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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알바 후기 -1-.txt
게시물ID : humorstory_2681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싱싱한회충
추천 : 7
조회수 : 1420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12/17 00:29:09
내가 알바를 하던 고시원은 여성 전용 고시원이었는데, 에어컨을 고친다거나 침대 매트릭스나 옷장 텔레비전등을 나르는 일이 많고 대학가 특성상 밤에 남자들도 많이 지나다니던 길에 위치했기 때문에 경비의 목적도 함께 할 겸 총무를 남자로 쓰고 있었다.

10%정도의 고등학생과 80%의 여대생 그리고 10%의 30대아주머니들이 지내고 있는 공간이었는데,
입실서를 보면 직업을 적어놓는 칸이 있어 대부분이 무슨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고시원은 4층에 위치해있었는데 5층에는 퇴폐 안마방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고 3층에는 피씨방, 당구장, 카페, 그리고 ki스방이 있었는데 자연스레 이곳 카운터에서 일을 보다 보니 입실서에 직업란이 비어있는 사람들은 ki스방이나 안마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수 있었다. 대게 일반 학생이나 직장을 다니는 분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동했는데 ki스방과 안마방의 경우에는 계단을 이용했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간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밤에는 핫팬츠에 나시티나 헐거운 츄리닝을 입고 다녀 나름 눈은 호강했는데, 여러분이 생각하는 썸씽은 1년간 일하는 내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부터 내가 할 이야기는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보는 것과 같은, 그녀들과 나 사이에 어떠한 정신적 육체적 상호 작용도 없었던 일년간의 관찰 일지 이다.

1년간 일하면서 내가 나눴던 대화는 고작

"고시원비 미납이신데 언제까지 납부 가능하신가요?"

"너무 추워요 보일러좀 켜주세요."

"방 보러 왔는데요."

정도 밖에 없었다.

대개의 커플인 여성의 경우 남자가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상하게 그 커플을 보면 여자는 참 괜찮아 보였고 남자는 나보다 못하게 느껴져 열등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저런 남자도 저정도의 여자를 만나는데 왜 난 여자친구가 없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그 때마다 내가 용기가 없어서 다가가지 않아서 그런 걸꺼야 라고 자위하곤 했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용기내어 다가갔어도 어차피 없었을꺼라는걸. 사람은 거울을 볼때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서 보고 지금껏 봐 왔던 얼굴이기 때문에 여섯배(무슨기준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들었다) 정도 미화시켜 본다고 한다.

지금도 생각났는데 여기서 여섯배 못생겨진 내 얼굴은 내가 봐도 끔찍할 거 같긴 하다.

뭐 그래도 밤에 이쁘게 하고 들어와서 씻고 화장 지우고 방으로 들어가는 여자들을 보면 누가 누군지 못알아볼때가 참 많았다. 나도 화장하면 더 멋있어질까.

첨쓰는 글이라 두서 없이 지껄인 거 같은데 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켜보는게 재밌었던 사람이 한명 있고 뭔가 안타깝던 사람이 두명 있었다. 그리고 보는 것 만으로도 역겨운 사람이 한명 있었다.

재밌던 사람은 아래쪽 ki스방에서 일을 하던 여대생이었고 안타깝던 사람은 안마방에서 일하던 한 아가씨와 학교를 휴학하고 일주일 내내 과외로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하던 학생이다.

그리고 역겨운 사람은 21살 재수해서 대학을 들어온 케이슨데 차근차근 이야기 해볼까 한다.

글이 서툴러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생각해도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할 만한 경험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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