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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군대가는 동생들한테 항상 건강을 조심하라고 하는 이유
게시물ID : military_267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달무슨별
추천 : 0
조회수 : 5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16 14:03:01
밀리터리 게시판을 쭉 보다보니 군대가서 아팠던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저도 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저는 신병교육대대 조교로 복무 했습니다. 

원래 활발한 성격이 아니었고 자신감도 좀 떨어지는 편이라 성격좀 바꿔보자는 마음에 조교를 지원해서 복무했는데

쉽지 않더군요. 바쁘고, 잠도 잘 못자고, 고참한테 욕먹고 간부한테 욕먹고 훈련병은 말 안듣고 :)......

그보다도 더 미치겠던건 

가끔씩 아파오던 허리였습니다. 

그때까진 그게 무슨 아픔인지 몰라서 뭐라 표현도 못하고 그냥 허리가 아픈가보다.... 생각했는데, 

디스크 겪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신경 통증이라는게 아플때는 미칠정도로 아프다가 순식간에 또 멀쩡해지는 통증입니다. 

다른사람이 보기엔 꾀병으로 보기에 딱 좋은 병이죠 

어느순간 시작된 통증이 엉치부터 허벅지 뒤쪽까지 뭐라 말할수 없는... 마치 속에서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오다가

또 어느순간 거짓말처럼 괜찮아 지는데 미치겠더라구요.

고참들은 고참 일하는데 아프다면서 구박하고, 중대장은 꾀병브린다고 구박하고 

그래도 너무 아파서 외진을 나갔습니다. 

근데 또 이게 미치는게 엑스레이로 찍어보고 ct를 찍어봐도 아무 이상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진짜 mri 한번만 찍게 해달라고, 왜 아픈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고 그러니까 

군의관은 꾀병 부리지 말고 군생활이나 똑바로 하라고 그러더라구요. 자꾸 그러면 영창 보낼꺼라면서

결국 이렇다할 결과도 못 얻고 2년동안 끙끙 앓다가 만기 전역했습니다. 

전역하고 나서 통증이 더 심해져가지고 나중엔 밤에 잠도 못자겠더라구요

밤새 고통으로 몸부림치다가 사이클이 허리에 좋다 그래서 (척수관을 넓혀준다 그러더라구요) 새벽에 헬스나가서 미친듯이 사이클 타고 

좀 괜찮아지면 낮에 자는 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횡단보도 건너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가지고 주저 앉고 나서야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병원으로 가서 엠알아이 찍었습니다. 

MRI 찍고보니 의사선생님이 뭐가 좀 이상하다고 척수 조영제 투여하고 다시 찍어보자 그러시더라구요

결과를 보니... 쫌만 늦었어도 하반신 마비 왔을거라고 그러시더라구요

척수에 지름이 500원 크기 정도 되는 종양이 척수 중앙에 생겨서 신경을 거의 막아버렸다고 

빨리 수술 해야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다음날 바로 수술 예약 잡고 저녁에 수술전 주의사항 듣는데 

'발기 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발기 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발기 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발기 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발기 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발기 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솔직히 저게 제일 무서웠습니다. 하반신 마비고 자시고........

바로 수술하고 의사 선생님이 떼어낸 종양을 어머니한테 보여주셨다는데 

성인 엄지손가락 크기정도였다 그러더군요. 아찔했습니다

지금은 뭐 재활 잘해서 멀쩡하게 생활하고 있긴하지만.......

오른쪽 정강이쪽은 긁어도 느낌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예전보다 성감도 떨어진거 같은 느낌.... 이구요

만약 군에서 MRI찍어서 조기에 발견 했었더라면

좀더 좋은 결과ㅜ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도 없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부대내에서 다치고 아픈 지인들 보면 진짜 가슴 아프더라구요

어떻게 끝내야 하지? 음... 

그래서 만약 군에서 아프시면,,, 꼭 그때 해결하셨음 좋겠네요

나 아프다고 누가 신경써주는 것도 아니고 간부들은 특히나 귀찮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많이 서러우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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