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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는 여성시대
게시물ID : bestofbest_267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소울
추천 : 258
조회수 : 15067회
댓글수 : 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9/01/07 22:51:41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1/07 17:28:24
오유님들 안녕하세요 전8년차에 베오베 3번수상경력에 오유인입니다.

글이 길어서 바로 드래그하실거 같지만 아들자랑 좀 하고 싶어서*^^*

여성시대 애청자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글을 올렸는데 역시나 고배를 마시고

글을 올립니다.(로긴없이 글올린 이유는 나만의 비밀)

악플은 삼가해주삼.

안녕하세요, 양희은 누나 강석우형님!

저는 사랑하는 아내, 이제는 토끼 같은 자식까지 얻은 31살 평범한 가장이자 남편입니다.

2008년 01월 19일 3년간의 연애 끝에 아내와 결혼을 했습니다. 다들 그렇듯 저희도 맞벌이 부부로 신혼의 

단꿈에 자녀계획은 아직 생각지 못했으나 이른봄 아내는 저에게 뜻밖의 얘길하더군요

‘말 안했었는데 전달부터 생리가 없어. 임신인가’ 

사실 적잖히 놀랬지만 내심 안그런척 저는

‘그래? 잘됐네 와 벌써 내가 아버지 되는건가 낼 병원 가보자’

라고 둘다 조금은 상기된 마음으로 다음날 병원에 갔었습니다.

아내는 결혼 전 흔한 감기조차도 잘 안 걸리고 음식도 가리는 게 없이 잘 먹어서 건강체질인지라 오히려 

제가 감기도 잘 걸리고 허약체질이라 여러 가지로 만약 임신이면 날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 건강한 아내를 

닮은 예쁜 딸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처가에 가까운 동네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축하드려요 임신 5주 되셨네요. 아이 산모 모두 건강하네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뭔가 다른 느낌의 행복이었습니다. 가장이 된다는 아이아빠가 된다는 묘한 행복이

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아내와 저는 열심히 태교를 하며 동네병원에 다녔는데 한 3개월쯤 지나서 담당의사

선생님께서 뜻밖에 말씀을 하셨습니다.

‘산모 아이 모두 건강하신데 산모가 혈소판수치가 좀 많이 낮으시네요 별 문제될 건 없지만 그래도 대학

병원에서 진단을 한번 받아보세요’

전에 아내는 수술경험이라던지, 혈소판 수치 검사 같은 것이 전무했던지라 우리가 모르고 살았구나 별일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대학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대학병원에 가보니 조금씩은 문제가 있는 산모들이 많더군요 노산인 산모, 시험관아이시술을 받은 산모 그

에 비해 우리는 별거 아니겠지 우린 건강하니까 하면서 진료를 받았는데

진료실에 들어가자 의사선생님은 저희를 보자 인상을 찌푸리시며 

‘산모가 혈소판 수치가 많이 낮으시네요 적어도 5만 이상은 나와야 되는데 3만 정도인데 이러면 자연분만

도 제왕절개도 안되요 지금껏 모르고 지내셨어요?’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말씀이셨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본 것 같은 장면에 놀란 아내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고 의사선생님은

‘우선은 혈소판수치를 올리는 약을 계속 먹고 매주마다 나와서 수치확인을 하죠. 교회다니세요? 다니시

면 집에서 기도 많이 하세요 아주 많이요.’

울고 있는 아내를 보며 그래도 큰 병원 의사선생님이시면

‘걱정 마세요 제가 잘 도와드릴 테니 무사히 건강하게 아기 낳을 수 있게 태교 하세요’

이런 얘기를 기대했는데 교회 다니면 기도 열심히 하라니 마치 현대의학으론 불가능이라도 한 것처럼 그렇

게 큰일인가… 서운하더군요..

병원에 다녀온 후 저희는 열심히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먹고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다행히 아내는 긍

정적인 성격이라 내심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저한테 표내지 않으면서 예정일을 보름 남기고 까지 회사도 다

니며 열심히 아이를 위해 태교를 했습니다.

예정일을 1주쯤 남기고 병원에서는 아이가 많이 커서 아무래도 예정일 일주일전에 입원을 하고 촉진제를 

써서 유도분만을 하자 했고 저희는 12월 8일 아침 일찍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전날에도 아내와 웃으며 

잠을 청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던지 잠든 줄 알았던 아내는 혼자 숨죽여서 울고 있었습니다.

‘걱정마 아무일도 없을 거고 자기도 우리 애기도 모두 건강할거야 내가 옆에서 꼭 지켜줄께. 가족 분만실

이니까 내가 자기 손 꼭 잡고 있을 테니 힘들면 내 머리채라도 잡고 힘내’

걱정 반 기대 반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아내는 아무 진통이 없는 상태에서 촉진제를 맞고 오후1시

쯤 되자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2시간쯤 잘 참으며 진통하던 아내는 하혈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고 4시쯤 

점점 하혈량이 많아지고 진통간격도 많이 빨라져서 아내는 무통주사를 해달라 했지만 혈소판수치가 낮아

서 무통주사를 맞을 수 없다는 의사선생님의 설명뿐 진통은 점점 심해졌고 6시가 넘어 아내는 숨쉬기도 힘

들어하는 상태가 되었고 의사선생님은 

‘자궁 문이 다 열리지 않고 하혈량이 많아서 안되겠네요 제왕절개를 해야할 거 같아요’

곧이어 간호사님이 저에게 수술 동의서를 작성케 하며 설명을 하는데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최악의 사망

