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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단편)웃대 마지막생존자님의 글
게시물ID : panic_2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봉고레
추천 : 13
조회수 : 32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08/08/23 23:02:15
어떤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삐쩍 마르고, 두눈은 퀭했으며 머리카락엔 벌써부터 새치가 돋아,

말을 해주지 않으면 노인으로 의심 할 정도로 몰골이 흉했습니다.

그 소년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지독한 외로움 속에 갇혀 사는 불쌍한 아이였습니다.

아무도 그 소년과 놀아주지 않았고, 아무도 그소년에게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너무나도 외로웠습니다.




















소년의 외로움이 절정에 치닫던 날, 밤하늘에 커다란 혜성이 나타났습니다.

흔히 별똥별이라 불리우는 이 거대한 돌덩어리는 번쩍 빛을 내더니 이내 구름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소년은 언젠가 혜성을 보고 소원을 빌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것을 기억했습니다.

소년은 자신이 매우 굶주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곤 곧 소원을 빌었습니다.

"내 앞에 빵덩어리가 생기게 해주세요."

그러자 놀랍게도, 소년이 잠시 다른 곳을 본사이, 소년의 앞에는 커다란 빵덩어리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빵은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아보였습니다.

소년은 한치 의심도 없이 빵을 자신의 입에 갖다 대었습니다.


































혜성은 매일 밤 나타났습니다.

소년 또한 매일 소원을 빌었습니다.

소년은 매일마다 자신에게 빵과 우유가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소년은 자신에게 새옷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소년은 자신에게 집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소년은 자신에게 많은 돈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소년은 자신에게 친구들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몇년 후, 소년은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

음식을 잘먹어 살이 포동포동 찌고, 커다란 집이 생겼으며, 소년 주위엔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소년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던 혜성을 까맣게 잊었습니다.

하루하루 자신의 집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노느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소년은 날마다 성장해갔고, 더욱 행복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게 그 혜성덕분이란 사실은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또 다시 몇년이 흘렀습니다.

소년은 이제 더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에겐 소중한 여자 친구도 생겼습니다.

그 여자아이의 이름은 에스텔이었습니다.

둘은 정말 행복했고, 풍족한 소년의 집에서 둘은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우리 둘은 결코 떨어지지 말자... 영원히 나와 함께 해주는거야?"

"그래... 나도 너와 영원히 함께할게..."

소년과 에스텔은 그 순간 지구상의 어떤 사람보다도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소년의 행복은 오래 가지않았습니다.

친했던 친구의 사기로 인해 소년은 가진 재산 모두를 날려버렸습니다.

소년이 소유했던 넓은 땅들 또한 다른사람의 손에 넘어가버렸습니다.

결국 소년의 사랑하는 아내인 에스텔 마저 병으로 앓아 눕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리곤 또다시, 수십년전 그 소년이 그러했듯, 지독한 외로움과 괴로움의 나락 속으로 끊임없이 굴러 떨어졌습니다.



































소년은 그 엄청나게 지독한 괴로움 속에서 한가지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바로 수십년전,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혜성이었습니다.

그는 그 혜성을 떠올리자 머리 속이 개운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는 에스텔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이제 더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되! 내가 곧 당신을 아픔에서 해방시켜 줄게!"

"여보..."

에스텔은 남편이 잠시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남편을 따라 나섰습니다.




































소년과 에스텔이 도착한 곳은 파란 하늘이 보이는 언덕이었습니다.

"여기 쯤이었는데..."

그리고 그 둘은 한없이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밤이 되자, 소년의 예상대로 많은 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수십년전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준 혜성이 나타났습니다.

혜성은 여전히 밝았고, 여전히 멋졌습니다.

소년은 바로 소원을 빌었습니다.

"내 아내의 병을 치료해주세요!"

몇일 후, 에스텔의 병은 씼은 듯이 사라졌고,

몇개월 동안 소원을 빈 소년은 예전의 집을 다시 되찾을 수 있었고 땅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시 수십년이 흘렀습니다.

소년은 더이상 팔팔 한 젊은이 가 아니었습니다.

그와 에스텔은 손자들을 많이 둔 노인들이 되어있었습니다.

























어느날 소년은 에스텔에게 말하였습니다.

"에스텔... 이제 난 더 가지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편안히 죽어도 여한이 없겠소."

"여보..."

"죽기전에...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준 혜성에게 마지막 소원을 빌고 싶구려..."

그래서 둘은 다시 그 언덕을 올랐습니다.

언덕은 많이 깎이고 개발이 되었지만, 소년이 혜성을 바라보던 그 자리만은 여전히 있었습니다.

둘은 하릴없이 기다리다가, 마침내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혜성을 보았습니다.

소년은 바로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내 죽기전에... 날 이렇게 행복하게 해준 혜성 널 만나보고 싶구나..."

그러자, 갑자기 거짓말처럼 그 혜성이 하늘 위에서 우뚝 멈춰섰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그 소년이 있는 곳으로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아무것도 들리지않았습니다.

에스텔의 비명소리도, 주변 사람들의 비명소리도 들리지않았습니다.

혜성을 만날 기대감에 부풀어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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