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낳고 나서 원하던 딸을 낳았으니 이제 가족계획은 그만! 이라는 일념으로
큰맘먹고 묶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자르고 묶었습니다!
한달뒤에 다시 가서 무정자증까지 확인하고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인 이번 달... 와이프가 허리는 무지하게 아픈데 생리가 없다고 하기에 설마 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검사부터 해보라고 했겠지만 당연히 난 "씨없는 수박" 이니까
진통제 먹고 버티기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근데!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라네요 헐...
설마 내게 드라마에서 보던 그런 일이?
"씨없는 수박" 이 어떻게 애를 낳나?
게다가 애 둘 보느라 지쳐서 한 달에 한 번이나 될까?
관계도 별로 없었는데...
근데 그렇다고 치기엔 와이프가 너무 당당합니다
일단 산부인과에 가서 6주나 된 정상 자궁내 임신을 확인!
셋째를 축하하고 와이프를 안심시켰습니다
"그래, 묶어도 임신 하는 경우가 있다더라~
묶은 것 풀고 나오는 녀석을 어떻하겠냐 낳자~"
하지만 맘속 깊은 곳에선 설마... 묶고 끊고 확인까지 했는데
어찌 이런일이...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고...
드디어 오늘 검사 받았네요
10만마리 이상의 정자가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답니다
>>ㅑㅑㅑㅑㅑㅑㅑㅑ ㅠ.ㅜ
이거야 말로 정자왕 등극입니다 어흑...
묶고 끊은 걸 다시 잇고 태어나는 이 강한 생명력에...
어떤 경외심 같은게 느껴집니다
왠지 앞으로 태어날 셋째에게 잘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수술해준 비뇨기과 선생님이 이런 경우는 첨 봤다고 합니다...
이 수술 방법으로 재개통 될 확률은 0.1% 이하라고... 미안하답니다
저는 선생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ㅠ.ㅜ
사진은 선생님이 보여주신 당시 검사했던 씨없는 수박 인증...
오늘의 교훈...
꺼진 불도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