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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침묵행진을 제안합니다.
게시물ID : sewol_26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뤼
추천 : 4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09 09:57:07

5.16침묵행진 제안서

우리는 헛배웠습니다. 지난 8살 때부터 배워 온 교육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간 배워온 정의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 협동 그리고 관심도 점점 무뎌져 가 빛바랜지 오랩니다. 어느새 저희 사이에서 불신이라는 벽만이 쌓여만 갔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인생만을 살던 지난날의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수많은 철도노조원분들이 길거리에 나와 철도민영화를 성토했을 때 대부분의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송파구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려 목숨을 끊을 때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무너진 건물에 갇혔을 때도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장애인의 날에 장애인들을 향해 최루액을 뿌렸을 때에도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침묵하고 방관하던 우리들의 현실에 펼쳐진 일은 너무나도 참혹했습니다. 배는 기울어져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어른들은 책임을 미루고 책임을 회피한 채 먼저 탈출했습니다. 언론은 제대로 된 보도보다는 조금 더 선정적인 기사로 독자의 이목을 끄는 데 집중했고 해경은 권한과 허가 절차만을 따졌습니다.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조차 내리지 못했고 결국은 172명의 생존자 숫자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300여명의 탑승객들은 어두운 바다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그 유가족들은 가슴에 그들을 묻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언어라는 강력한 힘을 빌려 진실을 말하려 합니다. 현재 우리의 조국, 이 대한민국은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

통제당하고 있는 언론, 국회의원들의 비리, 국민을 재해로부터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이런 사건 와중에도 계속되는 종북 몰이 등 수많은 문제가 분명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에 존재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일까요?

누구의 잘못일까요?

이렇게 책임을 지지 않는 세상을 만든 어른?

계속되는 경쟁만을 요구하며 자신의 일 외에 대해 침묵하게 만든 세상?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하여 수많은 희생자를 낳게 한 정부?

모두에게 책임이 존재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우리에게 던져진 가장 큰 책임은 이 지경까지 침묵하고 방관한 것입니다. 20살 성인이 되어 청춘의 지성이 불리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우리는 도대체 무얼 했습니까?

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서 ‘방관했던’, 내 해야 할 일이 먼저라서 ‘침묵했던’, 나는 저렇게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던’, 우리들의 과오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어른들에게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 침묵하게 했던 세상에 저는 5월 16일 침묵행진으로 답하려 합니다.

5.16침묵행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울산대학교 12학번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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