할 수도 있는 내용을 말씀하시는데 물론 병원에서는 다들 그렇게 말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눈물이 왈콱 

쏟아졌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싸인을 하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아내를 보며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

습니다. 나쁜 생각 하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자꾸 나쁜 생각이 들 때 마다 제뺨을 때리며 기다린지를 한 시간 

‘00님 보호자분’

간호사의 호출에 돌아보니 갓 태어난 신생아를 안고 계셨습니다. 10달동안 간절히 기다리던 소중한 제 아

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담담하고 눈이 가질 않았습니다. 간호사님은 이것저것 설명을 하시고

‘한번 안아보시겠어요?’ 물으셨지만 전 ‘됐어요’ 차갑게 한마디 말뿐 수술실에 있는 산모 걱정에 눈

에 들어오질 않았고 그렇게 수술실 앞을 지킨 지 30분쯤. 계속해서 간호사님이 수혈통을 들고 들락날락 할

뿐 수술실 앞 모니터에는 아내의 수술종료가 나오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수혈통 을 든 간호사가 뛰어다

니는 모습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또1시간 오후7시가 되기 전 시작된 수술은 10시가 다되

도록 수술중으로 나오더니 갑자기 모니터에 아내의 이름이 지워지고 다급하게 뛰어내려오는 발소리에 돌아

보니 119구급대원분들이 이동침대를 끌고 수술실로 들어가는겁니다. 너무나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저와 장

인 장모님 모두 이성을 잃고 소리지르며 수술실로 달려들어 가려하자 때마침 담당의사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산모가 계속해서 지혈이 안되어 병원본관에 가서 지혈시키는 수술을 해야합니다.’

설명이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다른 수술을 또 받아야 된다는 말에 저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쉬기도 어려울만큼 소리내며 울고있는데

드디어 문이 열리면서 아내가 나왔습니다.

구급대 침대에 누웠 있는 아내는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에 핏기라고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누워있는 침대

시트는 붉은 피로 젖어서 여러 곂 덧 씌우고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내와 앰블런스를 타고 바 로옆에 있는 본관에 가는 동안 

‘자기야 절대 걱정하지마 수술 잘되었고 지금 본관으로 가서 확인만 하 는거야 걱정하지마’

주체 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빰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아내는 전신마취가 풀린 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아

무말도 없고 저는 양손에 수혈주사바늘을 꽂고 있는 아내 손을 잡을 수조차 없어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습

니다.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덧없이 눈물만 흐르고 도착한 병원에서 다시 수술실에 들

어가는데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뭐라 말을 하는데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자기야 뭐라고 응? 지금 뭐라고?’

‘………애기는?’

그 와중에도 아기 얼굴도 못 본 아내는 애기 걱정부터 되었는지…아내의 물음에

‘어 걱정마 건강해 아들이야 아주 건강해. 조금 있다가 같이 보자 자기 많이 닮았어’

‘…….. 미안해…….아파서..’

힘이 들어선지 더 말을 못하고 아내는 그대로 수술실에 들어갔고 담당의사선생님은 한 시간쯤 걸릴거고 지

혈수술이니 기다리라는 말씀 후 그렇게 수술실 불이 들어온 지 1시간  11시에 들어간 수술은 결국 새벽1시

나 되어서 끝났고 다시 아내와 앰블런스를 타고 산부인과 병동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내는 기운이 없는지 

아무 말이 없고 담당의사선생님은 수술이 잘되었다 내일 경과를 보자는 말씀뿐 그렇게 아내는 중환자실에 

들어갔고 저는 밤새 문 앞에서 아내 얼굴도 못보고 기다렸습니다. 평소 교회도 다니지 않았지만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제발 지켜달라, 원하신다면 제 인생 10년 아니 적어도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그 이후

에 아내 되신 절 데려가시고 아내를 살려달라. 간절한 기도에 답변 없이 아침이 되었고 의사선생님은 

‘어제 새벽 수술 후에도 지혈이 안되어 오늘 오후까지 지혈제와 수혈을 계속 하겠지만 만약의 상황엔 재

수술과 자궁적출까지 생각하셔야 됩니다.’

또다시 무너지는 마음이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내를 위해 기도하는 것뿐 옆에 계신 장인 장모님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간절한 기도가 전달이 되었는지 아내는 조금씩 호전되고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기를 3일 후 오전 

의사선생님의 회진 후 처음으로 밝은 얼굴을 뵙는 순간 저는 안도했습니다.

‘내일쯤 일반병실로 옮기셔도 되겠네요’ 그렇게 간절히 듣고 싶던 말씀이었지요. 

아내는 다행히 점점 호전되었고 그렇게 저희는 결국8일만에 무사히 퇴원을 했고 지금은 건강하게 산후조

리 하고 있습니다. 걱정하던 혈소판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구요. 

부모가 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구나 또 지금은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가 너무나 고맙고 호전되고 있

는 아내가 고마워 여성시대 애청자라 이 글을 적습니다.

‘00아 너가 나한테 그랬지. 아파서 미안하다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살면서 다 갚겠다고…아니야 

나와 결혼해줘서 나와 함께 있어줘서 내 사람이 되어줘서 그것만으로 충분해 내가 아직 갚을 빚이 더 많

아 어서 건강해지고 우리 봄이랑 셋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자. 사랑하고 또 사랑해.’

 

혹시나 이 글이 채택이 된다면 아내를 건강하게 지켜주신 하느님과 담당의사선생님 및 간호사선생님, 걱

정 많이 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솔로님들 밍안~
자랑질 하고 싶은데 오라는데가 없어서... 이해해주삼 형이 나이가 많아  형님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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