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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번 생각해 보게하는 시
게시물ID : lovestory_268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럴커
추천 : 2
조회수 : 7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01/10 12:23:10
홀린 사람
                             기  형  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 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이 시는 '사회자, 이분, 군중들(사내, 여인...)' 과 '목소리'를 부정과 긍정의 대상으로 대립시키면서 시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제목인 '홀린 사람' 이라는 건 지배층의 기만적 행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우매한 군중을 의미한다. 시적 화자는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를 반복적으로 진술하면서 군중의 행동에 주목하여 그들을 향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시는 권력가에 대한 옹호로부터 시작하여 권력가에 대한 찬양, 권력가에 대한 아부, 군중의 환영을 받는 권력가, 권력가의 실체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 비판 정신의 실종과 우매한 대중의 소리로 끝맺는다.

반민중적 정권이 우매한 군중과 보수언론을 동원하여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는 요즘의 행태를 보는 것아 씁쓰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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