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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야기. 짧은 글(생각대로 그냥 정리없이..)
게시물ID : readers_268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그네슘
추천 : 2
조회수 : 16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02 21: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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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제목에도 말씀드린 것 처럼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이라 죄송합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생각만 많이 하는 것 보단 뭐라도 쓰는게 좋을 것 같아 두들겨 보았습니다!
 
 
 
 
 
내가 지금부터 해줄 이야기는 재밌는 이야기도 아니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아니야.
이건 살다가 한번쯤 평범하게 겪는 이야기이지만, 다른 이에게 들으면 꿈처럼 느껴질 수도 있
는 이야기겠지, 부디 이 이야기가 너에겐 좋은 꿈으로 남길 바라며 시작해 볼게.
 
그녀는 이야기 듣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 그게 내가 하는 이야기에만 국한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우린 주로 그녀의 집에서 만나곤 했는데, 둘 다 좋아하는 음료 하나씩 만들어 놓곤 한동안 수다를 떠는 걸로 시간을 보내고는 했었지.
아 물론 떠드는 쪽은 주로 나였어, 난 남자인데도 굉장히 수다쟁이거든,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면 그녀는 물끄러미 나를 쳐다봤어.
어서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해보라는 눈빛이었지.
난 이때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보다는 짐짓 음료를 마시는 척하며 그 눈빛을 마주보고 몇 초간 가만히 있는 걸 즐겼는데,
이 몇 초의 정적 속에 그녀는 의아함이나 재촉 없이 나를 사랑으로 바라봐 주었거든.
그리고 시작된 이야기는 참 별거 없었어.
아침부터 날씨가 엉망이었다거나 출근하는데 차가 안 막혀서 기분이 좋았다는 이야기, 점심때 너무나 잠이 와서 커피를 마셨더니 더 졸렸다는 이야기,
회사 사람 중에 누구랑은 잘 맞고 누구는 싫다는 이야기 등등 정말 재미없는 이야기 뿐이었지.
하지만 그녀는 내가 이야기 하는 내내 참 열심히도 들어 주었어.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할 때는 옅은 미소를 머금고, 심각한 이야기를 할 때는 버릇처럼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집중해서 들어주었는데,
난 아무래도 미소 쪽이 좋아서 주로 하루에 있었던 기분 좋은 이야기들 위주로 이야기 하게 되었지.
과거에 사랑하는 남자를 아프게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그녀의 마음 속 빈자리를 난 과연 충분히 채우고 있었던 걸까?
그녀가 말하지 않았지만 난 아마 그 남자만큼 잘 해내고 있진 않았던 것 같아.
혼자 생각에 잠긴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끔씩은 몹시 쓸쓸해 보였었거든.
그렇게 1주일에 한 번에서 많으면 세 번 정도 나는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었고,
지금 돌이켜 보아도 계절에 상관없이 참 따뜻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
아 물론 좋은 일만 있었다면 거짓말이겠지.
너무 바쁘고 힘든 주에는 연락도 제대로 못하거나 당연히 만나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그녀는 딱히 서운해 하는 내색을 보이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괜히 미안해져서 오히려 툴툴대고 짜증을 부려댔던 적도 있었고, 나를 항상 사랑해 주는 그녀의 걱정스런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울컥하여
화를 냈었던 적도 있어. 지금 생각해 보니 다 내가 잘못한 일 뿐이네.
이야기를 잘 듣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다들 눈치 챘겠지만 이 모든 것이 과거형인 이유가 있어.
맞아 그녀는 지금 내 곁에 없지. 이미 떠나 버렸어, 오래전에.
그래서 난 요즘 그녀의 사진에 말을 걸고는 해.
묵묵히 들어 주는 건 같지만, 예전처럼 표정의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 물론 따뜻한 눈빛만은 여전히 찾아 볼 수 있지만 말이야.
요즘 들어 생각해 보면, 그녀와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하고 있었던 건, 참 오만했었던 것 같아.
지나버린 뒤에는 아주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두 후회가 된다는 걸 몰랐거든.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좀 더 자주하고 더 많이 안아주고, 또 그녀의 말을 미소로 들어주었어야 했어.
오늘 같이 추운 날이면 그 따뜻했던 시간과 따뜻했던 시선에 담긴 목소리가 자꾸 떠올라.
 

그래 우리 아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었니?”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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