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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자도 오유를 언급하기 시작함...(부제 : 스토커의 편지
게시물ID : humorstory_2858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도새의반격
추천 : 3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3/19 23:06:45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28세 여성 김 모씨는 최근 무서운 경험을 했다. 발신인을 쓰는 곳에 이니셜 'M'이라고만 쓴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자기앞으로 도착한 것이다. 

편지 내용은 더욱 아리송했다. '나는 말하고 너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사랑하고 너는 사랑하지 않는다' 등의 짧은 문장이 전부였다. '누군가 나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걸까?'라며 설레던 마음도 잠시뿐이었다. 편지는 이후로 4통이나 더 배달됐다.

4통의 편지 역시 이전과 비슷한 내용이었고 글씨체는 편지마다 달랐다. '너를 만나면서 나는 늘 너라는 사전을 쓴다'라는 글을 받았을 때는 자신에게 스토커가 생겼다고 단정할 수 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김 씨는 자신이 즐겨 찾던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에 이 편지들을 찍은 사진과 함께 현재 심경을 담은 사연을 올렸고 해당 게시물은 곧 네티즌의 분노를 일으켰다.

네티즌은 이 편지가 스토커의 소행임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보고 분석에 들어갔다. 발신 주소가 신당동이라는 점, 편지글에 쓰인 문구가 최근 등단한 신인 작가의 시에서 인용됐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사건을 해결하게 된 결정적인 단서는 한 네티즌이 "나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고 한 것이다. 서울 시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역사 등에서 편지 문구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봤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온라인 유머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이 게시물에는 "지금 너무 무서워서 지금 문 다 잠그고 창문 닫고 커텐까지 다 치고 티비소리 크게 틀어놓고 있습니다. 저 말고도 또 받은 분이 계시다니 소름이 끼치네요" "편지가 오기 시작한지는 3주되었고 어제 편지까지 합해서 5통 왔다고 합니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네이트 판 게시판에도 "(제가 받은 편지는) 총 4통이 다인데 저한테 따로 해코지 하는게 없어 크게 신경안쓰고 있었어요. 그런데 계속 (편지가) 오니 너무 무섭네요"라는 댓글이 달리며 여성 네티즌의 공포를 자극했다. "스토커 같네요. 경찰에 신고부터 하세요. 글만 봤는데 무서워요"라며 신고를 독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한 네티즌이 이 '스토커 편지'가 'T' 화장품 회사의 소행이라는 걸 밝혀냈다. 알파벳 'M'으로 시작하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노이즈 마케팅을 펼쳤다는 것이다.

해당 회사에 기자가 직접 문의를 한 결과 이같은 네티즌 수사대의 의견이 얼추 맞아 떨어졌음이 드러났다.

회사의 홍보 기획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정류장, 지하철 등에 광고를 게재하고, 자사의 홈페이지에 가입했던 회원 중 20~30대 여성을 선정해 미스테리한 내용의 편지를 발송했다"고 시인했다.

편지에 쓰인 문구는 최근 등단한 25~27세의 신인 작가들이 쓴 것이다. 회사는 신제품의 오프라인 출시에 맞춰 매장에서 무료로 배포할 서적에 들어가는 문구라고 해명했다. 사진과 인상깊은 문구를 담은 이 서적을 배포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배달됐던 편지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정체모를 편지에 두려움을 느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이 관계자는 "오늘(19일)에서야 우리가 보낸 편지에 대해 사람들이 두려워했다는 걸 알았다"며 "앞으로 진행될 홍보마케팅에 있어 주의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사는 지난해 '성형수술을 반대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술장면 등을 담은 비주얼 광고로 소비자의 관심을 산 바 있다.

네티즌은 이들의 홍보 방식에 단단히 화가난 모양새다. 해당 게시물에는 "피해보상으로 소송 걸어도 될 거 같네요" "마케팅을 막걸리마시고한 듯" "친구 동생이 맞선남에게 스토킹 당한 걸 봤는데 요즘 세상에 이건 정말 심했다" "기자들이 기사화하면 2차적으로 광고효과를 누리게 되는..노이즈 마케팅, 블랙마케팅이네요" 등의 분노하는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이 회사 제품 절대 사지 말아야지 진짜 짜증나게 마케팅 한다"며 불매운동을 불사하겠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광고라서 그나마 참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다.

서울시내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광고물.

박충훈 기자 parkjovi@

출처 :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31914220736506&mod=20120319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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