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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2682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머리속의바람★
추천 : 81
조회수 : 4403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3/30 15:09:37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3/30 13:37:04
몇일 전에 아버지 생신이였습니다.
전 선물로 무얼 드릴까 고민하다가,
마침 집에 장기세트가 없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신 선물로 장기세트를 사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드린 선물은 단순 장기세트가 아니였습니다.
아버지께선 옛날부터 저랑 바둑이나 장기같은걸 같이 두는걸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집에 가는 김에 아버지랑 오랜만에 장기를 두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었던, 진짜 선물은 '아들과의 시간'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비록 현직 체스선수 & 강사로 뛰고 있긴 하지만, 장기는 따로 배워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체스랑 장기랑 다르긴 하지만, 아주 틀린건 아니라서
아버지의 상대로는 부족하진 않을거라 생각하고 두었습니다.
결과는 1승 1무로 제가 이겼습니다...
아버지도 장기는 꽤 잘두신 편인데... (아마 단증 보유)
체스를 배운 아들에게 지셨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식으로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아버지를 뛰어넘고 있다는걸 깨닭았습니다...
키만 아버지보다 커졌던 것이 아니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성장한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슈퍼맨처럼 보이던 아버지가 점점 작아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옛날부터 그렇게 자신있어 하신던 장기를...
당신께서 그렇게 잘하시던 장기를...
고작 체스만 배운 아들에게...
이 못난 아들에게...
......
아버지에게 좀 더 잘해드려야 겠다고 느낀 아버지의 생신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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