 다시 가는 길이지 쫓아가보자"
 
나는 놈과 함께 횡단보도 반대편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닭꼬치 포장마차 바로 뒤편에서 그 광경을 보고있자니 닭꼬치 사장이 버럭 화를 내며
 
"여기서 뭐하는거야 당신들!" 하고 외쳤고 사장 입을 막기 위해 우리는 천원짜리 순대꼬치 하나씩을 사서 입에 물고 건너편을 지켜봤다.
 
 
잠시 뒤 사장은 터벅터벅 걸어나왔고 우리는 직감적으로 아 저거 뭔가 잘못됐구나 하는걸 알았다.
 
그리고 그때 사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모션을 취했고 그 전화는 나를 향한 전화라는걸 알게 되기까지 채 3초가 걸리지 않았다.
 
 
 
 
 
 
그날 나와 사장이 술을 마시며 말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그여자 남편있대"
 
"그리고 머리에 딸기우유 부었냐고 그러던데. 딸기냄새 난대 딸기향 젤인데"
 
"들어가자마자 성북동으로 이사갈 수 있다고 말했어"
 
"내가 못난놈이지"
 
"내가 그렇게 못생겼냐?"
 
 
 
 
못생긴것도 성북동에 집이없어서도 남편이 있어서도 그 이유는 다 제쳐두고서라도
 
때가 2005년인데 변진섭같이 입고오면 암만 누구라도 고백을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였고
 
나는 그 말을 가슴속에 담은 채 이제서야 인터넷에 글을 남긴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본, 지금은 모 업체에서 부장을 하는 그 사장이 나를 찾는다면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애가 둘임 ㅋㅋㅋ
 
 
 
 
 
3. 짧은이야기. 조 PD
 
 
그당시로 따져봐도 좀 오래된 광고긴 한데, 조PD가 나온 광고중 '나는 엠피쓰리다' 하며 혀를 내밀고 웃는 뭐 그런광고가 있었음
 
그날은 토요일이였고 견적내는 서비스를 막 시작한 사장은 나에게 배달없으면 앞에 나가서 견적봐준다고 호객이나 하라고 함
 
지금이야 용산이란 동네가 거의 아무도 찾지않는 이스캔달 수준이긴 하지만 그때만해도 토요일은 미친듯이 북적거렸었음
 
업종만 다르지 그냥 시장이였음
 
나는 하도 심심해 조PD엠피쓰리 광고를 계속 따라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뭔가 날 정신나간 인간 취급했었음
 
아 이래서 우리매장이 장사가 안됐었나...
 
아무튼 그 와중에 나는 뭔가 표정에 변화를 주고싶었고 원래는 좀 웃는 표정으로 혀를 내밀었지만 그때는 눈을 더 크게 뜨고 혀를 더 길게
 
내빼고 샤하하하 하고 웃었음
 
그리고 여자 미군과 눈이 마주침 ㅋ
 
여자 미군은 으핳허하핳 하고 웃으며 남친(상관?)인듯한 사람에게 '엄메-징 코리안뽀-이 아핳하하 '하고 웃어댐 내가 좀 어메이징 하긴 했지
 
난 놀란김에 와서 견적이나 보라고 '헤이 컴온 오픈프라이스 쎄일쎄일 굿마켓 굿마켓' 하고 안되는 영어를 구사하며 손짓발짓으로 부름
 
그리고 견적은 안봤지만 외장하드 두개를 팔았음
 
사장은 '미친놈아 외국인을 왜 데려와' 하고 적잖이 당황했지만 '엄... 디스... 하드디스크...랙... 베리굿... 엄...' 하며 어쨌든 파는데 성공했고
 
(그 미군여자로부터 '파든?' 을 한 십수번은 들은 것 같다) 나는 그때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져 지금은
 
영어를 매우 잘하게 되어 부둣가에서 양놈들 상대함 ㅋ
 
 
 
 
 
하 오늘은 별로 재미가 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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